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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양도담보법상 담보권 실행 방법에 관한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 최근 결정 소개

[ 2020.02.17. ] 



인도네시아 양도담보 제도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MAHKAMAH KONSTITUSI REPUBLIK INDONESIA, 이하 “인니 헌법재판소”)는 2020. 1. 6. 「1999년 제42호 양도담보에 관한 법률」(UNDANG-UNDANG NOMOR 42 TAHUN 1999 TENTANG JAMINAN FIDUCA, 이하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와 관련하여 2020. 1. 6. 한정위헌 결정을 하였습니다(2020. 1. 6.자 인니 헌법재판소 Nomor 18/PUU-XVII/2019 결정 참조).


인도네시아는 1999. 9. 30. 인니 양도담보법을 제정함으로써, i) 유체동산과 ii) 무체동산, 그리고 iii) 토지등저당권(Hak Tanggungan)의 목적이 되지 아니하는 건물 대하여 담보를 설정할 수 있는 법적 제도를 정비한 바 있습니다. 위 인니 양도담보법 제정 이전에는 거래계의 필요에 의하여 양도담보가 비전형담보로서 많이 사용되어 왔고, 1970년대의 인도네시아 대법원(MAHKAMAH AGUNG REPUBLIK INDONESIA) 의 몇 몇 판례에서는 담보 수단으로서의 양도담보권을 법적으로 승인하였던 바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양도담보법은 상당 부분 우리나라의 양도담보 제도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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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담보증명서에 기한 양도담보 실행

인도네시아에 거래계에서는 자동차, 오토바이 등과 같은 유체동산을 목적물로 한 양도담보제도가 널리 활용되어 왔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여신전문금융회사(MFC)들은 자동차, 오토바이를 양도담보의 목적물로 하여 대출을 많이 해 오고 있었고, 대출채권을 회수함에 있어서는 추심인(Debt Collector; Juru Tagih)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특히,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2항에서 ‘양도담보증명서’에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집행력을 부여하고 있고, 제15조 제3항에서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양도담보권자로 하여금 양도담보 목적물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 규정들에 근거하여 채권자가 채무불이행이 있다고 판단한 경우, 법원을 통한 경매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양도담보물을 임의로 회수하여 처분하는 방법으로 채권을 회수하여 왔습니다. 예를 들어, 대출채무자가 변제기에 할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추심인이 길거리 등에서 곧바로 채무자로부터 자동차의 점유를 이전받은 후 자동차 중고시장에 매매하고 그 환가대금으로 대출채권의 변제에 충당하는 방법으로 양도담보권을 실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양도담보증명서에 기한 위와 같은 간편한 실행절차로 인하여 채권자의 채권회수율은 상당한 양호하였지만, 추심 과정에서 추심인들이 다소 폭력적인 방법으로 담보목적물의 점유를 이전받아가는 등 불법적인 사례가 존재하기도 하였습니다.



2020. 1. 6.자 인니 헌법재판소 결정의 쟁점

자동차를 담보로 PT. Astra Sedaya Finance 라는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았던 인도네시아인 Prabowo는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2항, 제3항의 규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습니다. 신청인은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2항의 규정에서 ‘양도담보증명서’에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집행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과 제15조 제3항의 ‘채무자의 채무불이행(Cidera Janji)’이 있는 경우 양도담보권자의 임의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부분에서 ‘채무불이행’이라는 부분을 문제삼았습니다.


즉, 제1의 쟁점으로, 인도네시아 법령상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 그 판결에 기한 집행절차는 반드시 법원의 경매와 같은 공적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2항이 양도담보증명서에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집행력을 부여하고 것이 위헌인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제2의 쟁점으로,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3항에서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양도담보권자의 임의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누가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의 위헌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2020. 1. 6.자 인니 헌법재판소의 결정

제1의 쟁점과 관련하여, 인니 헌법재판소는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2항의 규정에 대하여 한정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인니 헌법재판소는 인도네시아에서 법원의 확정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집행을 하는 경우, 그러한 집행절차는 법원의 경매와 같은 공적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2항에서 아무런 제한없이 양도담보증명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임의처분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은 위헌적이라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인니 헌법재판소는 i) 채무불이행에 관한 양 당사자의 합의가 없고, ii) 채무자가 자발적으로 담보물의 점유를 이전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양도담보증명서를 집행권원으로 하는 양도담보의 실행 역시 법원의 확정판결에 대한 집행절차와 동일하게 공적 절차를 통하여 담보권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후, 위와 같은 2가지의 요건이 충족되지 못한 경우에도 아무런 조건없이 양도담보증명서에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집행력을 부여하는 것은 인도네시아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제2의 쟁점과 관련하여, 인니 헌법재판소는 역시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3항의 규정에 대하여 한정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인니 헌법재판소는,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3항에서 ‘채무불이행’과 관련하여, 그 채무불이행이 발생하였는지, 발생하였다면 언제 발생하였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없다면, 누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여부를 객관적으로 결정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과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인니 헌법재판소는, 채무불이행이 있는지 여부가 채권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i)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 채무불이행에 대한 상호 동의가 있거나 또는 ii) 채무불이행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법적 수단(법원의 판단)에 기초하여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한정하여 해석되지 않는 한,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 제3항의 “채무불이행”이라는 문구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평가

인니 헌법재판소 2020. 1. 6.자 결정에 따르면, ”i) 채무불이행 발생 여부에 관한 채무자의 동의를 받을 것 또는 채무불이행 사실 확인을 위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 ii) 양도담보권 실행을 위하여 담보목적물을 자발적으로 점유 이전하여 줄 것을 요청하고, 채무자가 위 채권자의 요청에 따라 담보목적물의 점유를 자발적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만, 채권자는 여전히 양도담보증명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담보목적물을 임의로 처분하여 채권의 변제에 우선 충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채무불이행 여부에 관하여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다툼이 있는 경우, 채무자가 채무불이행을 인정한다거나 담보목적물의 점유를 채권자에게 임의로 이전한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면, 사실상 채권자가 인니 양도담보법 제15조에 기한 양도담보권 실행방법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니 헌법재판소 2020. 1. 6.자 결정으로 인하여, 채무불이행 여부가 다투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인 방법 등을 사용하여 양도담보권을 실행하던 잘못된 관행은 줄어들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른 한편으로 그 동안 자동차와 오토바이와 같은 담보물을 통하여 자금을 융통하여 주던 MFC들이 대출에 대한 회수 가능성이 기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보고, 대출금리를 인상하거나 또는 위 인니 헌법재판소 결정을 우회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때까지 양도담보권을 통한 대출을 꺼려할 가능성이 있는바,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같은 담보물을 이용한 소규모 대출시장이 한동안 위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무소 소개

인도네시아 법제에 대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세종 인도네시아 그룹

법무법인(유) 세종의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이대호 변호사는 인도네시아 UPH(Universitas Pelita Harapan) 대학에서 법학석사(Magister Hukum) 과정을 수강하고, 「인니법-인도네시아 법령 소개서」(도서출판 유로, 2018)를 저술하는 등, 인도네시아 법에 관한 최고의 한국인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대호 변호사는 인도네시아 파견 전에 약 9년간 부동산 투자, 건설, PPP, M&A, 일반 기업자문 등 다양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수행한 바 있습니다. 세종이 제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로펌인 AKSET(ARFIDEA KADRI SAHETAPY-ENGEL TISNADISASTRA)은 인도네시아 일류 로펌의 파트너들이 나와 2010년 설립한 로펌으로서 40여명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AKSET은 자원 및 에너지 분야 전문 로펌으로 출발했고, 현재는 일반 기업자문, M&A, 금융, 노동, 소송 등에서도 그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로펌입니다. 세종의 인도네시아 사무소는 제휴 로펌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최고의 로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보유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변호사 (dholee@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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