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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새 재판부 "진지한 성찰 바탕으로 공방했으면"

재판부 변경 후 첫 재판…"지나치게 법 기술적 접근하면 국민 눈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새로 맡아 심리하게 된 재판부가 "대단한 사회적 참사가 일어난 데 대한 진지한 성찰이 바탕에 깔린 사태에서 법리적·사실적 공방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피고인과 변호인들에게 당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열린 애경산업·SK케미칼 임직원들의 공판에서 이렇게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해의 측면에서 그야말로 사회적 참사라 불리는 결과가 일어난 사건"이라면서 "그럼에도 피고인들이 어느 정도 책임을 질지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엄격한 증명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억울한 사정을 이야기할 기회는 충분히 드리겠지만, 지나치게 법 기술적으로 접근한다는 인상을 주면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릴 것"이라고 당부했다.


애초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12차례 공판이 진행됐지만, 지난달 재판부가 형사합의23부로 바뀌어 이날 첫 기일이 열렸다.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일부 피고인들이 재판부 기피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형사합의27부 재판장인 정계선 부장판사의 남편인 황필규 변호사가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공정한 재판을 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들의 기피 신청을 직접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다만 재판장의 요구에 따라 재배당하는 형식을 취해 형사합의23부로 사건을 넘겼다.


새 재판부의 당부에 상당수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판매에 관여한 회사 관계자로서, 중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러면서도 피고인 측의 모든 변호인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다투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들은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과실과 인명피해의 발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엄격하게 증명되지 않았다거나, 공범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들의 주장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증거를 가지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재판을 끝내고픈 욕심을 갖고 있다"며 "내년 안에 결론이 나오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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