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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변호사의 노동법률 읽기

[김보라 변호사의 노동법률 읽기]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

[2019.11.25.] 

 

 

많은 기업에서 영업비밀 보호와 핵심인재 유출 방지 등을 위해 근로자가 퇴직 이후에 사용자와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에 취업하거나 경쟁업체를 설립, 운영하는 등 경쟁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내용으로 하는 서약서 등을 작성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의 서약서 작성만으로 사용자와 근로자간 경업(전직)금지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그 약정이 유효한 것인지 등이 문제된다. 근로자가 퇴사 후 경쟁사로 이직한 경우 사용자가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며 제기하는 전직금지가처분신청, 손해배상소송 등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 법원은 기본적으로 경업금지약정의 존재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경업금지약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여 일반 소비자의 이익을 해칠 수 있으며, 근로자의 생계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03. 7. 16. 자 2002마4380 결정 등). 따라서 입사할 때 작성한 근로계약서의 한 항목으로 기재되어 있는 정도만으로는 경업금지약정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이 체결된 경우라도, 그 약정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대법원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함에 있어,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위의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와 관련해서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과 관련하여 중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지위, 업무에 종사하였는지가 주로 문제될 것이다.


경업 제한의 기간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전직금지의무를 부과의 목적이 종전에 근무하던 직장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업비밀의 존속기간을 넘는 기간까지 전직을 금지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2마4380 결정 등). 또한 경업 제한 지역이나 대상 직종이 금지의 목적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가의 제공과 관련하여, 하급심 판결은 경업금지약정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대가의 제공이 필수적이라는 취지로 보고 있다. 그러나 퇴직 후 근로자의 경업이 중요한 영업비밀 누설과 관련되는 등 사용자에 대해 현저하게 배신적인 경우에는 대가조치가 없더라도 사용자를 구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근로자의 퇴직 경위와 관련해서는 사용자가 부당하게 퇴직을 강요하는 등 퇴직에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경업금지약정의 효력이 부정될 소지가 크다. 사용자는 전직금지약정을 위반한 퇴직 근로자에 대하여 전직금지가처분신청 및 전직금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그와 더불어 위반행위 1일당 일정 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간접강제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전직금지약정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데, 구체적인 손해의 주장·입증이 어려우므로 전직금지약정 체결 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위약금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김보라 변호사 (bora.kim@barunlaw.com)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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