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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체제 구조조정 필요… 야간 로스쿨 도입해야"

이은기 서강대 로스쿨 교수, 국회 입법조사처 간담회서 주장
"'주경야독'으로 실무능력 갖춘 법조인 양성에 기여할 것" 강조

지방대 로스쿨의 정원을 줄이는 대신 야간 로스쿨을 도입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08년 로스쿨 설치인가 당시 지역 인구나 경제사정 등에 따른 변호사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지방대에 로스쿨 입학정원이 과다하게 배정됐을 뿐만 아니라 사법시험 폐지 이후 아직도 사회적 취약계층의 법조계 진출이 어려워 '주경야독(晝耕夜讀)'을 위한 야간 로스쿨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은기(66·사법연수원 18기)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김하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방대 로스쿨들이 법조인 교육·양성의 어려움을 스스로 감내할 게 아니라 지역 내 변호사 수요와 교육 역량에 맞는 학생 수로 입학정원을 자진 감축해 과도한 부하를 줄이는 동시에 서울과 수도권에 야간 로스쿨을 설립해 부담을 나눠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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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로스쿨 구조조정과 야간 로스쿨 설립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이 교수는 "변호사시험 누적 합격률 등을 보면, 지방대 로스쿨들은 합격률이 극도로 낮아 교육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이라며 "로스쿨 입학정원에 대한 합리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치러진 제8회 변호사시험 결과만 보더라도 영남대를 제외한 12개 지방대 로스쿨이 평균합격률에 미치지 못하는 등 로스쿨 간의 우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특히 그는 "로스쿨 인가 당시 교육부는 법학전문대학원법 시행령 제5조를 근거로 지역 인구나 경제사정에 의한 변호사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지방거점대와 지방사립대에 로스쿨 입학정원을 과다하게 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모법에 근거가 없는 사항에 대해 위임 범위를 일탈한 '위법 무효'인 시행령에 의한 위법한 행정처분"이라며 "지방분권 사법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로스쿨 정원 배정에 지방대 발전과 지역 균형발전이 고려사항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법학전문대학원법 시행령 제5조는 교육부가 로스쿨 설치인가 등을 할 때 '지방대 발전과 지역발전에 필요한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해 지역 간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로스쿨 정원을 배정한 행정처분 취지에 부합하려면 지방대 로스쿨 졸업생에게는 일정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개업지 제한'이 필요하지만, 그런 제한이 없다보니 대다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취업·개업하도록 방치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현실을 고치기 위해선 지방대 로스쿨 졸업생들이 해당 지역에서 교육 수혜를 받은 만큼 최소 2~3년에서 최대 5년까지 로스쿨 소재 시·도에서 법률가로서 업무를 하도록 개업지 제한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위헌성 등을 이유로 지방대 로스쿨 졸업생에 대한 개업지 제한이 어렵다면 △지역 인구·경제력이 감당할 정도로 로스쿨 정원을 자진 감축하게 하거나 △결원보충제를 폐지하는 동시에 편입학시험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감축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로스쿨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자진 감축이나 편입학으로 결원되는 인원 일부를 야간 로스쿨에 배당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로스쿨 한 해 입학정원 2000명을 더 이상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방대 로스쿨의 정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 정원을 줄인 만큼 서울 등에 50~100명 정원의 야간 로스쿨을 설립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간 로스쿨 도입과 관련해 이 교수는 사시 폐지 이후에도 로스쿨의 고비용·저효율 문제나 입학정원 2000명 중 6%인 120명 할당만으로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법조계 진출이 여전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로스쿨 3년 교육만으로는 실무능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야간 로스쿨이 도입될 경우 낮에는 로스쿨 수업을 받을 수 없는 직장인 뿐만 아니라 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생활을 포기한 경력단절 여성 등 법률 관련 실무 경험이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 주경야독을 통해 로스쿨 도입 취지 중 하나인 '실무 능력있는 법조인 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야간 로스쿨 교육방식과 관련해 그는 "주간 로스쿨보다 등록금을 낮추는 대신 현행 '3년 6학기'보다는 '3.5년 7학기~4년 8학기' 수료 방식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평일 저녁보다는 토요일에 강의를 많이 듣는 방식으로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합격률이 낮아 신입생 충원이 어려운 로스쿨 상당수가 이미 문을 닫거나 정원을 대폭 감축하고 있다"면서 "법학전문대학원법에서 '로스쿨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를 입학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제26조 1항)'고 규정하고 있어 다양한 경험을 쌓은 직장인 선발은 오히려 장려돼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2015년 교육부가 '이르면 2017년 야간·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무런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야간 로스쿨 설립은 현행 법학전문대학원법이나 시행령 개정 없이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법 규정에 따라 야간제 운영 형태로 설립신청을 하면 되고, 교육부가 법원행정처 등 유관기관들의 의견을 듣고 설립인가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법상 로스쿨 설립 인가·변경은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법무부, 법원행정처, 대한변호사협회, 로스쿨협의회, 한국법학교수회와 공동으로 논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다.

 

아울러 그는 "개원 당시 많은 교수들을 채용한 지방대 로스쿨의 정원을 감축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재직교수의 강의시수 확보 문제"라면서도 "5~10년 이내에 '베이비붐 세대' 교수들의 정년퇴임이 이어질 뿐만 아니라 당분간 퇴임 교수의 후속 충원을 하지 않으면 교수 숫자는 자연스럽게 감소돼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사시 폐지의 대안 중 하나로 나온 '방송통신대 로스쿨(온라인 로스쿨)' 도입 방안에 대해 이 교수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25개 오프라인 로스쿨 교육을 형해화할 우려가 많을 뿐만 아니라 배출된 법조인의 질적 저하도 예상돼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현재 로스쿨 체제에서도 '부실한 법학교육' 논란이 일고 있는데, 온라인 로스쿨을 별도로 설립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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