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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단독) 로펌 해외진출 본격화… 법률서비스 무역 적자 감소

법률시장 경쟁력 강화… 국제수지 개선 방향

미국변호사

지난해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된 이유는 우리나라 로펌의 글로벌 법률서비스 역량 강화가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로펌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그동안 외국로펌에 잠식당했던 '아웃바운드 사건(outbound, 국내 기업의 해외 관련 사건)' 시장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법률서비스 시장 전체 규모가 수년째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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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서비스 분야 적자 감소… 한국로펌 약세론 잦아들 듯 = 한국은행이 2006년부터 집계해 발표하고 있는 서비스 무역 세분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로펌이 외국기업 등으로부터 벌어들인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 '수입' 규모는 8억9240만달러(1조601억원)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 기업 등이 외국로펌에 쓴 '지급' 규모는 13억4120만달러(1조5933억원)로, 2018년보다 1억달러 이상 줄었다. 

 

국내에서 해외로 지급된 법률서비스 비용은 줄고,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법률서비스 비용은 늘면서 지난해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 적자가 크게 개선됐다.

 

해외 네트워크 강화

 아웃바운드 사건 수임 늘리고

 

지난해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 적자는 4억4880만달러(5331억원)로, 2018년 6억1420만달러(7296억원)보다 1억6540만달러(1964억원) 줄었다. 적자가 가장 컸던 2013년 7억2190만달러(8576억원)와 비교하면 2억7310만달러(3244억원) 줄어든 규모다. 1억9910만달러(236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2008년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적자 규모를 더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 로펌들이 글로벌 법률서비스 역량을 높이는 한편 해외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 더 많은 아웃바운드 사건을 수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의 인바운드(in bound) 사건과 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아웃바운드 사건에서 우리 로펌들의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며 "지난해 각 로펌에서 외국변호사를 대거 영입하는 등 국제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로펌 변호사는 "지난해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고 올해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져 시장 상황이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 로펌들이 외국 기업 사건 수임을 늘리면서 경쟁력을 높여가야 한다"며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젊은 변호사들을 많이 양성하고, 영미법 등 외국법과 국제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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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시장 개척 확대해야" = 법률서비스 분야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늘고 적자 폭이 감소하는 이유로는 대형로펌을 중심으로 국내 로펌들이 2010년대부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것이 성과를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계 곳곳에 포진한 해외사무소 등 한국 로펌의 네트워크가 국내외 사건의 수임을 늘리는 모멘텀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로펌의 해외진출은 2004년 10월 법무법인 태평양의 중국 베이징 사무소 개소로 시작됐다. 현재 우리나라 대형로펌의 해외사무소는 40여개로 늘었고, 중소형 로펌을 합치면 이보다 더 많다. 법무법인 대륙아주처럼 해외사무소 대신 외국 로펌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로펌들도 늘고 있다. 

 

한 변호사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K열풍'이 불고,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됐던 나라들이 경제발전에 나서면서 한국 로펌의 해외 관련 업무도 늘고 있다"며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로펌의 활약이 커지고 있고 현지 기업 및 법조계와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펌마다 외국변호사 대거영입

 국제역량 강화해야

 

다른 변호사도 "한국 로펌의 법률서비스 역량이 높아지면서 국내외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아웃바운드 사건의 대부분을 외국 로펌에 잠식당했지만, 최근에는 한국 로펌이 현지 외국 로펌을 보조자 등으로 선정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외국변호사는 "한국 로펌이 동남아에 많이 진출했지만, 아직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로펌들과 겨루기에는 부족하고 대부분 틈새시장에서 저가로 수임하는 수준"이라며 "국제업무에서는 전문 지식 뿐만아니라 현지 문화와 사회에 대한 이해도 큰 경쟁력인 만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인적 교류 강화에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여전히 세계 법률시장은 영·미 로펌 중심이고,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대형 영·미 로펌과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 로펌들도 경쟁력을 더 높여 미국과 유럽 시장 등에서 진검 승부를 펼칠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 전체 법률서비스 무역 시장 규모는 6년째 '정체' =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시장 규모가 6년째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 수입액과 지급액의 합계는 11억676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20억8940만달러를 기록해 6년간 2배가량 성장했다. 하지만 2013년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 수입액과 지급액 총계가 22억409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6년간 전체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 시장 규모는 21억7000만달러에서 22억9000만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장규모 6년째 제자리

 법률서비스 다각화도 절실

 

한 변호사는 "좁은 땅에서 무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한국의 산업 특성을 고려하면 법률서비스 분야도 흑자냐 적자냐에 집중하기 보다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최근 세계 각국이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관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법률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기업활동이 국경을 넘나들고, 블록체인이나 공유경제 등 새로운 산업이 해마다 쏟아지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도래 등 산업이 고도화할수록 법률서비스도 복잡해지는 만큼 로펌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최근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문화산업과 4차산업을 육성하고 있고, 한국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산업과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법률서비스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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