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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토론

[찬반토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법안이 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객관적·중립적인 새로운 수사기관을 만들어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의 폐단을 막고 고위공직자 관련 비리를 엄단하기 위해 공수처 신설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높지만, 공수처 신설은 헌법기관인 검사의 수사·기소권한을 배제하는 것으로 헌법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권력분립 원칙에도 어긋나 위헌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본보는 우리나라 수사구조 개편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공수처 신설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소개함으로써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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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贊 ] 김지미 변호사 (민변 사법위원장)

 

비대해진 검찰권한 분산… 기소독점주의 견제

어느 조직보다도 '정치적 중립 장치'도 확보


공수처는 현 정부 들어서 가장 강력히 그 설치가 추진되고 있지만 도입이 논의된 지는 벌써 20년을 훌쩍 넘어섰다. 공수처는 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국정과제이자 검·경 수사권조정과 더불어 검찰개혁의 핵심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공수처 도입의 출발점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으나 제대로 처벌받지 않던 정경유착과 권력형 비리의 척결 수단이었다. 역대 정권 중 권력형 비리나 정경유착에서 자유로운 정권은 없었다. 5공 비리, 수서 사건, 율곡비리,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김현철씨 비리사건, 이용호 게이트 등 정권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의 경제 위기를 몰고 온 원인 중의 하나도 뿌리 깊은 권력형 비리였다. 검찰은 거악을 척결한다는 명목 하에 198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설치하였으나 오히려 권력의 하수인이라는 오명을 받은 끝에 2013년 폐지되었다. 1993년 이후 검찰총장 19명 중 중수부를 거친 특수통이 9명에 이를 정도로 대검 중수부는 검찰 내 대표적인 승진 코스가 되어 권력으로부터 독립되기는커녕 권력의 하명을 받아 수사하는 정치 검찰의 대표 주자가 되었다.

 

공수처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부로 이어지는 권력형 비리의 반복 속에서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는 독립적인 반부패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하에서 그 설립이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대규모 부정부패는 고위공직자의 범죄와 필연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정치인, 고위 관료, 기업가와 같은 엘리트층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부패의 전리품을 나누며 현 질서의 유지를 통해 기득권을 수호, 강화하는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 유형에 속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히고 있는데, 검찰 또한 이 엘리트 카르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이 수많은 검사 비리 사건을 통해 확인이 되었다.

 

공수처를 설치하게 되면 권력형 비리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본래의 목적과 더불어 검찰의 권한을 분산, 견제하는 검찰 개혁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과거 거대 비리 사건을 처리하는 검찰의 행태와 고위직 검사들의 비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도출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검찰은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를 통해 정치권력이 개입된 수많은 사건에서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을 해하는 기소 혹은 불기소를 행하였다. 검찰의 비대해진 권한을 분산하고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견제 방안으로 공수처의 설치를 주장하게 된 것은 역사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회에서는 끊임없이 공수처 설치 법안이 발의되었고 시민사회에서는 반부패와 검찰개혁의 수단으로 공수처의 설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 대다수가 공수처 설치를 바라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는 견해의 근거는 '공수처가 옥상옥이 될 것이다',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공수처는 검찰의 권한을 그대로 둔 채 유사한 기능을 가진 조직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권한 중 일부를 수평적으로 분산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옥상옥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 정치적 중립성 면에서도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법안을 보면 그 어느 조직보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여러 장치를 해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법제상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그로 인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중립이 의심받지는 않는다.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치적 중립성이 침해된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되지 않으려면 공수처를 설치하지 않고도 권력형 비리와 정경유착을 척결하고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분산시켜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국회에 부의된 법안은 반부패 독립기구, 검찰의 권한을 분산, 견제하기 위한 기구라는 본래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오히려 수정 보완되어야 한다. 우선, 일부 범죄에만 기소권을 인정하고 검사나 수사관의 규모가 지나치게 작아 공수처 본연의 역할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국무위원에게도 요구하지 않는 국회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고 있어 체계적합성이 떨어진다. 처장의 국회 보고의무 관련 개별 사건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밖에 검사와 수사관의 자격요건이나 기소심의위원회(권은희 안)도 논의가 필요하다. 여러 과제가 아직 남아있지만 그럼에도 이제는 부패의 카르텔을 끊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해야 한다.

 

 

[ 反 ] 박인환 변호사 (바른사회 시민회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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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의 사찰 또는 수사기관 위험성 커

검찰의 정치화 가속… 권력분립의 원칙도 위배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논란은 어제 오늘 생긴 일이 아니다. 원래 공수처 설치는 민변의 숙원사업인 국가보안법폐지 활동과 함께 1996년 15대 국회에서부터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입법청원 운동으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당시 공수처 설립 논의는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 사건 수사에 대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서 비롯되었다. 고위공직자 비리를 중립적으로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제’의 도입과 더불어 ‘부패방지법’ 제정에 의한 독립적인 부패방지 전담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먼저 1999년 특별검사제가 도입되었고, 2001년에는 부패방지법의 제정으로 부패방지 전담기관으로서 ‘부패방지위원회’가 설치되었다. 그 후 2014년에는 개별 입법에 의한 특검에서 더 나아가 제도적 ‘상설 특검’과 함께 대통령의 가족이나 측근의 비리 감찰을 위한 ‘특별감찰관’ 제도를 도입하였으나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는 2년 이상이 지나도록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그 사이에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조사 및 공개 등을 위한 ‘공직자윤리위원회’와 불법자금의 출처 조사 및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금융정보분석원’이 따로 설치되었으며, 부동산실명제와 금융실명제가 도입되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소관으로 부정청탁금지법,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이 제정되는 등 고위공직자들의 부패방지 및 단속을 위한 기반은 어느 선진국 못지않게 거의 완벽하게 갖추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기존의 검찰과 부패방지위원회, 특검과 특별감찰관의 기능을 배제하고 다시금 공수처 설치를 시도하는 것은 결국 공수처가 대통령 직속의 사찰 또는 수사기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크다.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어디에도 공수처와 같은 조직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공수처의 모델로 제시된 홍콩의 ‘염정공서’나 싱가포르의 ‘탐오조사국’은 검찰제도가 발달하지 않은 도시국가 성격의 작은 나라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독자적인 부패방지 전담 기구에 불과하다(둘 다 수사권만 있고 기소권은 없음).

 

문제가 된 공수처법안을 살펴보면, 공수처장은 국회의 복수 후보자 추천을 받지만 최종적으로는 정부 여당과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임명하게 된다. 수사처검사도 공수처장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그 중 검사 출신은 정원의 절반 이하이고 나머지는 다른 데서 채워져야 한다. 그런데 최근까지 ‘법무부의 민변화’ 현상을 돌이켜 보면 결국 공수처검사와 수사관 등 상당수가 민변 또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채워지게 되는 등 ‘공수처의 민변화 또는 참여연대화’가 우려된다.

 

더구나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사건이첩 요구 등 우월적 지위가 있으므로 정권 실세에 대한 검찰 수사를 부당하게 중단시키거나 축소, 은폐할 수도 있다. 공수처검사는 군(軍) 검찰권과 함께 일반 고위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수사권만 가지지만 전·현직 판사와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직접 기소권도 가진다. 그러나 전·현직을 막론하고 고위공직자라는 이유만으로 별도로 수사를 받고 기소되거나, 수사 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 공수처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는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국가 형벌권 적용의 통일성 원칙에 위배된다.

 

결국 공수처의 설치는 처음 검찰 개혁의 의도와는 달리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해치게 되고 결국 검찰의 정치화를 가속시키게 된다. 정치적인 이유로 고위공직자의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으며 공무상 비밀누설이나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언론까지 수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민변에서도 대통령 산하에 또 다른 사정기관을 만든다면 정치권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공수처보다는 비상설 기구이면서 언제든지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수사가 가능한 특검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검찰에 대한 불신으로 공수처 설치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 보이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 대안으로 ‘국민권익위원회’의 기능 중 원래의 부패방지 기능을 분리하여 독립적인 부패방지 기관으로서 ‘국가청렴청’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국가청렴청에는 고위 공직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 관련 부정부패에 대한 수사와 함께 공직자 재산등록 및 공개, 부패방지를 위한 정책수립과 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담당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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