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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로 사용되어 온 사유지를 매수한 토지 소유자가 임의로 주차료나 통행료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

[ 2020.01.06. ]


최근 전국적으로 토지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특색 있는 골목들을 중심으로 카페거리 같은 상권이 조성되면서, 그동안 도로 사용을 묵인하며 적극적인 권리 행사를 해 오지 않았던 토지 소유자가 권리 행사에 나서거나 이들로부터 토지를 매입하거나 상속받은 승계인이 토지의 사용 수익권을 새롭게 주장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과 그 도로를 수 십 년 간 무료로 사용해 온 시민들의 통행의 자유권이 정면으로 부딪히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사유지가 일반 공중의 교통을 위한 도로로 사용되는 경우 법원은 이른바 “배타적 사용수익권의 포기에 관한 법리”를 일응의 판단 기준으로 삼아 왔습니다. 


즉, 토지 소유자가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자신의 토지에 대해 배타적인 사용 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의사 해석을 하기 위해선 그 토지 소유자가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와 보유기간, 도로로 사용되는 토지 부분의 위치나 성상, 인근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다3173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법원은 기본적으론 소유자가 처분권과 함께 소유권의 핵심적 권능에 속하는 사용수익의 권능을 대세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민법이 정한 물권법정주의에 반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9다228,235 판결 등 참조).


다만 일단 소유자가 자발적 제공의사에 의하여 사실상 도로를 허용하였다면 그 이후 그 의사의 철회를 주장하며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다시 행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2다54133 판결). 그리고 토지 소유자가 이처럼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이후 그 토지를 다른 사람에게 처분한 경우에도 토지의 매수인(특정승계인)은 그 토지가 사실상 도로로 제공되고 있다는 사정을 알고 취득한 것이므로 이후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토지의 점유·사용으로 인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대법원 2017. 3. 9. 선고 2015다238185 판결,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18787 판결 등)입니다. 


하지만 소유자가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렵거나 그 포기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라면 당해 토지가 주변 부동산의 효용에 기여하는 정도나 소유자의 권리행사로 인하여 향후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할 때 그 권리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남용의 원칙에 반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유자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 대표되는 점유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직접적으로 통행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통행료나 주차료를 받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기 힘듭니다. 사도법상 사도의 개설자가 그 사용료를 징수하기 위해서는 관할 시장 등의 허가를 얻어야 하고(사도법 제10조),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사용료를 징수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사도법 제16조 제3호) 때문에, 토지소유자가 사실상 도로에서 통행자들을 상대로 직접적인 통행료나 주차료 등을 받을 경우 이는 사실상 사도법의 규제를 잠탈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차단기 등을 임의로 설치하여 일반의 출입을 막는 것도 도로의 공적 사회적 속성을 고려할 때 원칙적으론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토지를 매수하여 권리 행사를 하고자 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사실상 도로로 제공되고 있다는 사정을 안 이상 권리 행사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사도법 등의 규정에 의해 도로의 통행료를 받기 위해선 반드시 관할 시장 등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되, 사용권능을 회복하기 위해선 이전 소유자(매도인)가 토지에 대한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적이 없음을 입증할 자료와 그 도로의 이용이 인근 토지의 통행에 필수적인 것이 아닌 사정 등의 입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정혜진 변호사 (hjchung@lawlog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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