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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불심검문 시 정복 착용했더라도 신분증 제시해야"

인권위, 경찰청장에게 "관련 법령 준수하도록 업무관행 개선하라" 권고

경찰이 불심검문을 할 때 정복을 착용했더라도 경찰관직무집행법 규정대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는 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불심검문을 실시하는 경찰관이 정복을 착용했을 경우 신분증 제시 의무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경찰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와 관련 법령은 경찰관이 불심검문할 경우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국가경찰공무원의 공무원증'을 증표로 제시하면서 소속·성명을 밝히고 질문의 목적·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일명 '거리의 악사'로 활동하는 A씨가 "인근소란 행위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은 채 부당하게 불심검문을 해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경찰관 41명을 상대로 낸 진정과 관련해 경찰청장에게 "불심검문을 실시하는 경찰관이 정복을 착용했을지라도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업무관행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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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차림으로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A씨를 불심검문한 B경찰관이 소속된 경찰서장에게는 B경찰관에 대한 주의 조치와 함께 "향후 유사한 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해 소속 직원에게 인권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A씨는 '살려주세요. 월세가 밀려있습니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소지한 채 거리에서 색소폰을 연주해왔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는 등 부당하게 불심검문을 해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경찰의 신분증 제시 의무와 관련해 대법원은 지난 2004년 "신분증 제시는 검문 행위가 정당한 경찰활동임을 피검문자에게 알리는 기능을 하는 데에 있으므로, 정복을 입은 경찰관의 경우에는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검문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했다면 그 검문은 정당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결(2004도4029)을 내렸다. 지난 2014년에도 "불심검문을 하게 된 경위, 불심검문 당시의 현장상황과 검문을 하는 경찰관들의 복장, 피고인이 공무원증 제시나 신분 확인을 요구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검문하는 사람이 경찰관이고 검문하는 이유가 범죄행위에 관한 것임을 피고인이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불심검문이 위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다"는 비슷한 취지의 판결(2014도7976)을 내렸다.

 

그러나 인권위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경찰관이 정복을 입고 불심검문을 하더라도 신분증 제시의무가 해제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인권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의 입법 취지는 불심검문이 정당한 경찰활동임을 피검문자에게 알릴 뿐만 아니라 만약 불법적인 경찰활동일 경우 책임을 물을 대상을 명확히 밝힘과 동시에 상대방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질문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관들이 불심검문 시 정복을 착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신분증 제시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입법취지를 반영하지 못한 해석"이라며 "이같이 잘못된 해석이 다수 경찰관들에게 전파되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며 경찰청장에게 업무관행 개선을 촉구했다.

 

다만 인권위는 "이번 사건의 경우 A씨가 자신에게 행해진 불심검문이 자신의 연주행위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112신고에 따라 행해진 정당한 경찰활동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면서 "정복을 입은 경찰관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은 행위가 인권침해에 이른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의 부당한 업무방해와 위법·부당한 현행범 체포, 현행범 체포 시 과도한 유형력 행사, 부당한 촬영 제지, 모욕적 언사 등에 대한 진정은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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