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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국회 통과… 검찰 기소독점 65년만에 깨졌다

주요 내용과 향후 과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1호'였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법안이 국회 패스트 트랙에 오른 이후 244일 만인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5년 동안 이어져온 검찰 기소 독점주의가 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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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제3의 수사기관을 만들어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의 폐단을 일소하고 고위공직자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취지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당초 원안에는 없던 '공수처에 대한 범죄 인지 통보' 조항 등이 여당과 군소야당의 '밀실야합' 과정에서 추가되면서 원래 도입 취지보다는 집권세력의 '우리 편 감싸기' 내지 '정적 제거용'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때문에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확보'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별도 독립기구

 고위공직자·가족의 범죄행위 수사


◇ 공수처法, 어떤 내용 담겼나 =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른바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마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 수정안을 재석의원 177명 가운데 찬성 160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가결했다. 1996년 참여연대의 입법 청원으로 처음 공론화된 이후 23년 만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공수처 신설안 표결을 무기명 투표로 하자'는 안건이 부결되자 본회의장을 떠난 뒤 의원총회를 열어 108명 전원이 의원직을 총사퇴하기로 결의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45·사법연수원 33기) 의원이 '4+1' 수정안에 맞불 성격으로 낸 수정안은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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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국가인권위원회처럼 별도의 독립기구로서 지위를 갖고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행위에 대한 수사를 맡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전·현직 고위공직자가 재직 중 저지른 직무상 범죄 등을 수사하게 되고, 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도 해당 고위공직자와 직접 관련성이 있다면 수사할 수 있다.


수사대상인 고위공직자에는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과 국무총리,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등이 총망라됐다. 수사대상을 모두 합치면 7000여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5천명가량이 판·검사 등 법조인이다. 고위공직자의 가족에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포함되며, 대통령은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족까지 포함된다.


수사 대상 7000여명

 그중 5000여명이 판·검사


원칙적으로 공수처는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재정신청권을 갖는다. 다만 공수처 수사 사건 중 판·검사나 경무관급 이상의 경찰이 기소 대상에 포함된 경우에는 기소권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검찰의 기소권 독점에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공수처가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경우에는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한다.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의 기소는 서울중앙지검이 맡게 되고,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이 재판한다. 또 공수처와 검찰의 상호 견제를 위해 공수처 소속 검사의 범죄 혐의는 검찰이 수사하도록 했다.


검찰이나 경찰 등 다른 기관의 범죄 수사가 공수처 수사와 중복되는 경우 수사 진행 정도나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봤을 때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공수처장은 사건 이첩을 요청할 수 있으며, 해당 기관은 이에 따라야 한다. 반대로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공수처가 사건을 이첩할 수도 있다.


공수처 조직은 처장 1명과 차장 1명을 포함한 25명 이내의 검사와 40명 이내의 수사관으로 구성된다. 공수처장은 차관급 보수와 대우를 받는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공수처장 임명 절차는 국회에 설치된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15년 이상 법조경력을 가진 사람 2명을 후보로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인사 2명, 야당 추천 인사 2명 등 7명으로 구성하고, 위원 6명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할 수 있도록 했다. 공수처 차장은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자 중 공수처장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

7월쯤이면 윤곽 드러날 듯


공수처 검사는 10년 이상 법조경력자 가운데 재판이나 수사, '공수처 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사람을 인사위원회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제정안은 또 공수처와 검찰 간의 인사교류를 막기 위해 현직 검사 출신이 공수처 검사 정원의 절반을 넘지 못하게 하는 한편 검사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으면 공수처장이 될 수 없도록 했다. 공수처 차장 역시 검사 퇴직 후 1년이 지나야 임용이 가능하다. 공수처 수사관의 자격요건은 △변호사 자격 보유자 △7급 이상 공무원 중 조사·수사업무 종사자 △5년 이상 공수처 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 종사자 등으로 정해졌다.


공수처 검사의 임용과 전보 등 인사 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인사위는 공수처장을 위원장으로 공수처 차장과 일반인 외부 위원 1명, 여당 추천 인사 2명, 야당 추천 인사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제정안은 공수처장과 차장, 공수처 검사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으면 검사로 임용될 수 없도록 했다. 특히 공수처장과 차장은 퇴직 후 2년간 대통령 지명 몫의 헌법재판관이나 검찰총장, 국무총리, 중앙행정기관과 대통령 비서실·경호처, 국가안보실, 국정원의 정무직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공수처 검사 역시 퇴직 후 1년이 지나지 않으면 대통령 비서실 임용이 제한된다. 대통령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공수처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과 청와대가 공수처 사무 관련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지시, 의견제시, 협의 등을 일체 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뒤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쯤이면 공수처 구성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소속 공무원 임명 등 공수처 설립에 필요한 준비는 법 시행 전에도 할 수 있다.


청와대는 법 통과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공수처가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함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과 정성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법은 통과됐지만 논란은 계속 = 공수처 신설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관련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긍정적 평가도 일부 있지만, 공수처가 정권의 입맛에만 맞는 수사를 하는 검찰의 '구태(舊態)'를 답습해 '옥상옥(屋上屋)' 내지 또 다른 권력기관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4+1' 논의 과정에서 당초 원안에는 없던 '공수처에 대한 범죄 인지 통보' 조항이 수정안에 추가된 채로 통과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제정안은 공수처 외에 검찰이나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를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의무화하는 동시에 공수처가 자체 규칙으로 정한 기간·방법에 따라 수사개시 여부를 회신하도록 했다. 이처럼 고위공직자범죄를 인지한 다른 수사기관이 공수처에 즉시 통보하도록 강제되면 공수처가 정권의 뜻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사에 나설 수도, 수사를 덮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확보가

존립의 최우선 과제 


공수처 신설과 관련해 그동안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던 검찰은 수정안에 '범죄 인지 통보' 조항이 추가되자 "공수처는 검·경 등 다른 수사기관의 상급기관이나 반부패수사기구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며 거세게 반대했었다.


한 변호사는 "공수처장후보추천위가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의결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분명히 집권여당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며 "만약 공수처가 미리 생겼더라면 '조국 사태'에서 범죄 인지 통보 및 이첩 요구 규정 등을 통해 사건을 넘겨받아 뭉갰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도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공수처를 인권위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헌법상 정부 조직 체계와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부장검사는 "집권세력의 의중에 어긋난 판결을 내린 판사를 시민단체가 고발할 경우 공수처가 해당 판사에 대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하게 될텐데, 이제 사법부까지 권력의 눈치를 보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