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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8월부터 시행 ‘부패재산몰수법’ 보완작업 시급

조직적 사기범 은닉재산 국가가 찾아 피해자에 반환

보이스피싱이나 유사수신, 다단계판매사기 등 조직적인 사기범죄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범죄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범죄자가 빼돌린 재산을 국가가 찾아내 돌려주도록 한 개정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 지난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재산 회복 절차와 관련한 세부 규정에 미비점이 많아 시행령 등에 대한 보완 작업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검찰도 비슷한 제도를 먼저 도입한 외국 사례를 연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개정 부패재산몰수법은 법 적용 대상인 부패범죄의 범위에 △범죄단체를 조직해 범행한 경우와 △유사수신행위수법·다단계판매 방법으로 기망한 경우 △보이스피싱 등 특정 사기범죄를 추가하는 한편, 이들 사기범죄로 인한 피해재산을 '범죄피해재산'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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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재산몰수법상 범죄피해재산으로 지정되면 국가(검찰)가 범인으로부터 재산을 몰수·추징해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 기존에는 횡령·배임죄의 피해재산만 범죄피해재산으로 규정돼 보이스피싱 등 사기범죄 피해자가 피해재산을 되찾으려면 직접 범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개정법이 시행되면서 보이스피싱범 등에 대해서도 검찰이 법원에서 몰수·추징 명령을 받아 범죄피해재산을 동결할 수 있게 됐다. 피해자는 검찰로부터 몰수·추징 재산 명세와 가액, 환부청구 기간 등을 통지받은 뒤 관할 검찰청에 반환을 청구하면 된다.


다만, 이 같은 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범죄피해재산으로서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해야 한다.


‘논스톱 피해 회복 서비스’

 세무규정에 미비점 많아

 

대규모 사기범죄 피해자에게도 '논스톱 피해회복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피해자들의 권익 보호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지만, 제도 시행에 따라 예상되는 부작용을 파악해 대책을 세우는 한편, 피해회복과 관련한 세부 절차도 서둘러 완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정법 시행 이후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유죄 확정 사건이 없어 검찰이 실제로 범죄피해재산을 찾아 환부한 사례는 아직 없다.

 

대검 관계자는 "개정법에 따라 검찰이 범죄피해재산을 몰수해 피해자들에게 반환한 사례는 아직 없지만 내년부터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제도가 악용될 경우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어 시행령 보완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외국 사례도 연구중이다. 이를 위해 대검은 최근 2명의 검사를 일본 법무성에 출장 보냈다. 부패재산몰수법이 일본의 '범죄피해재산등에 의한 피해회복급부금지급에 관한 법률'을 참고해 만든 법률인 만큼 실무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부작용이나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선의의 피해자 없게 시행령 보완 등

면밀한 검토를”

 

박승환(42·사법연수원 32기) 대검 범죄수익환수과장은 "새 제도는 피해자가 범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등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만 민사법의 영역을 형사절차로 들여와 검찰이 집행법원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며 "논스톱 피해회복 서비스의 시행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검찰은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인데, 거기서 벗어나 검찰이 피의자(피고인)의 재산을 일괄해 몰수·추징해버리면 피해자로서는 유죄 확정 판결이 나고 검찰이 알아서 분배해 줄 때까지 손놓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전에 합의나 소송 등을 통해 보다 신속하게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부절차 규정도 보완해야 한다. 부재재산몰수법 시행령은 단 9개의 조항만으로 환부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 검사는 회복대상재산을 보관하게 된 경우 피해자에게 △재산을 보관하는 검찰청 △재산의 그 가액 △환부를 청구해야하는 기간 등을 지체없이 통지하고, 피해자는 회복대상재산을 보관하고 있는 검사에게 환부를 청구하면 된다는 내용 등이다. 환부 청구를 받은 검사는 신속하게 회복대상재산의 환부 여부에 대해 결정하되, 같은 부패범죄의 피해자가 2인 이상인 경우에는 회복대상재산만으로 범죄피해재산을 모두 환부할 수 없을 땐 피해자의 범죄피해재산의 가액에 비례해 환부한다는 내용 정도다.

 

박 과장은 "현재 법무부와 함께 많은 연구중에 있다"며 "현재의 시행령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시행규칙 등도 따로 만들고 이의신청 규정과 그 양식 등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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