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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중 화장실 이용 제한은 인권침해"

인권위, 법무부장관에 "시험운영 방식 개선하라" 권고

변호사시험 중 응시자들의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는 현행 시험운영 방식은 헌법이 보호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올해 변호사시험에 응시한 A씨가 "변호사시험 중 화장실 이용 제한은 인권침해"라며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진정을 받아들였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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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변호사시험 시 화장실 이용 제한으로 수험생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현행 시험운영 방식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1월 제8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한 A씨는 "변호사시험에서는 화장실 이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시험시간이 2시간을 초과하는 민사법 기록형·사례형 시험의 경우에만 시험 시작 후 2시간이 경과하면 시험관리관의 지시에 따라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면서 "2시간이 넘지 않는 과목이라 할지라도 원칙적으로 화장실 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변호사시험 일시, 장소 및 응시자 준수사항 공고'에 따르면 변호사시험은 4일 간(1일 휴식) 총 10과목이 진행되고, 시험시간은 과목별로 1시간 10분~3시간 30분으로 정해져 있다. 수험생은 각 과목 시험 시작 35분 전까지 시험실에 입실해야 하고, 매 시험 시작 20분부터는 이동이 금지된다. 시험시간 중에는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며, 시험시간이 2시간을 초과하는 민사법 기록형(3시간), 사례형(3시간 30분) 시험의 경우 시험시작 후 2시간이 경과하면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장애인이나 임산부,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의사의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수험생이 시험 응시서류를 접수하면서 관련 사유를 소명하면 화장실 사용이 가능하다. 사전에 특별한 사유가 소명되지 않은 수험생의 경우 원칙적으로 화장실 이용이 금지되지만, 부득이하게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 다시 시험실에 입실할 수 없는 조건으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퇴실할 때까지 작성한 답안지는 채점되며 다음 시험과목에도 응시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변호사시험 중 화장실 이용 제한은 부정행위 방지와 시험의 공정성, 일반 응시자들이 방해받지 않고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것"이라며 "화장실을 가는 경우 다시 입실할 수는 없지만, 퇴실 시까지 작성된 답안지는 정상적으로 채점될 뿐만 아니라 임산부 등 불가피한 경우 따로 고사장을 마련해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시험 중 수험생의 화장실 이용을 허용할 경우 부정행위나 다른 수험생들의 집중력 보호와 관련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가피하게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생리적 욕구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에 헌법상 보호가치가 더 크다"고 밝혔다.

 

특히 "변호사시험의 경우 시험의 경쟁 정도와 난이도를 고려할 때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해당 과목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사실상 시험 전체를 포기하는 선택과 다를 바 없다"며 "응시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권위는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자의 화장실 이용 제한 관련 진정도 받아들여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게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도 국가기술자격시험과 공무원 선발시험에서의 화장실 이용 제한 문제에 대해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각 시험 주관기관에 화장실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인사혁신처 등은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2017년부터 일부 지방공무원 선발시험과 7급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 5급·7급 민간경력자 일괄채용 시험 등에서 화장실 이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시험 운영 방법을 변경했다. 또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토익시험 등 다양한 시험에서 응시생들의 화장실 이용에 제한이 없는 것으로 인권위는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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