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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실 비치 메모용 의자… 변호사들 크게 ‘반색’

기존 철제의자에는 필기도구 놓을 수 없어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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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최근 전국 검사실에 배치한 메모용 의자가 변호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현행 인권보호수사준칙과 내달부터 시행되는 인권보호수사규칙은 모두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때 피의자와 변호인이 중간중간 조사 내용 등을 간단히 메모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검사실에 기존 배치된 철제 의자는 팔걸이나 접이용 책상이 없어 메모지나 필기구를 놓을 곳이 없었다. 이때문에 피의자와 변호인들은 다리 위에 메모지를 얹어놓고 불편하게 메모를 해야 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피의자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조력권을 강화하겠다고 말로만 떠들었지 이를 위해 아무런 편의 제공도 하지 않고 있다는 원성도 터져 나왔다.

 

그러다 한 검사의 아이디어가 상황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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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변호인들이 불편하게 메모를 하는 모습을 보며 개선 필요성을 고민하던 박은혜(39·사법연수원 39기·사진) 검사가 지난해 자신이 근무하던 부산지검에서 열린 인권간담회에서 "피의자, 변호인의 메모가 가능하도록 학원이나 대강당에 있는 책상이 달린 의자를 검사실에 배치하면 어떻겠느냐"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박 검사의 의견을 접수한 대검찰청 인권부는 취지에 공감해 지난해 12월 인권감독관이 배치된 전국 12개 지검 검사실에 메모용 의자 227개를 시범 배치했다. 

 

시범 사업 결과 변호인들의 반응이 뜨겁자 대검 인권부는 전국 검사실에 메모용 의자를 비치할 것을 법무부에 건의했고, 법무부도 이를 받아들여 신속하게 관련 예산을 배정했다. 이후 대검 인권부는 시범 사업 결과와 일선 검찰청 의견을 추가로 반영해 검사실에 적합한 메모용 의자 모델을 개발하고 시제품을 제작해 일선 청에 제시했고, 일선 청은 각 검찰청 실정에 맞게 모델을 선정했다.

 

작년 부산지검 인권간담회서

박은혜 검사가 제안


그 결과 올해 1541개의 메모용 의자가 전국 검사실에 추가 비치됐다. 검찰은 내년에는 일선 검찰청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및 변호인을 위해 필요한 수량이 충분히 비치될 수 있도록 메모용 의자 추가 구입을 위한 예산도 신청했다. 박 검사가 제안한 메모용 의자는 대검이 선정한 2019년 1분기 인권수사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변호사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적합한 모델 개발

 전국 검찰청에 1541개 비치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근 검찰이 피의자 조사 과정에 참여한 변호인들의 메모도 덜 제지하고 메모용 의자까지 비치해줘 많이 편해졌다"며 "검찰이 피의자와 변호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인천변회 소속의 한 변호사도 "과거 검사실에서 변호사들이 앉던 철제의자는 그 의자에 앉는다는 자체만으로도 위축되고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검찰의 변화를 환영한다"고 했다.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1분기

‘인권수사 우수사례’에

선정 되기도

 

한 변호사는 "검찰이 피의자 신문 일정을 잡을 때 변호인 일정도 고려해 주면 좋겠다"며 "법원, 경찰은 변호인의 일정을 물어 다음 공판기일 또는 신문일정을 잡는데 유독 그게 안되는 곳이 검찰"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피의자 신문 때 중간에 휴식시간을 줘 피의자와 변호인이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줬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검찰청 내에 접견실이 있어야 하는데 거의 전무하다. 이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검찰 구성원들의 인권의식을 높이고 법조계 안팎의 의견을 경청해 사건관계인의 권리가 단순히 법조문 속 권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보장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되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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