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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참여연대 "국회,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 나서야"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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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김호철)과 참여연대 등 진보 성향 시민사회 단체들이 24일 국회에 '재판거래 의혹'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현직 법관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변과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헌적인 사법농단 사태에 관여한 법관들에 대해 헌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더 늦기 전에 탄핵안을 발의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나서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와 김지미(45·사법연수원 37기) 민변 사법위원장 등은 기자회견에서 "사법농단 사태 이후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기소된 법관들의 형사재판 진행은 지지부진할 뿐만 아니라 1심 판결이 선고된 세 건의 재판에서는 관련 피고인에게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며 "대법원은 기소된 일부 법관들을 재판업무에서 잠시 배제했지만, 이제 그 대다수가 재판업무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농단 사태는 사법 신뢰의 근본적 훼손을 야기한 구조적·헌법적 문제로, 국회와 사법부, 행정부 모두가 사태의 본질과 무게를 깊이 인식하고 함께 해결 방도를 찾아야 할 시대적 과제이지만 사법행정 개혁은 대법원의 '셀프 개혁'으로 서둘러 봉합되고 있는 모양새"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사법농단 사태 방치에 이어 심지어 사법농단에 관여된 법관들이 재판 업무에 복귀한다면, 국민의 사법 신뢰는 끝을 알 수 없는 지경으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며 "위헌적인 사법농단 사태에 관여한 법관들에 대해 헌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헌법은 법관의 신분을 두텁게 보장하기 위해 법관이 탄핵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으면 파면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법관이 직무집행과 관련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국회는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는데,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헌법재판소가 탄핵결정을 내리면 법관은 공직에서 파면되며, 민·형사상 책임도 지게 된다. 특히 변호사법상 탄핵에 의해 파면되면 5년간 변호사가 될 수 없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것은 지금까지 두 차례 있었지만,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1985년 10월 국회가 고(故) 유태흥 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이 처음이었다. 유 전 대법원장은 당시 인천지법 판사로 근무하던 박시환(67·12기) 전 대법관이 1985년 불법시위 혐의로 즉결심판에 넘겨진 대학생들에게 무더기로 무죄를 선고하자 그해 9월 인사에서 춘천지법 영월지원 판사로 좌천시켰다. 또 본보에 칼럼 '인사유감'을 기고해 박 전 대법관 등에 대한 인사를 비판한 서태영(69·6기) 판사도 울산지원으로 좌천시켰다. 이 일로 일선 법관들이 반발해 이른바 '제2차 사법파동'이 일어났고, 국회는 유 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탄핵안은 재석의원 247명 중 찬성 95표, 반대 146표, 기권 5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두번째는 2009년 11월 당시 민주당 등 야당 의원 105명이 신영철(66·8기) 전 대법관에 대해 발의한 탄핵소추안이다. 신 전 대법관이 대법관에 오르기 전인 2008년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촛불집회 관련 사건을 '몰아주기' 식으로 특정 재판부에 지정 배당하는 한편 형사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형사재판 운영을 지시하거나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하는 등 재판에 개입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신 전 대법관에 대한 탄핵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지만, 당시 한나라당의 반대로 표결 시한인 72시간을 넘기면서 자동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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