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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업계 사상 첫 ‘변호사 파업’

법률구조공단 소속 83명 인력충원 등 입장 차 못 좁혀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변호사들이 파업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사회경제적 약자와 서민을 위한 법률구조 서비스를 담당하는 국내 최대 공공기관에서 파업 사태가 빚어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단과 변호사 노조는 '강(强) 대 강(强)'의 대치 국면을 이어가며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노조는 예고한 대로 3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일단 27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변호사는 총 83명으로 이 가운데 41명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42명은 근로 거부 방식으로 파업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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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노조 측은 공단을 찾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법정(法庭) 비수기인 2월에 파업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공단 업무가 급증하는 3월까지 파업을 연장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무기한 연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공단 측은 비노조원을 중심으로 법률상담을 평소처럼 수행하고 수임 변호사를 변경하는 등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변호사 노조는 △변호사 인력 충원 및 과도한 업무량 제한 △노조 동의 없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 원상회복 △변호사 중심의 공단 운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신준익(40·사법연수원 36기) 공단 변호사 노조 위원장은 "작년 한 해 공단 전체 송무인력은 임기 만료 법무관과 육아휴직 결원자를 포함해 모두 60여명이 줄어 현재 190여명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전체 구조사건 수는 9%나 증가했다"며 "공단 18개 지부와 40개 출장소의 수를 고려할 때 최소 20~30명은 충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또 공단의 개방형 직위 운영규정, 관사에 관한 규정 등 변호사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모든 취업규칙 및 규정의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일단 27일까지

 요구 관철 안 되면 3월까지 파업 연장

 

그는 "변호사의 직원에 대한 근평권(근무평정권) 박탈 등 일련의 조치들에 의해 공단 내 소속 변호사의 지휘감독권이 약화되는 추세"라며 "공단은 제3자에 대한 소송대리를 수행하는 조직인 만큼 변호사 중심의 운영방침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단은 △인력 충원을 위해 협조하고 있고 △공단 경영은 경영진의 운영철학에 맡길 문제이며 △수용 가능한 요구에 대한 대화 및 노력을 개진하고 있음에도 파업이 강행돼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단 측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인력 충원에 관해서는 공단이 아닌 타(他) 정부부처에 권한이 있다"며 "법무부에 변호사 40명 증원을 요청하고 기획재정부에 예산을 요구하는 등 인력 충원을 위해 최대한 협조해왔다"고 했다.

 

다만 "공단 운영정책들은 공단 설립이념과 경영진의 경영철학을 존중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근무평정 규정 개정 등 요구사항에 대해 수용할 용의가 있다"며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할 문제임에도 파업이 강행되는 현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공단측 비노조원 중심 법률상담 등

비상근무 체제 돌입

 

그러면서 "변호사 노조는 특정부서장(기획 및 규정관련 부서)을 변호사로 임명하지 않으면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혀왔다"며 "파업의 목적이 근로조건 개선이 아니라 공단 주요 보직을 확보하려는 이기주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공단 소속 변호사의 임금 인상 문제도 여전한 갈등요소로 남아있다. 변호사 노조 측은 지난 해 12월 쟁의행위를 결의하며 소속 변호사들의 소송성과급 등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변호사 연봉이 최고 1억5000만원, 평균 1억2000만원 선에 이른다"며 "임금 인상 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파업을 지켜보는 법조계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공단에서 공익법무관으로 일했던 한 변호사는 "공단은 경영진과 직원, 변호사 및 법무관이 함께 이끌어가는 조직"이라며 "서로에 대한 적정한 견제 및 협의를 통해 공단 업무를 정상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갈등의 골만 깊어져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공단 업무의 상당량을 소화했던 공익법무관의 수가 최근 급감하고, 변호사업계 불황이 맞물리면서 발생하는 갈등 상황인 것 같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그 피해는 결국 구조대상인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단 내홍은 최근 몇 년새 점증되고 있다. 2018년 2월에는 공단 소속 일반직 노조가 변호사와 직원 간 차별적 처우를 개선해달라며 1987년 공단 창립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일반직 노조는 이헌(59·16기) 당시 공단 이사장의 사퇴도 요구했고, 이 이사장이 해임되면서 파업은 일단락됐다. 이어 조상희(60·17기) 이사장이 부임했지만, 일부 소속 변호사에 대한 부당한 전보 인사 논란과 계약직 변호사 채용 추진을 두고 변호사 노조와 끊임없는 갈등이 이어졌다. 결국 조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1년 6개월 만에 중도 사퇴했다. 현재 공단은 이상호(54·21기) 사무총장이 이사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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