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대법원, 법원행정처

조희대 대법관 후임 추천, 법조계 안팎의 시각은

새 대법관 후보, 노태악·윤준·권기훈·천대엽

158694.jpg

3월 4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희대(62·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로 현직 고위법관 4명이 추천됐다. 모두 50대 남성 정통법관이다. 법조계에서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파격적인 선택을 하기보다 법원 내부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주로 특정 성향을 가진 법조인을 중용했다는 지적을 반영해 사법부 내부 통합에 방점을 둔 것이라는 평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김자혜)는 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노태악(58·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윤준(59·16기) 수원지법원장, 권기훈(58·18기) 서울북부지법원장, 천대엽(56·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4명 모두 50대 남성

 현직 고위 법관으로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국민 모두가 방향을 잃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며 "국민들은 사법부가 그 어떤 세력으로부터도 독립하여 사법정의를 이루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법원이 헌법 정신 아래 국민의 기본권과 권익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판결을 통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훌륭한 대법관을 모시기 위해 노력했다"며 "대법관후보추천위원들은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법률가로서의 탁월한 능력과 자질을 기반으로 역사관, 균형감, 도덕성과 통찰력을 겸비하였다고 판단된 후보자들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한 고법판사는 "김 위원장이 밝힌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법률가'라는 말처럼 이번 추천은 특정 성향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코드인사라기보다 법원 내 통합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판사들 사이에 깔려있던 코드인사에 대한 불만과 의문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파격적 선택 보다는

법원내부 안정에 무게

 

158750_1.jpg

◇ 사법행정권 남용 3차조사 참여… 노태악 부장판사 = 경남 창녕 출신으로 대구 계성고와 한양대 법대를 나왔다.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대구지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북부지법원장 등을 지냈다.

 

주요 판결로는 △야간근무 중 취객을 상대하다 뇌출혈이 발병한 경찰관의 공무상 재해 인정 △공정거래위원회가 퀄컴에 부과한 1조원대 과징금 적법 △개정 채무자회생법상 외국도산절차 대표자의 법적지위에 관한 법리 설시 △이승만 대통령과 장택상 전 국무총리 등의 명예를 훼손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KBS 대하드라마 '서울 1945'의 PD와 작가에게 무죄 선고 등이 있다.

 

조용하고 합리적… 국제거래에 관심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3차조사 참여

 

한 부장판사는 "노 부장판사는 경남 창녕 출신이지만 대구 계성고를 졸업했는데,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를 나온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현 대법관 중 TK(대구·경북) 출신은 안철상(경남 합천·대구고) 대법관만 남는다"며 "능력을 물론 지역안배를 고려한다면 대법관으로 적임자"라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조용하고 합리적인 분으로 국제거래와 중재 등에 관심이 많아 국제거래법연구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며 "현 대법원에서 실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3차 조사에도 참여했고, 이미 두 차례나 대법관 최종 후보자로 추천된 적이 있을 만큼 신망이 높다"고 했다.

 

노 부장판사는 지난 2017년 11월 김용덕(63·12기)·박보영(59·16기) 대법관 후임 후보자로, 2018년 6월 고영한(65·11기)·김신(63·12기)·김창석(64·13기) 대법관 후임 후보자로 각각 추천된 바 있다. 

 

158750_2.jpg

◇ 전국 법원 최초 '일과 삶 균형 업무개선방안' 추진… 윤준 수원지법원장 = 전남 해남 출신으로 서울 대성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광주지법 순천지원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남부지법 수석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대법원장 비서실장,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주요 판결로는 △1998년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적법요건 갖추지 못한 경찰관 불심검문 및 임의동행 불법행위 선언 및 국가 손해배상책임 인정 △삼성SDS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배정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어 무효 △LG전자 입사지원서 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회사에 손해배상책임 인정 △유우성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검찰 보복기소 공소권 남용 인정 최초 판결 등을 남겼다.

 

사법행정자문회의 초대위원으로

‘일과 삶의 균형’ 업무개선 추진

 

한 부장판사는 "윤 원장은 지난해 전국법원 최초로 '판사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업무개선방안'을 시행하며 적정선고건수 등을 제안하고, 처음으로 '전국법관대표회의 법관대표 선출 등에 관한 내규' 등을 제정하는 등 현 대법원이 추구하는 정책적 시도를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추구했다"며 "지난해 대법원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사법행정자문회의' 초대 위원으로도 참여하는 등 현 대법원 체제에서 가장 신망받는 분 가운데 한 명"이라고 말했다. 한 고법판사는 "선·후배 판사들 사이에 신망이 높은 분으로 과거 이용훈·양승태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며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에서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해 법원행정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2018년 8월 이진성(64·10기) 헌법재판소장과 김창종(63·12기) 헌법재판관의 후임 후보자로 추천된 바 있다.

 

158750_3.jpg

◇ 정통 TK법관… 권기훈 서울북부지법원장 = 대구 출신으로 대구 영신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민사지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구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등으로 근무했다.

 

주요 판결로는 △'부부강간' 사건의 항소심을 맡아 부부 사이 강간죄 성립을 인정한 대법원 전합판결 단초를 제공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재심대상 사건에서 해당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판결을 선고 △통상임금 사건에서 개별 노사간 임금협상 방법과 경위, 회사의 매출액, 자금조달능력 등 종합해 신의칙 위배 여부 판단 기준 선언 등을 남겼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성격

파장 큰 노동사건 원칙따라 처리

 

한 고법판사는 "권 원장은 정통 TK 법관으로 지역안배 기준에서도 조 대법관의 뒤를 이을 적임자라 볼 수 있다"며 "다만 18기에는 이미 김재형, 민유숙 대법관이 자리잡고 있어 기수안배 차원으로는 조금 불리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 부장판사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합리적인 분으로, 서울고법 노동사건 전담재판장을 3년간 지내며 현대·기아차 파견근로자 사건과 주요기업의 통상임금 사건 등 사회적 파장이 큰 노동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했다"고 했다.

 

158750_4.jpg

◇ '걸어다니는 형사판례백과사전'… 천대엽 부장판사 = 부산 출신으로 부산 성도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나왔다.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지법, 부산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부장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주요 판결로는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 형식으로 이해단체로부터 정상적 수준 이상의 금원을 출판기념회 찬조금으로 수수하는 행위는 뇌물죄 해당 △이명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부지 매입 관련 편법으로 국고 지원행위를 하는 행위가 국고횡령죄에 해당 △숭례문 단청 부실 작업행위 사기죄 인정 △학교안전사고 사망자 유족에 안전사고 공제금 전액 지급의무 선언 등이 있다.

 

형사사건 해박… 양형연구회 창립

걸어 다니는 ‘형사판례사전’으로

 

한 부장판사는 "천 부장판사는 걸어다니는 형사판례백과사전이라 불릴 정도로 형사사건에 해박하고 사건을 처리하는 기준이 공정하다"며 "제6기 양형위 상임위원으로 명예훼손범죄 등에 대한 양형기준을 신설하고 학계와 실무계를 망라한 양형연구회를 창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서울고법 첫 경력대등재판부에 근무하는 등 현 대법원의 신임도 받고 있는 분"이라며 "다만 다른 후보자들고 비교해 기수가 낮아 이번 인사가 '내부 갈등 봉합'과 '안정'에 있다면 상대적으로 조금 불리할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들 후보자에 대한 주요 판결 또는 업무 내역을 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를 통해 공개하고, 오는 16일까지 후보자들에 대한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 대법원장은 최종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이 가운데 1명을 낙점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로 제청한다.

미국변호사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