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국회,법제처,감사원

국회 통과 ‘검·경수사권 조정’ 내용을 보면

검찰 수사지휘권 페지… 경찰에 1차 수사권·수사 종결권

리걸에듀

13일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검찰은 여전히 기소권을 갖지만 직접수사권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패범죄나 선거범죄 등에 국한된다. 또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돼 검찰은 경찰 수사에 대해 보완수사나 시정조치 요구권만 갖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경찰 수사의 중립성 확보와 수사종결 문제를 둘러싼 검·경 충돌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8833_1.jpg


◇ '검사 수사지휘권 폐지'가 핵심 =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일반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 전반에 걸친 '상호협력 관계'로 설정했다.


개정법에 따르면, 경찰은 원칙적으로 모든 사건에 대한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갖는다.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송치 후 수사권'과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시정조치 요구권' 등을 통해 경찰을 견제하게 된다.


경찰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식하는 때에는 수사를 해야 하고, 검사는 송치사건의 기소 여부 결정이나 공소유지, 경찰이 신청한 영장청구 여부 결정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해야 한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검찰총장이나 각급 검찰청 검사장이 경찰청장을 비롯한 징계권자에게 해당 경찰에 대한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검·경 ‘수직적 관계’ 아닌

수사·기소·공소유지 전반 ‘상호협력’ 관계로


경찰 수사과정에서 법령 위반이나 인권 침해,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검사가 경찰에 사건기록 등본 송부와 시정조치,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고, 경찰은 이에 따르도록 했다. 만약 경찰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검찰총장·각급 검찰청 검사장이 그 경찰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개정법은 경찰에 수사종결권도 부여했다. 고소·고발사건을 포함해 범죄 혐의가 인정되거나 공소제기가 필요한 경우 등에 한해서만 경찰이 검사에게 사건을 선별적으로 송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통제하기 위해 불송치 사건의 경우 경찰이 불송치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했다. 이 때 검사는 서면과 관계서류, 증거물을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검토한 뒤 다시 서류를 경찰에게 돌려줘야 한다. 경찰의 사건 불송치가 위법·부당한 경우 검사는 경찰에게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수정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개정법에 따르면,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공판준비, 공판기일에 피의자였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한 때에 한해서만 증거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검사가 작성한 조서의 증거능력을 경찰이 작성한 조서와 같은 수준으로 낮추는 셈이다.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경찰수사에 대한

‘보완·시정조치’ 요구권 가져


검찰청법 개정안도 일부 수정된 상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초 패스트 트랙에 오른 원안은 검사가 직접수사권을 갖는 사건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중요범죄를 비롯해 △경찰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 등으로 제한했는데, 수정안은 △대형참사 관련 범죄를 추가하는 한편 경찰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도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로 수정했다.


이와 함께 원안은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인지한 △위증·모해위증죄와 △허위 감정·통역·번역죄 △증거인멸죄 △무고죄 등에 대해서만 검사가 직접수사할 수 있게 했던 반면, 수정안은 경찰 송치 범죄와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를 검사가 인지하면 모두 직접수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2차 수사는 제한없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검찰 주장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경찰 송치 범죄와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로만 검사 직접수사 범위가 한정되다보니 어느 범위까지 직접 관련있는 범죄인지 여부를 두고 수사와 기소, 재판 단계에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권 조정안 시행시기는 공포 후 6개월~1년 이내로 정해졌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다만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수정하는 내용은 공포 후 4년 안에 시행하되,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인 시행시기를 정하도록 했다.

 

158533.jpg


◇ 보완할 부분은 = 전문가들은 이번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검사의 재수사 요청과 경찰의 자체적인 수사종결이 무한반복될 수 있는 등 문제점이 있어 개정법 시행 전 미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정철(44·사법연수원 35기)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1심과 2심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는 같은 사건에 대해 재판부의 법리적 판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재수사 요청 이후에도 경찰의 결정이 달라지지 않으면 검찰이 직접 재수사나 보완수사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의 불송치결정이 위법하면 송치하라고만 규정할 뿐 검사가 송치받은 뒤 수사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경찰에 대한 통제기능 약화를 이번 수사권 조정안의 가장 큰 문제로 꼽으며 검찰의 재수사권, 보완수사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법안대로라면 검찰이 재수사·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을 뿐이어서 형식적이고 무의미한 절차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보완수사 불이행 등에 대한 징계요구 역시 실질적 통제 기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조계

“경찰 통제기능 약화가 가장 큰 문제

 재수사권 등 반드시필요”


이완규(59·23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도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점에 대해 "우리 형사절차에서 기소 전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는 기관이 두 개로 늘어난 것으로, 경찰과 검찰이 사건처리와 관련해 모두 불신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적어도 유·무죄 판단에 대한 정부의 의사표시는 하나로 나와야 국민들이 정부의 판단을 믿을 수 있고, 이해관계자들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수사권은 나눠지더라도 최소한 기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곳은 일원화돼야 하고, 수사와 기소 분리의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전건 송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개혁 문제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하태훈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의 분리가 중요하고, 수사경찰이 분리될 경우 경찰서장의 지휘 문제 등을 정리해야 한다"며 "수사종결권이 부여돼 경찰의 권력이 막강해지는 만큼, 정보경찰 해체나 자치경찰제 도입 등 수사권을 중립적·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서로 누가 수사권을 갖느냐로 싸웠는데, 이제는 어떻게 수사·기소권을 제대로 행사할지 검·경이 협의해 정리해야 한다"며 "수사권 조정안이 공포 후 6개월~1년 안에 시행되기 때문에 보완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국정원·검찰·경찰개혁 전략회의' 당시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은 서로 간의 전제 조건일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력기관 권한의 균형 측면에서는 가급적 같은 시기에 동시에 추진되는 것이 국민적 수용성이 높을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경찰개혁 법안들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전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종합법무관리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