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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 보호’, 로펌의 확고한 전문영역 자리 굳힌다

분야별 전문가 영입… ‘기술보호’ TF팀 등 구성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첨단기술에 대한 보호장치가 잇따라 강화되면서 법률전문가의 역할 확대도 요구되고 있다. 기술유출에 대한 민·형사적 구제절차가 강화되고, 기업들이 사전에 부담해야 할 의무수준이 높아지면서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 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펌들도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각 분야 전문가 간 협업체계를 갖추는 등 관련 법률수요 대비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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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택 김앤장 변호사· 김지현 태평양 변호사·이근우 화우 변호사·임형주 율촌 변호사  
구대훈 광장 변호사·정창원 세종 변호사·이기철 대륙아주 변호사·이응세 바른 변호사

 

◇ 국가핵심기술 유출 엄벌…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 21일 시행된 개정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은 고부가가치 선박 설계기술, 반도체 조립기술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보유한 국가핵심기술 유출사고 발생시에 대비한 민·형사적 구제절차가 대폭 강화했다.

 

우선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면 지금까지는 일반 산업기술유출과 같은 1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졌지만, 앞으로는 3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한다. 최소 형량이 없어 솜방망이 처벌이 적지 않다는 산업계의 지적이 반영된 것이다. 국가핵심기술보다 낮은 단계인 산업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면 15년 이하의 징역형에, 산업기술을 국내에서 유출할 경우에는 1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해 처벌을 대폭 강화했으며 벌금도 병과된다.

 

임형주(43·사법연수원 35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이전에는 국가핵심기술을 국외로 유출하더라도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오로지 징역 이상의 형만 선고된다"며 "기업들이 직원의 전직 등을 통한 기술유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점검하고, 특히 해외 지사 등을 운영하는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정법은 또 고의로 산업기술을 침해할 경우 법원이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자료제출명령 및 비밀유지명령도 도입돼 기술침해 사건에서 권리자가 부담하는 입증책임도 완화됐다. 

 

한 사내변호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정보수사기관의 장에게 조치 외에 '조사'권한까지 명시적으로 부여한 점이 주목된다"며 "국가정보원이 기술유출 관련 사건을 보다 적극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기술침해 관련 민사사건은 증거 수집이 관건이기 때문에 기술유출 사건에서 국정원의 협조를 받으면 산업기술 보유 기업의 권리 보호에 한층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지난해 7월 시행된 영업비밀·부정경쟁방지법 개정에 이어 산업기술 보호까지 강화되면서 산업기술 보호가 로펌에서 확고한 전문영역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라며 "두 법은 기술 보호를 중요한 목적으로 하고 있고 중첩되는 부분이 많아 소송에서 함께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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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스톱 법률서비스 주목 = 전문가들은 그동안 허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던 국가핵심기술 보유·관리 기업이 부담할 의무가 강화된 점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개정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핵심기술을 취급하는 전문인력에 대한 이직 관리를 기업의 의무로 명시했다. 또 앞으로 외국 기업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할 때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기업을 자문하는 로펌들이 부담해야 할 의무가 커진 만큼 그러한 의무를 제대로 준수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 등에 대한 법률서비스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산업부 등 규제 기관의 해석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기업 활동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컴플라이언스 업무도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핵심기술 관련 정보 비공개를 명문화한 개정법이 유해물질을 다루는 근로자의 안전과 국민의 알권리를 장기적으로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지현(51·26기) 태평양 변호사는 "다양한 유형으로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에 대한 실질적·절차적 보호가 강화되고 있다"며 "선제적 대응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사후적으로는 피해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술수출에 대한 규제도 엄격해지기 때문에 기업일반자문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첨단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논의 시작단계부터 거래구조 설계, 정부 신고·승인 방안 등을 연구·자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철(51·36기) 대륙아주 변호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기술보호를 위한 중요한 무기가 마련된 것"이라며 "(그동안 뚜렷한 규정이 미비했던 만큼) 기술유출 관련 분쟁이 한층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로펌도 기술유출 문제에 대한 사후 대책을 수립하고 의뢰인을 방어하는 본래 역할에서 나아가, 기업의 기술이 법적 보호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선제절차를 진단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핵심기술 포함

첨단기술 보호장치 강화에 

기업들 기술유출·침해 등

대응할 법률수요 늘어

 

◇ 로펌, 핵심기술보호 첨병으로 = 이에 따라 로펌들은 각 분야 전문가들을 대거 포진해 사건 특색과 쟁점을 고려한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정계성)는 2009년 일찍이 영업비밀과 기업정보보호 전문 그룹을 발족하고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여기에 투입되는 한국 변호사만 50여명으로, 정중택(55·21기)·유영선(47·27기)·이석희(46·32기) 변호사가 중심축이다.

 

태평양(대표변호사 김성진)은 분야별 전문가 50여명이 포함된 '산업기술보호TF'를 구성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IP분야 김지현(51·26기)·강태욱(46·31기) 변호사, 형사분야 이진한(57·21기)·정수봉(54·25기) 변호사, 기업투자분야 조정민(49·25기)·윤성조(47·27기) 변호사 등 각 분야 대표 전문가들을 투입했다.

 

화우(대표변호사 정진수)는 지식재산그룹 소속 전문가(김원일·권동주·이광욱·이근우)와 형사대응팀 소속 전문가(윤희식·서영민·이기옥)가 유기적으로 협업한다. 

 

'원팀(one team)' 전략을 펴는 로펌도 있다.

 

율촌(대표변호사 윤용섭)은 2018년 대형로펌 중 처음으로 기술유출·유용 사건에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통합팀을 출범했다. 기술유용사건대응팀(팀장 최정열)에는 영업비밀·기술유출 사건 전문가(임형주·최석운·박민주·이형욱·김하영), 하도급법 위반 사건 전문가(한승혁·김건웅·김재우), 영업비밀 부정사용 사건 전문가(김학석·강승완·허우영) 등이 세 축을 형성하고 있다. 율촌에서는 경찰수사대응팀, 포렌식 전문가, ICT팀, 노동팀 등 각 전문팀들도 기술유용사건대응팀과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新기술 투자·신고·승인 방안 등

자문·연구도

 

광장(대표변호사 안용석)도 M&A·IP·형사·송무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영업비밀·기술유출 분쟁대응팀(팀장 장선)'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대표 전문가로는 김상곤(52·23기)·김운호(51·23기)·이태엽(49·28기)·구대훈(41·35기) 변호사 등이 있다. 

 

세종(대표변호사 김두식)은 IP그룹 내에 영업비밀팀(팀장 임보경)을 두고 형사그룹 내 포렌식팀(팀장 최성진)과 협업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대륙아주(대표변호사 이규철)는 지적재산권팀에서 관련 업무를 주로 맡되, 특허법원 판사와 변리사 출신 전문가들이 형사팀과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바른(대표변호사 박철)에서는 이응세(56·17기)·최영노(58·16기) 변호사와 변리사 출신인 정영훈(41·변시1회) 변호사가 영업비밀 침해 사건을 많이 맡고 있다. 

 

지평(대표변호사 이공현)은 M&A·자본시장·IP·IT팀이 협업해 국가핵심기술 관련 사건을 맡고 있다.

 

국가핵심기술이란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중요기술들을 심사·지정해 고시한다. 현재까지 지정된 국가핵심기술은 12개 분야 69개인데 △고부가가치 선박 설계기술 △반도체 조립기술 △스마트기기 인터페이스(UI) 기술 △고밀도 공정 로봇 제작기술 등이다. 한국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력 산업 기술과 미래형 산업기술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삼성·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일부 중견기업·공기업 등이 보유하고 있다. 세부항목과 해당 기술 보유 기업 등은 산업부가 비밀로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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