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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법상 항공종사자에 대한 선임 감독상 상당한 주의의무 위반 여부

[ 2019.10.25. ]


1. 판결의 표시

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7두47045 판결



2.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원고(아시아나항공) 소속 B777-200ER 항공기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이 사건 공항’)에서 착륙하던 중 활주로 앞 방파제 부분에 랜딩기어가 부딪히면서 승객 3명이 사망하고 29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가 피고(국토교통부장관)로부터 45일의 항공기 운항정지처분(‘이 사건 처분’)을 받자 그 취소를 청구한 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비행과 관련한 조종사 편조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를 게을리 하였고, 소속 항공종사자들에 대하여 항공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 · 훈련 등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위와 같은 원고의 주의의무 위반이 이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 판결을 확정하였습니다.



3. 해설

가. 사실관계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운항하던 원고 소속 B777-200ER 항공기 214편(OZ214, 등록번호 HL7742)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2013. 7. 6. 11:28(태평양 표준시, 한국시각 2013. 7. 7. 03:28)경 이 사건 공항에 착륙하다가 28L 활주로 앞 방파제 부분에 랜딩기어가 부딪혀 기체 후미 부분이 파손되고 화재가 발생하는 등으로 인하여 승객 291명과 승무원 16명 중 3명 사망, 29명 중상, 138명 경상의 인명피해와 1,339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이 사건 사고’).


이 사건 공항은 국토교통부에서 항공기 안전 운항에 있어 특기사항이 있다고 판단하여 지정한 특수공항이었습니다. 또한, 이 사건 비행기에는 기종전환 훈련을 받는 훈련기장과 교관기장이 탑승하였는데, 훈련기장은 B777 조종 경험이 거의 없었고 이 사건 공항으로는 최초로 비행하는 것이었으며, 교관기장은 이 사건 비행이 교관기장으로서는 처음 하는 것이었고 이 사건 공항으로 비행한 것은 10년 만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조종사는 착륙 과정에서 공항 관제탑으로부터 5해상마일(nm, 1해상마일 당 약 1.8km) 지점에서 일정 속도를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조종사가 하강률(시간당 비행기의 높이가 낮아지는 정도) 조작을 잘못하여 5해상마일 지점에서 정상적인 강하 경로에서 비행기가 너무 높게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조종사가 비행기를 더 빨리 강하시켜 활주로에서 나오는 강하 경로에 대한 신호를 잡기 위하여 자동조종장치(오토파일럿)를 작동(FLCH, 목표 고도로 자동 이동)하자, 비행기가 자동조종장치상 설정된 고도(접근실패고도)보다 낮게 위치해 있다고 인식하여 오히려 상승하면서 출력이 증가했습니다. 그러자 조종사는 고도를 낮추기 위하여 자동조종장치(오토파일럿)를 해제하고 출력을 공회전(idle)으로 바꾸었는데, 그 과정에서 자동출력제어장치(오토스로틀)가 대기(HOLD, 선택된 출력으로 계속 유지)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후 훈련기장이 항행지시기(F/D) 스위치를 끄는데, 원고 규정에 의하면 이 경우 양쪽 조종석의 스위치를 동시에 끈 다음 반대쪽 조종석에서 스위치를 다시 켜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관기장은 자신의 스위치를 끄지 않은 채 그대로 두었습니다. 만약 규정을 준수하여 양쪽 조종석의 스위치를 동시에 껐다면 자동출력제어장치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자동출력제어장치가 대기 상태에 놓이자 비행기의 추력이나 속도가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속도가 급격하게 하락하여 목표 속도보다도 느려졌고, 속도가 느려진 비행기가 양력을 잃으면서 강하 경로에 따른 하강률보다 급격하게 하강하였습니다.


원고 규정에 의하면 고도 500피트 이하에서 강하율과 속도 중 어느 하나라도 안정되지 못하면 조종사가 불안정 상태임을 선언하고 복행 절차(Go-around, 착륙을 포기하고 다시 상승하여 재차 착륙을 시도하는 것)를 수행해야 했으며, 당시 상황에 따르면 어느 조종사든 복행 절차를 수행할 권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종사는 계속 접근을 시도했고, 고도 200피트(약 60미터) 지점에서야 너무 낮은 속도로 강하 경로보다 낮은 고도에 있음을 깨달았지만 복행 시도를 100피트 이하 지점에서야 수행함으로써 비행기가 복행에 실패하고 후미가 방파제에 추돌하였습니다.


나. 관련법령

구 항공법 제115조의3 제1항 제45호(‘이 사건 규정’)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하거나 항공종사자의 선임·감독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의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항공기사고 또는 항공기준사고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은 항공운송사업자의 운항증명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항공기 운항의 정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 당시 행정처분 기준에 따르면 10명 이상 50명 이하의 사망(행정처분 기준상 중상자 2명은 사망자 1명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에서는 실제 사망자 3명과 29명의 중상자의 절반인 14명 합계 17명이 됩니다)의 경우에는 운항정지 60일, 재산피해 10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운항정지 30일을 받게 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운항정지 일수는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감경될 수 있습니다. 피고는 이러한 법령 규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발생을 이유로 2014. 12. 5.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원고가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이 사건 규정 후단의 ‘항공운송사업자의 항공종사자에 대한 선임 · 감독에 관한 상당한 주의의무’은 전단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준하는 주의의무 위반만을 의미하고, ②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조종사들에 대한 교육 · 훈련의 부족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보잉사가 자동출력제어장치(오토스로틀) 모드 전환에 관한 불충분한 정보만을 제공한 잘못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원고의 선임 · 감독상 과실이 존재하지 않거나 설령 존재하더라도 그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라. 법원의 판단

원심과 대법원은 ① 이 사건 규정은 전단은 항공사업자 자신에 의하여, 후단은 항공종사자에 의하여 발생한 사고에 관한 규정이기 때문에 이 사건 규정 후단에 따른 주의의무와 전단에 따른 주의의무가 동일할 필요가 없고, 항공종사자에 대한 선임 · 감독에 관한 상당한 주의의무는‘항공종사자에 의하여 통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예견하여 이를 회피할 수 있을 정도의 주의의무’를 의미하는 것이며, ② 이 사건 비행과 관련한 조종사 편조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를 게을리 하였고(다른 항공사 규정에 따르면 이 사건과 같은 조종사 편조가 불가능했고, 사고 발생 자체가 운항경험이나 교관경험 부족으로 발생한 것으로 조종사 편조가 부적절하였다고 볼 수 있음), 소속 항공종사자들에 대하여 복행 결정 권한 교육(당시 조종사들은 복행 권한이 각자 상대방에게 있다고 인식), 표준운항절차(항행지시기 스위치를 동시에 끄지 않음), 표준통화절차(고도 500피트 지점에서 안정되지 않은 상태임을 선언하고 복행을 시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음), 자동장치 시스템 오류 대응(계기판에는 자동출력제어장치가 대기 상태임이 표시되어 있었고, 속도도 나타나 있으며, 고도 219피트 지점에서 진입각 지시등이 모두 적색으로 바뀌어서 그 시점에서는 항공기가 정상보다 낮은 경로에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도 즉시 복행하지 않음) 등에 관하여 항공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 · 훈련 등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위와 같은 원고의 조종사들에 대한 선임 · 감독상 주의의무 위반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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