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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

[주목 이사람] “직장 동료애는 여성변호사의 버팀목”

정교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변호사
국제중재분야서 15년 활동… 또 새로운 영역 도전

"동료와 선·후배들의 든든한 '얼라이십(Allyship, 동료애)'이 제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죠." 

 

법원과 대형로펌, 글로벌 기업을 두루 거치며 여성변호사들의 '멘토'로 활약하고 있는 정교화(47·사법연수원 28기·사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변호사의 말이다. 

 

정 변호사는 은행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 나간 아버지를 따라 영국에서 고교시절을 보냈다. 90년대 초반까지 '아웃바운드' 사건을 수행할 수 있는 한국 로펌이 드물었기 때문에,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은 기업법무를 처리할 때 외국 로펌에 의존했다. 이런 현장을 목도한 그는 막연하게나마 우리나라 기업을 돕는 국제적인 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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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아버지께서 현지에 자회사를 설립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외국 로펌을 상대하는 게 생각보다 까다롭다며 국제적인 역량을 갖춘 한국 변호사가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때부터 어렴풋이 법조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귀국 후 법대에 진학해 사법시험을 공부할 때는 한자에 익숙하지 않아 고생을 좀 했지요(웃음)."

 

부친 따라 영국에서

고교시절 보내며 변호사 꿈꿔


우수한 성적으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예비판사로 법조인의 첫발을 내딛었다. 그는 법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법조의 중심은 사법부이고, 법원에서 어떻게 분쟁을 해결하는지 꼭 경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법원에선 그의 뛰어난 영어 실력이 빛을 발했다. 예비판사로 임관한 1999년 9월 서울에서 제8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가 열렸다. 그는 대법원으로 소속을 옮겨 윤관(84·고시 10회) 당시 대법원장의 원고 번역과 동시통역 업무를 수행했다. 2001년 정식 판사로 임관할 때는 선망의 대상이던 서울행정법원에 발령받았다. 판사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그는 4년 만에 돌연 사직하고 로펌행을 택했다.

 

연수원 수료후 예비판사로 첫발

 4년 만에 로펌行

 

"판사로서의 삶이 불만족스러웠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법조인'이라는 어린 시절 꿈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결국 지금이 아니면 꿈을 실현할 수 없다고 마음먹고 결단을 내렸습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들어간 그는 국제중재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처음 입사할 때부터 저는 '송무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꽤나 당돌한 행동이었지요(웃음). 다행히 김앤장은 개인이 가진 역량과 강점을 최대한 살려주는 분위기가 있었고, 덕분에 국제중재 분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15년가량 정말 '신나게'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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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 정 변호사는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그의 멘토가 된 인연들을 만난다. 

 

"잠시 파견 근무를 했던 미국 로펌 스캐든(Skadden)에서는 3명의 여성 멘토를 붙여주었습니다. 가장 나이가 많으셨던 다나 프레이어(Dana Freyer) 변호사님은 당시 60세가 넘으셨지만 언제나 활력이 넘쳤고, 중재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루셨어요. 다른 변호사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국과 미국에서 활약하던 선배 여성 변호사들로부터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보다는 조금 앞서 여성의 커리어 확장을 이뤄냈기 때문에 보고 배울 점이 정말 많았습니다." 

 

로펌 변호사로서 탄탄대로를 걷던 그는 다시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지난해 글로벌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정책·협력·법무실 대표변호사로 새출발을 한 것이다.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급변하는 시대에서, 격변하는 현장의 선두에 있는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면 배울 점이 많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법과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알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의 의사결정 방법이나 대응 방식 등을 경험해보니 시야가 더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인데, 이러한 기회가 주어진 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후배 여성 변호사들에게 "여유를 가지고, 끝까지 버티라"고 조언한다.

 

"삶의 균형을 위해 스스로에게 어느 정도 여유를 주어야 합니다. 하루에 써야 할 능력치가 100이라면, 70은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데, 20은 갑자기 발생하는 급박한 일들을 처리하는 데 쓰고, 마지막 10은 자기를 위해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여유가 없으면, 멀리 갈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끝까지 버텨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동료, 선·후배들의 든든한 얼라이십이 필수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가 여성은 물론 우리 모두가 직장에서 버틸수 있는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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