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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평검사들까지 반대 목소리… '수사·기소 분리' 싸고 갈등 격화

이수영·구자원 검사 등, 이프로스에 반대 취지 글 올리고 검사장 회의 공개 요구
김태훈 검찰과장 "전면 공개 전례 없어"… 일선 검사들 성토 이어지자 댓글 삭제

법무부가 추진하고 있는 검찰 내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을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 간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검찰에서는 젊은 평검사들까지 내부 통신망에 공개적으로 비판 글을 게시하며 반발에 나섰다. 검찰 인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 검찰과장은 이같은 평검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댓글을 달았다가 검찰 선·후배 동료들의 거센 비판에 부딪치자 댓글 대부분을 삭제하기도 했다.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 기류가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수영(31·44기) 대구지검 상주지청 검사는 18일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제가 알고 있는 검사는 '소추관(訴追官)'"이라며 "소추는 판결 선고를 종국점으로 하여 수사의 개시 시점부터 계속해 끌고 가는 행위라고 배웠기에, 소추기관인 검사는 공소의 제기나 유지뿐 아니라 수사의 개시 단계부터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1일 추미애 법무부장관 주최로 열릴 예정인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이루어지는지도 꼭 알려주시기 바란다"며 "그렇게 되어야만 향후 저희들도 의견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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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구자원(33·44기) 수원지검 여주지청 검사도 이프로스에 "과연 '수사 없는 기소', '기소를 염두에 두지 않는 수사'가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소추라는 행위를 결정하기 위해 수사 절차가 필요불가결한 것인데, 이 이슈들은 필요불가결한 행위를 마치 칼로 자르듯이 인위적으로 쪼갠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두 검사의 글에 지지하는 검사들의 댓글이 달렸다. 여기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지휘하다 좌천된 검사들과 최근까지 법무부 주요 보직에서 일하던 검찰 간부들도 포함됐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서 좌천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합니다"는 댓글을 달았다. 

 

법무부 대변인으로 근무하다 올해 인사에서 전보된 박재억 포항지청장도 "이수영, 구자원 검사님과 같은 생각, 의문을 갖고 있다"며 "좋은 글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른바 '상갓집 항의 사건'의 당사자인 양석조 대전고검 검사도 "좋은 글 감사드린다", 정유미 대전지검 부장검사도 "그간 우리는 검사의 본연에 대한 성찰 없이 폭주기관차처럼 앞만 보고 달려온 측면이 많다고 본다"며 "많은 후배님들이 검사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질문을 하고 있으니 정말 고맙고 뿌듯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김태훈(49· 30기) 법무부 검찰과장이 앞선 두 검사의 글에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옹호하는 취지의 댓글과 함께 21일로 예정됐던 전국 검사장 회의의 전면적인 공개가 어렵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면서 검사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김 과장은 "주관 주무과장으로서 회의록을 작성하게 되겠지만 검사장 회의 회의록 전문을 공개한 전례가 없기에 요지 위주로 논의 내용이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문제가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 공감대를 찾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댓글을 달았다.또 "검사에게 

 

부여된 수사권은 수사를 감독하고 지휘하는 사법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를 위한 본원적 권한으로 인정된 것"이라며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하고 직접 피의자 등을 심문해 증거를 수집하는 형식은 다른 선진국에 일반적인 형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일선 검사들은 김 과장의 댓글에 다시 "청년 검사가 나름의 결기로 소신을 밝혔는데, 검찰과장이 '기다려 보는 게 순서'라는 언급을 하는 것이 직분과 권한에 비춰 적절한지 의문",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많은 일들이 혹 개악은 아닌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는 반박 댓글을 다시 올렸다. 

 

김 과장의 댓글은 현재 삭제됐다. 김 과장은 19일 다시 댓글을 달아 "제가 올린 글이 내부의 자유로운 의견 표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내외부의 지적이 있는 점을 감안해 댓글을 내리게 된 점을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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