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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불가항력’ 인가… 소비자·기업 법률문제 ‘고심’

여행·숙소 계약 잇따라 취소… ‘손배 책임’ 견해 엇갈려

올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우한 폐렴)'의 여파로 사람들이 바깥 출입을 자제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의 출입을 꺼리면서 여행계약 취소나 테마파크·스포츠센터 연간이용권 연장 등 생활 속 법률문제는 물론 사업장 폐쇄에 따른 각종 노사문제 등 기업법무와 관련된 문제들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전염병 확산이 법적 책임이 면제되는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 소비자와 기업 모두 고심이다. 로펌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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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소수수료 면제, 이용권 기한 연장… 소비자·업체 의견 충돌 =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비자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관광을 비롯한 숙박, 항공 등 여행상품의 취소수수료 둘러싸고 업체와 소비자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코로나19 확산 저지에도 기여하겠다며 한국·중국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취소수수료를 면제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난색을 표하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24일부터 중국, 홍콩, 마카오 지역에 대해 취소수수료 없이 여행상품에 대한 환불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모두투어는 지난달 25일부터 2월 한 달 간 중국 지역 여행상품의 운영을 중지했다. 


한국·중국 여행 상품중심으로

취소수수료 없이 환급 추세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한국과 중국 상품에 대해 올 5월까지, 미국과 유럽 지역은 2월 말까지 무료 취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호텔은 감염증세를 보이는 고객에 대해서는 투숙예정일 당일에도 협의하에 위약금 없는 취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숙박예약 사이트인 호텔스닷컴도 2월까지 중국, 홍콩, 마카오 지역 상품의 무료 취소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들은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이외의 여행상품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이 취소 시기에 따라 계약금의 일부를 취소수수료로 떼는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 무료 취소를 요구하는 일부 소비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 외 지역 상품에는

수수료 적용으로 소비자와 마찰도

 

1년 등의 단위로 구매하는 테마파크와 스포츠센터 등의 연간이용권 유효기간 연장 여부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 대표 종합 테마파크인 에버랜드는 14일 연간이용권 연장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달 1일을 기준으로 유효한 연간이용권을 보유한 고객과 2월에 새로 연간이용권을 구매한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60일 동안 연간이용권 이용기간을 자동 연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롯데월드도 2019년 1월 21일부터 2020년 1월 31일 사이 연간이용권 가입자의 이용권 유효기간을 종료일로부터 60일 간 연장해준다. 신라호텔 휘트니스센터 등 일부 스포츠센터들도 이용권의 기한 연장 및 환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코오롱 스포렉스 측은 '1월말부터 이용권의 연장 및 수수료 없는 일부 환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업체도 많아 대응 방식도 제각각인 상황이다.

 

◇ 전염병 확산, '불가항력' 면책사유에 해당하나 =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며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들이 많은 이유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확산이 계약 취소나 불이행에 대한 면책사유 중 하나인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여행계약 취소 등이 불가항력적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업체들은 단순한 '감염우려'의 경우까지 무료 환불을 요구하며 이번 사태를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여행을 다녀와서 코로나에 걸리면 당신들이 책임을 질 것이냐'고 따지는 등 단순한 감염우려만으로 무료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중국여행 상품에 대한 무료 환불도 기업 차원에서는 손해이지만 사회적 책임이나 소비자 보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데, 감염 우려가 낮은 지역에 대한 여행상품까지 막무가내로 무료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테마파크·스포츠센터 등

이용권 유효기간 연장여부도 문제

 

코로나19 사태가 계약 당사자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견해가 엇갈린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중국은 현재 교통이 통제되고 각종 기업체들이 휴무에 돌입하는 등 여행, 공연 등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코로나19 감염률이 높은 중국에서 이행해야 하는 계약의 경우에는 불가항력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이외의 지역까지 이 같은 해석을 무한정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변호사는 "여행이나 외출로 무조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은 아닌 만큼 이번 사태를 '불가항력'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며 "보건을 위해 위약금을 감수하고 계약을 취소할지 여부는 개별 계약 당사자의 선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 중국 진출 기업, '임금문제' 등 고심 =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가운데에는 현지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 문제로 고심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부분의 지역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이달 9일까지 춘절 휴가기간을 연장했지만, 10일 이후에도 회사나 개인의 사정에 따라 출근이 어려운 경우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로펌 노동팀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10일 이후 근로자가 정상 출근을 하거나 재택 근무한 경우에는 정상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며 "만약 근로자가 개인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출근하지 못한 경우에는 직원에게 유급 연차휴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기업이 사업장을 폐쇄하고 직원을 업무에 배치하지 않는 경우도 문제된다. 


중국 진출 기업,

현지근로자 임금 문제로 고심하는 사례도

 

권대식(48·사법연수원 31기) 법무법인 태평양 베이징사무소 변호사는 연차휴가 등을 소진해 대처했음에도 사업장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에는 '조업 중단'의 예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변호사는 "첫 1개월의 급여는 직원과 체결한 노동계약의 약정에 따라 지급해야 하고, 1개월을 초과하는 경우 각 지방마다 규정이 다르다"며 "베이징시의 경우 직원이 업무에 배치되지 않는 경우 베이징시 최저급여의 70%를 지급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한 임금 문제에 대해 중국의 지방시들은 최근 베이징시 통보, 상하이시 통보와 같은 '지방 통보' 및 '규정' 등을 내려 관련 사항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로펌들은 중국법 전문가를 총동원해 이 규정을 분석하고 중국 관계당국에 문의하며 각종 문제에 자문하고 있다. 


태평양은 권 변호사를 비롯해 조우송·김호연 외국변호사를 동원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법률이슈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광장도 14일 오승룡(58·17기) 변호사와 최산운·김운학 외국변호사를 통해 중국 현지 진출 기업 운영과 관련한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율촌도 이달 두 차례에 걸쳐 강희철(62·11기), 변웅재(51·24기) 변호사, 이명재 외국변호사를 통해 '코로나19에 관련 법적 유의사항 및 개인정보보호 상의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화우는 13일 나승복(57·23기)·송찬미(33·변호사시험 7회) 변호사, 박정란 외국변호사를 통해 '불가항력 사실증명서'와 관련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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