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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9주년 특집

[창간 69주년 특집] 법학박사 학위 취득자 연간 ‘100명대’로 추락

법률신문 창간 69주년 특집 ‘로스쿨 10년 명암 분석’

법학박사 학위 취득자가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연간 100명대로 추락했다. 2009년 도입된 로스쿨 제도가 지난 10년간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실무가를 교육을 통해 법조인으로 양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지만, 법학을 연구하는 학문 후속세대를 키우는 데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본보가 창간 69주년을 맞아 로스쿨 제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면서 학문으로서의 법학이 고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197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로스쿨이 문을 열기 직전인 2008년 법학박사 학위 취득자가 175명까지 떨어진 이후 100명대로 추락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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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박사 학위 취득자는 2009년 222명, 2010년 231명, 2011년 221명, 2012년 242명, 2013년 230명, 2014년 234명, 2015년 227명, 2016년 241명, 2017년 202명 등으로 꾸준히 200명 이상 배출됐다. 그러다 지난해 그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이다.

 

2009~2017년 200명 이상 배출

 작년은 197명으로

 

법학석사 학위 취득자 통계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반대학원 등에서 법학을 전공한 석사과정 졸업생은 물론 로스쿨생도 졸업 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기 때문이다. 로스쿨 1기생이 졸업한 2012년 법학석사 학위 취득자는 2563명에 달했다. 전년도인 2011년 919명보다 2.8배나 급증했다. 이후 매년 2700여명의 법학석사가 배출되고 있다.

 

법학박사 학위 취득자 감소는 로스쿨 제도 시행에 따라 주요 대학이 학부에서 법학과를 폐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은 로스쿨을 설치한 대학은 법학과(법과대학)를 둘 수 없도록 강제하고 있다. 법학전문석사를 취득한 로스쿨 졸업생 대부분이 법학 연구보다는 판·검사와 변호사 등 실무분야로 진출하는 것도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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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법학교육의 중심이 이미 로스쿨로 옮겨진 상황에서 로스쿨이 설치되지 않는 대학의 법대에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로스쿨을 졸업한 학생 중에서 우수한 자원이 계속 학교에 남아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장학금은 물론 논문 발표 기회 확대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로스쿨 졸업 직후 이른 시점에 조교로 임명한 다음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지원해 연구자로 양성하는 방안 등을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로스쿨 법학전문석사 과정과 박사 과정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공동학위(Joint-Degree) 제도를 만들거나 미국 로스쿨에서 운영하고 있는 펠로우십(Fellowship) 프로그램처럼 로스쿨 졸업 후 강의와 연구를 일정기간 동안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로스쿨 설치 대학에

‘법학과 폐지’가 주요 원인으로

 

1만명 넘게 배출되던 법학사 학위 취득자도 2015년 8972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만명대 미만으로 떨어진 이후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6258명까지 줄었다. 로스쿨을 설치한 대학의 법학과가 폐지된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로스쿨이 없는 대학들도 법학과를 로스쿨 진학을 위한 자유전공학부나 공무원시험 준비를 위한 경찰행정학과 등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부 법학 전공자도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2009년 이후 매년 1만명 넘게 배출되던 법학 전공자(석·박사 포함)도 2017년 9985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법조계에서는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위해 학부 법학교육을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변호사는 "법치와 민주의 마르지 않는 샘이 되어야 할 대학에서 교양법학, 선택과목으로서의 법학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비판적 지식인의 공급이 중단된다는 말과 다름없다"며 "학문후속세대의 양성과 학문으로서 법학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부에서도 법학교육이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문후속세대 양성

‘법학’ 명맥 유지위한 대책 절실

 

한편 한국연구재단 학술지 인용색인(KCI,Korea Citation Index) 데이터에 따르면 법학분야 연도별 논문 수는 2009년 4081건, 2010년 4203건,2011년 4181건. 2012년 4285건, 2013년 4418건, 2014년 4547건, 2015년 4373건, 2016년 4431건, 2017년 4352건, 2018년 4268건을 기록했다. 로스쿨 도입 이후 10년간 연간 평균 4200건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 명맥은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 로스쿨 교수는 "학문후속세대 양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앞으로 논문 건수도 감소할 것"이라며 "로스쿨에서 법학전문박사 학위를 받는 과정도 2년만 하면 요건이 충족되기 때문에 학문적인 면에서 깊이 있게 연구하고, 수준 높은 연구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