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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블랙리스트' 재판부, "공범 특정 필요" 공소장 변경 요구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가 "공소장의 공범이 어떤 공범인지 특정하라"며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송인권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의 2차 공판 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 준비기일엔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어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이 시작되자, 재판부는 "지난 기일에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검토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안 하셨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소장에 대한) 검찰 의견서를 보니 피고인들이 (실행행위자들과) 공동정범이든 간접정범이든 구속요건만 충족한다면 처벌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돼 있다"며 "일단 간접정범과 공동정범은 범행이 다르고 적용법도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간접정범이라도 고의성, 위법성, 책임성 등에 따라 변호인들의 방어권이 달라진다"라며 "이 부분이 특정 안 된 상태에서 증거조사를 한다면 모든 가능성에 대해 변호인이 준비해야 하고 재판부도 골라서 판단해야 한다는 건데 이건 형사소송법 원칙과 어긋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3000개의 증거를 냈는데 증거조사에 앞서서 검찰이 공범 부분에서 어떤 공범인지 간접정범이라면 어떤 종류의 간접정범인지를 특정해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또 "실행행위자와 피고인들이 어떤 공범 관계인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걸로 공소장 변경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을 간접정범으로 기소했다는 것이고 공판과정에서 공범인지 간접정범인지 달리 판단된다면 바꿀 수 있다는 여지를 둔 것이지 특정 안 한 건 아니다"라며 "방대한 공소장을 정리하는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11월 12일까지 마치라고 요청하고, 변호인들이 검토를 마친 후인 같은달 27일 1회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첫번째 공판 준비기일에 "공소사실을 보면 실행행위자 박모·정모·김모씨 등이 등장하는데 이 사람들이 피고인들과 공동정범에 해당하는지 등을 밝혀달라"며 "그리고 이들이 실행행위자이자 공동정범이라면 공소사실을 특정하고 직권남용 혐의와 양립이 가능한지도 밝혀달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여지가 분명히 있는 걸로 보인다"며 "공소장에 따옴표가 들어가 있는 부분도 있고 신 전 비서관이 전화를 안 받았다는 내용도 있는데 판사 생활을 20년간 했지만 업무방해죄에 대화 내용이 이렇게 자세히 나온 공소사실을 본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장관은 현직 시절인 2017년 6월부터 다음해 11월까지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명단을 만들어 사표 등의 동향을 파악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 전 비서관은 환경부 산하기관 인사선발 과정에서 청와대 내정 후보가 탈락하자 부처 관계자를 불러 경위를 추궁하는 등 부당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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