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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이행 확보 수단 부실… 보완 입법 필요"

'이행 않은 아버지' 공개 인터넷 관리자 재판 앞두고 제기
담보제공명령·이행명령·감치 등으로는 부족
미국은 여권 취소, 캐나다는 지급강제 등 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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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아버지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인터넷사이트(배드파더스) 관리자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14일 수원지법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양육비 이행확보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재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5년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설립됐지만, 여전히 양육비 지급을 미루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과 같은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현행 법상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제재는 가사소송법의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제63조의 2 1항) △담보제공명령(제63조의 3 1항, 2항) △이행명령(제64조) △과태료(제67조) △감치(제68조) 등의 규정에 따라 이뤄진다. 

 

하지만 양육비에 대한 직접지급명령이나 담보제공명령은 양육비 채무자가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는 근로소득자이거나, 본인이 양육비를 지급할 의사가 있고 자기 명의의 재산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또 과태료나 감치는 간접강제 수단에 불과하며, 이조차도 가정법원의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이나 담보제공명령, 이행명령이 있은 후에 다시 이를 위반해야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규제만으로는 양육비 지급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인구(52·사법연수원 25기)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은 양육비 집행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한부모의 신청을 받아 집행 절차를 전담하기 위해 출범했다"면서도 "비양육자의 실제 거주지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재산명시과정에서 누락된 재산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되지 않는 등 입법 미비로 인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비양육자의 양육비 지급을 현실화 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수단을 도입했다. 

 

미국의 '사회보장법(Social Security Act)'은 양육비 채무자의 사회보장번호, 가장 최근의 주소 , 고용주의 사업자등록번호 등 당사자의 실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와 함께 임금과 자산 등의 정보를 공개하도록 규정한다. 또 '개인 책임 및 근로기회조정법(Personal Responsibility and Work Opportunity Reconciliation Act of 1996)'을 통해 5000달러를 초과하는 양육비 연체금 부담자에 대해서는 신규 여권 발급을 불허하고, 이미 발급된 여권도 취소하거나 사용을 제한하도록 했다.

 

캐나다는 '가족부양관련 명령 및 협정 이행지원법(Family Order and Agreements Enforcement Assistance Act)'으로 양육비 지급의무를 강제한다. 이 법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양육비 지급을 미루는 부모에 대해 정부가 △면허 신규발급 거부 △채무자가 보유한 면허 정지 △면허 갱신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가 양육비를 대지급하는 방안(서영교 의원안),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도입하는 방안(윤영석 의원안),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출국금지와 운전면허 정지를 도입하는 안(송희경 의원안) 등의 양육비이행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전주혜(54·21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양육비 미지급의 피해는 결국 아이에게 돌아가게 되고, 한부모 가정의 교육격차, 정서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경제력이 있는데도 이행하지 않는 미지급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불이익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육비 미지급은 단순한 채무불이행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멍들게 하는 행위라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지혜 객원기자(변호사·wannabdk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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