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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선법 통과… 30일 공수처법 '힘싸움'

선거연령도 만 18세로 하향

국회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 중 하나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이 27일 본회의에 상정됐다. 지난 4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 트랙에 오른지 241일만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수처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즉각 필리버스터(filibuster,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섰다. 검찰은 공수처 신설안 수정안에 '공수처에 대한 범죄 인지 통보' 조항이 추가된 것과 관련해 국회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제출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28일까지로 정해짐에 따라 30일 이후 열릴 예정인 새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 신설안에 대한 표결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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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쪼개기' 임시국회 전술에 한국당 '속수무책' =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7시 20분쯤 공수처 신설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현재 한국당은 공수처 신설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 트랙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에 나서고 있지만, 법안 통과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중에 해당 회기가 끝나는 경우 무제한 토론이 종결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국회법 규정을 근거로 임시국회 회기를 쪼개서 여는 '살라미 전술'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28일까지로 정해지면서 공수처 신설안에 대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도 28일까지만 가능하다. 국회법상 무제한 토론 중 회기가 종료되면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오늘 30일 새로 시작되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공수처 신설안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본회의에서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법안 처리 저지에 나섰던 공직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이 재석의원 167명 가운데 찬성 156표, 반대 10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23일 본회의에 전격 상정돼 지난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25일까지 무제한 토론이 실시된 이후 이틀 만에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 시작 전부터 국회의장석을 둘러싸고 법안 처리 강행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수정안은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 규모인 현행 국회의원 의석 구조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에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연동률 50%)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 30석은 각 당의 지역구 당선자수와 정당 지지율 등에 따라 배분되며, 나머지 17석은 기존대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뉘게 된다.

당초 지난 4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공조 하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 트랙에 올라 본회의에 부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내년 4월 15일 열리는 제21대 총선에서 △의원정수 300명 유지 △지역구 의석수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28석 축소 △비례대표 의석수 현행 47석에서 75석으로 28석 확대 △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민주당과 나머지 군소 야당 간의 '밥그릇 싸움'에 좀처럼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고, 결국 '4+1' 협의체는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수를 지금처럼 그대로 유지하되 부칙으로 비례대표 의석 30석에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특례를 적용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석패율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은 논란 끝에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개정안에는 현재 만 19세인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도 포함됐다.


◇ 檢, "'고위공직자범죄 인지 통보' 조항 신설 우려" = 공수처 신설안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검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대검찰청은 이날 이른바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마련한 공수처 신설안 수정안에 '공수처에 대한 범죄 인지 통보조항'이 추가된 것과 관련해 국회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앞서 지난 24일 '4+1' 협의체는 정의당 윤소하 의원의 대표발의로 공수처 신설안에 대한 수정안을 내놨다. 그러나 수정안에는 당초 원안에는 없었던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 등이 추가돼 법조계와 국회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공수처 신설과 관련해 '그동안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혀온 검찰은 "공수처에 대한 범죄 인지 통보조항은 중대한 독소조항"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자 '4+1' 측도 반격에 나섰다. '4+1' 수정안 논의에 참여한 의원들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검·경과 달리 전국적인 인적·물적 조직망을 갖추지 않은 공수처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고위공직자의 범죄혐의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다른 수사기관의 의도에 따라 사건이 '암장'될 우려가 있어 '공수처에 대한 범죄 인지 통보조항'을 추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신 공수처장으로 하여금 다른 수사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은 범죄에 대한 수사개시 여부를 즉시 '회신' 해주도록 해 상호통보를 통해 범죄 수사에 공백이나 혼선이 없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국회의 최종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수정안에 고위공직자범죄 인지 통보 조항이 신설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의 부패범죄 대응역량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고 검찰의 고위공직자범죄 수사·공판 기능과 역할을 저해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내놨다.

한국당 김도읍(55·사법연수원 25기)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검은 우선 "공수처는 검·경 등 다른 수사기관의 상급기관이나 반부패수사기구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며 "공수처가 검·경의 수사착수 단계에서부터 그 내용을 통보받는 것은 정부조직체계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경 등이 수사착수 단계에서부터 공수처에 사건 인지 사실을 통보하고 공수처가 해당사건의 수사개시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게 되면, 결국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수사에 대한 사건 배당 기관', 즉 국가사정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며 "검·경의 고위공직자 수사 시스템은 무력화되고, 수사권 조정 법안에서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경의 직접수사를 인정한 취지가 무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검은 또 "통상 경제·금융·기업 관련 사건 수사 중 고위공직자 비리가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검·경의 다른 사건 수사 중 인지된 고위공직자범죄만을 떼어내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하는 것은 수사의 효율을 크게 저하시켜 국가 부패수사 역량을 저해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사권 조정 법안에서는 검·경의 수사가 경합하는 경우 '먼저 영장을 신청한 수사기관이 어디인지' 등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수사 주체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수정안에 따르면 공수처가 검·경 수사 착수단계부터 고위공직자 수사 개시 여부를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며 "공수처가 임의로 검·경의 사건을 이첩받아간 뒤 '과잉수사'를 하거나 수사착수를 지연해 '부실 수사'를 하는 등 권한을 남용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 형사사건 즉시항고·준항고 제기기간 '7일'로 =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 이외에도 형사소송법,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법률안 26건을 가결했다. 형사소송법,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법안 4건의 경우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시한이 이미 지났거나 입법시한 도과를 앞두고 있어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선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형사사건 즉시항고·준항고 제기기간을 각각 현행 3일에서 7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 즉시항고 제기기간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2015헌바77)을 내리면서 올해 말까지 개선 입법을 마치라고 국회에 주문했기 때문이다.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체포·구속영장을 집행할 때 '사전에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피의자가 숨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다른 사람의 주거나 사무실, 차량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이 역시 헌재가 지난해 4월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으므로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난다"며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2016헌가7)에 따른 것이다.

개정된 법률은 공포한 날부터 바로 시행된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우선 범죄수사를 위해 이뤄지는 통신제한조치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 총 연장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내란죄·외환죄 등 국가안보 관련 범죄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총 연장기간을 3년 이내로 규정했다. 지난 2010년 헌재가 "통신제한조치의 총 연장횟수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2009헌가30)을 내린지 9년만이다. 당시 헌재는 입법시한을 2011년 말로 정했다.


개정안에는 검찰·경찰이 다른 방법으로는 범죄실행을 막기 어렵거나 범인 발견·확보, 증거 수집·보전이 어렵다는 '보충적인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실시간 위치정보 추적자료 요청이나 특정한 기지국에 대한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받은 검찰이나 경찰이 △기소중지·참고인중지결정 처분을 내린 날부터 1년(국가안보 관련 범죄 등의 수사가 목적인 경우 3년)이 지났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받은 날부터 1년(국가안보 관련 범죄 등의 수사가 목적인 경우 3년)이 지나면 그 기간이 경과한 날부터 30일 안에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받은 사실과 제공요청기관, 기간 등을 정보주체인 전기통신가입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또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 사실을 통지받은 당사자가 자료제공 요청 사유를 알 수 있도록 수사기관에 신청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수사기관은 국가안전보장을 해칠 우려가 있는 등의 예외적인 사유 외에는 30일 안에 그 사유를 통지하도록 했다. 


수사기관이 특정 기지국을 거쳐 이뤄진 전화통화와 수·발신자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수집해 범죄수사에 활용하는 이른바 '기지국 수사'에 대해 지난해 6월 헌재가 "정보주체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등의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2012헌마191 등)을 내리면서 내년 3월 말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 '대체복무제 도입' 법안도 국회 본회의 통과 = 내년 1월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위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병역법 개정안도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대체복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2011헌바379 등)을 내리면서 대체복무제 입법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정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대체복무요원은 36개월 동안 합숙 형태로 교정시설 등 대체복무기관에서 공익에 필요한 업무를 하게 된다. 다만 무기·흉기를 사용하거나 이를 관리·단속하는 행위 등은 업무에 포함되지 않도록 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교정시설 근무로 단일화하되, 제도가 정착되면 복무 분야를 다양화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기관 종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대체역 편입신청에 대한 심사는 병무청 소속인 '대체역 심사위원회'에서 맡게 된다. 심사위는 위원장과 4명의 상임위원을 포함해 29명으로 구성되는데 △국가인권위원장이 5명 △법무부 장관이 5명 △국방부 장관이 5명 △병무청장이 5명 △국회 국방위에서 4명 △대한변호사협회에서 5명을 각각 추천하게 된다. 심사위 위원은 판사와 검사, 헌법연구관, 변호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으로 10년 이상 재직하는 등 일정한 경력을 갖춰야 임명·위촉될 수 있다. 심사위는 대체역 편입신청에 대해 최장 150일(기본 90일+연장 60일) 안에 인용이나 기각, 각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대체역 편입을 신청한 사람은 변호사로부터 조력받을 권리를 가지며, 심사위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

대체복무요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복무를 이탈하면 이탈한 일수의 5배를 연장해 복무하게 된다. 부정한 방법으로 대체역으로 편입된 경우에는 편입이 취소되는 동시에 편입 전 병역 종류로 돌아가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병역법 개정안은 병역준비역·현역·예비역·보충역·전시근로역 외에 여섯 번째 병역의 종류로서 '대체역'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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