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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직 법관 2년간 정당추천 선거출마 제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재판의 정치적 중립 중요”… “지나친 기본권 제한” 지적도

최근 현직 법관들이 사직하고 곧바로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관이 사표를 내고 곧바로 정치권력 기관으로 진출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이나 재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해칠 우려가 매우 커 일정부분 제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라는 지적도 있는 만큼, 실제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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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관 퇴직 후 2년 간 '정당 추천' 선거 출마 제한" = 김진태(56·사법연수원 18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현직 법관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법관으로서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정당의 추천으로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개정안은 4일부터 시행된 개정 법원조직법의 연장선상에 있다. 개정법은 △법관 퇴직 후 2년간 대통령비서실 직위 임용을 금지하는 동시에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으로 퇴직 후 3년간 법관 임용을 금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정치적 성향을 보이던 판사들이 연이어 정당의 추천을 받으며 총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사법부의 정치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며 "청와대 뿐만 아니라 정당의 무분별한 판사 영입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하는 동시에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시켜 '정치 판사'를 키울 토양을 제공하는 것이므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진·장동혁·최기상 판사 등

총선출마위해 사퇴

 

◇ '현직 판사 총선 출마 비판' 왜 나왔나 = 현직 판사가 법복을 벗고 곧바로 총선 출마에 뛰어든 사례는 비교적 많지 않다. 대다수가 최소 1년에서 20년 이상 변호사를 하다가 정계에 입문한 케이스다.

 

2016년 치러진 제20대 총선 당시 법조인 출신 후보는 126명(비례대표 6명 포함)이 출마해 지역구 46명과 비례대표 3명 등 모두 49명이 당선됐다. 그 중 법관 경력을 가진 후보는 21명(8.7%)이었고, 절반가량인 11명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20대 총선 출마를 위해 법관 퇴직 후 곧바로 총선에 뛰어든 사람은 △광주지법 부장판사를 지내다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갑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송기석(57·25기) 전 의원(2018년 2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구에 출마했다 낙선한 박희승(57·18기) 전 안양지원장 등 2명 뿐이었다.

 

민주당 의원인 추미애(62·14기) 법무부 장관은 1995년 8월 광주고법 판사로 퇴직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 이듬해 제15대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서 당선했다. 나경원(57·24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2002년 9월 서울행정법원 판사로 근무하다 이회창(85·고시8회)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해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대전지법 판사였던 박범계(57·23기) 민주당 의원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돕겠다며 판사직을 그만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과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을 거쳐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했다.


‘사법부의 정치화’ 논란 불러

 일정기간 제한 필요

 

그런데 이번 제21대 총선의 경우 유독 잡음이 많이 일고 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최근 사직한 법관은 이수진(51·31기) 전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장동혁(51·33기) 광주지법 부장판사, 전국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을 지낸 최기상(51·25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등 3명이다. 양승태 코트의 '강제징용 사건 재판지연' 의혹을 제기했던 이 전 위원은 지난달 27일 민주당에 입당했고,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을 맡았던 장 전 부장판사도 지난달 23일 한국당 입당과 함께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최 전 부장판사는 아직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사 출신으로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를 촉발시켰던 이탄희(42·34기) 변호사도 지난달 19일 10번째 외부영입 인사로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2월 법복을 벗은 뒤 1년가량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활동해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전 위원이나 이 변호사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와 관련해 법원 내부 개혁에 목소리를 높였던 판사들이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특히 논란이 거센데, 이는 그들의 사법개혁 요구나 활동이 '총선 출마용 포장'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선 이후 정당회귀’ 고려

무소속 출마도 제한해야

 

◇ 법조계·학계, "합리적 제한" 의견 많아 = 전문가들은 법관 퇴직 후 2년 이내에 '정당 추천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것은 나름 합리적인 제한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종대(72·7기) 전 헌법재판관은 "우리 헌법상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여야 하므로 법관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의 길에서 한 치도 벗어나서는 안 된다"며 "법관 재직 당시부터 사사로운 출세나 정치를 염두에 두고 다른 높은 직위를 생각했다면, 그가 한 재판은 자연히 왜곡됐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더라도 재판 당사자들은 '왜곡된 재판을 받았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그가 한 재판은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법관은 퇴임 후 적어도 2년 이상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직 헌법재판관도 "판사는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져야 하는데, 청와대행보다 선거 출마가 정치적 중립성을 더 해칠 수 있다"며 "일정기간 '정당 추천 선거 출마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정근(59·15기) 법무법인 소백 변호사는 "선출직이어서 문제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현직 판사의 청와대행 금지'와 같은 맥락"이라며 "판사가 사표를 내고 한참 후에 출마하면 몰라도, 최근 사례처럼 퇴직 후 곧바로 출마하면 현직에 있을 때 정당과의 교섭 가능성이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 변호사는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지만, 제한의 필요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제한이 합리적이고 요건에 맞는다면 제한할 수 있다"며 "2년 간 출마 제한은 나름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판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사법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며 "전관예우 방지를 위한 변호사 개업지 제한 규정 등 다른 법률 규정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2년 제한은 무난하다"고 평가했다. 


선출직은 결국 국민이 선택

 일률적 제한은 지나쳐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도 "신뢰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현직 판사의 총선 출마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법관 스스로 자제했어야 하는데, 제한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돼 모양새가 좋지는 않지만 '궁여지책'으로 법 개정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까지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전 재판관은 "현직 법관의 선거 출마를 제대로 제한하려면 '법관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법에 규정해야 하지만, 기본권 제한이 너무 과도하다면 합리적 범위에서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당선 이후 정당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소속 출마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도 "'정당 공천은 안 되고 무소속 출마는 가능하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예컨대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정당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이후 그 정당에 입당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정당 추천 출마만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공직선거 출마를 포괄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허영 경희대 로스쿨 석좌교수는 "현실적으로 이번 개정안과 같은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 됐지만, 원칙적으로는 법관 퇴직 후 총선 출마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는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허 교수는 "사법권의 독립을 위해 법원조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사법권 독립을 지킬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컨대 법관 인사권을 갖고 있는 대법원장이 정치권에 예속되지 않도록 전직 대법원장이나 대한변협 협회장, 법학교수 등 법조계 인사들로 대법원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어용기구'가 아닌 '실질적인 선출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변 사법위원장인 김지미(45·37기) 법무법인 정도 변호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국회의원 등 선출직은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어서 현직 판사의 청와대행 제한과 같은 선상에서 볼 문제는 아닐 뿐만 아니라 일률적인 출마 제한은 지나친 자유의 제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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