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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급 국제중재 전문가들 잇따라 독립 선언 ‘주목’

김갑유 변호사 태평양 나와 중재전문 ‘피터앤 킴’ 출범

우리나라 간판급 국제중재 전문가인 김갑유(58·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가 20여년 동안 몸담았던 법무법인 태평양을 나와 설립한 중재 전문로펌 '피터 앤 킴(PETER&KIM)'이 지난 달 출범하는 등 국제중재 전문가들의 로펌 설립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KL파트너스 창립 멤버인 김준민 외국변호사(미국)가 최근 신생 로펌인 '킴 앤 파트너스(KIM&PARTNERS)'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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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유 변호사 · 김준민 외국변호사

 

KL파트너스는 2015년 김범수(57·17기) 변호사와 이성훈(49·29기)·이은녕(49·33기) 변호사, 김준민 외국변호사 등이 힘을 합쳐 세운 부티크 로펌으로 기업 인수합병(M&A) 등 기업법무와 국제 중재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국제중재 전문지 GAR(Global Arbitration Review)이 선정한 세계 100대 국제중재 로펌에 김앤장 법률사무소, 태평양, 세종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새로 설립된 킴앤파트너스에는 신병섭(36·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와 황희동(34·변시 2회) 변호사, 테드 김(Ted Kim) 외국변호사 등 KL파트너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변호사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KL 파트너스’ 김준민 외국변호사도

‘킴앤파트너스’로

 

김 외국변호사는 "그동안 한국 법률시장은 소수의 대형로펌과 그밖의 작은 법률사무소로 양분돼 있었다"며 "법률시장 규모에 비해 클라이언트들의 선택권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 중재 분야를 중심으로 스페셜리스트 로펌(specialist firm)들이 성장하면서 옵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법률시장의 성숙과 함께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로펌에 대한 변호사들의 인식도 넓어지는 추세"라며 "20여년 간 쌓은 국제송무와 중재, 기업법무 경험을 통해 후배 변호사들을 적극 양성하는 한편, 외국인 고객을 집중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로펌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국제중재에 특화된 전문 부티크 로펌의 출현이 앞으로 보편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재인의 중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중재업무 특성상 중소형 규모의 법률사무소가 컨플릭트(conflict)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비용 거품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컨플릭트 문제에서 자유롭고

비용거품도 줄일 수 있어

 

국제중재의 허브도시로 손꼽히는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개인 브랜드화에 성공한 중재 전문가들이 대형로펌을 떠나 작지만 강한 로펌·법률사무소를 설립하는 경향이 최근 10년간 두드러지고 있다. 싱가포르의 '빅4' 로펌으로 손꼽히는 드류 앤 네이피어(Drew&Napier)를 나와 프로비덴스 로 아시아(Providence Law Asia)를 세운 에이브로햄 버지스(Abraham Vergis) 변호사나 TSMP 법률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스테파티 위엔 티오(Stefanie Yuen Thio)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한국 중재전문가들의 독립 현상에 대해 버지스 변호사는 "한국에서도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법률시장의 파편화(fragmentation) 현상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며 "과거에는 소수의 대형로펌이 법률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지만, 지금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뢰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틈새 시장이 넓게 형성돼 있다"고 소개했다.

 

박완기(40) 홍콩 변호사도 "런던과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 굴지의 대형로펌에서 일하던 국제중재 변호사들이 독립하는 트렌드가 이미 수년전부터 시작됐다"며 "기업 등 법률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각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갖춘 부띠크 로펌을 통해 질좋은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선택권이 늘어난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는

이미 ‘작지만 강한’ 로펌 설립 경향 뚜렷

 

다만 이 같은 추세를 아직 '대세'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임수현(45·31기)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 사무총장은 "의미 있는 변화이지만 법률시장의 추이를 2~3년 정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대형로펌과 전문로펌이 공존하면서 서로 상생하는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형로펌의 한 외국변호사도 "외국에서 전문로펌이 성장한 배경에는 컨플릭트를 매우 중시하는 그들의 문화가 바탕에 깔려있다"면서 "엄격한 이해충돌 기준 때문에 대형로펌에서 맡을 수 없는 사건을 자연스레 부티크펌이 가져가면서 독특한 업무영역(Segmentation)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이러한 시장 구조가 만들어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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