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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 공개 과감히 확대하라"

국회의원 회관 ‘토론회’서 강력 제기

판결문 공개의 전면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 1월부터 개별 법원사이트가 아닌 하나의 통합된 사이트에서 판결문 인터넷 열람이 가능해지고 형사판결에서도 임의어 검색이 가능해지는 등 나름의 진전이 있었지만, 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변호사업계에서는 '판결문 입수에 있어서도 전관예우가 성행하고 있다'며 사법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판결문 공개를 과감히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용재(33·사법연수원 40기) 산건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판결문 공개 확대'를 위한 토론회에서 수수료와 결제 방식 등 현행 판결문 인터넷 열람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거나 과도한 비용이 요구되지 않는 부분은 신속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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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2003년부터 종합법률정보(http://glaw.scourt.go.kr) 시스템을 통해 선례적 가치가 있는 중요 판결들을 선별해 사건관계인의 이름과 주소 등 개인정보를 지우는 비실명화 작업을 거쳐 판결문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대법원 판결의 3.2%, 각급 법원 판결의 0.003%가량만 공개돼 비판이 많았다. 올해 1월 문을 연 대법원 '판결문 통합검색·열람시스템'을 통해서도 판결문을 접할 수 있지만, 형사사건은 2013년 1월 1일 이후 확정된 판결만, 민사·가사·행정·특허사건은 2015년 1월 1일 이후 확정된 판결만 찾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판결문 사본 제공신청과 비실명화 작업, 수수료 납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판결문을 받아볼 수 있다. 


올 1월

‘판결문 통합검색·열람시스템’

개설했지만


법원도서관에 직접 찾아가 판결문을 검색하는 '판결정보 특별열람' 서비스도 있지만, 주어진 시간(1시간 30분) 동안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종이와 펜만 사용해 선고법원과 사건번호만 적어온 뒤 따로 판결문 사본 제공신청을 해야 한다. 직접 판결문을 검색·열람할 수 있는 컴퓨터도 4대뿐이어서 실제로 이용하려면 치열한 '예약 전쟁'을 치러야 한다.

 

지난해 8월 대법원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는 △판결문 통합 검색·열람시스템 도입 △확정되지 않은 사건의 판결문 공개 △형사 판결 임의어 검색 허용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실명처리 기준 마련 등 판결문 공개범위 확대 방안을 마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건의했다. 그러나 확정되지 않은 1,2심 판결문은 여전히 공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날 '현행 판결문 공개제도 검토'를 주제로 발표한 이 변호사는 판결문 인터넷 열람 시 수수료와 관련해 "변론 준비나 학술연구를 위해서는 몇십~몇백 건에 이르는 판결문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미 비실명처리를 거친 판결문도 한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내도록 하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비실명화를 마친 판결문은 법원 시스템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업로드하고, 수수료도 폐지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신설된 시스템에서는 확정된 판결문을 1년 단위로 검색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한 번에 수수료를 결제할 수 있는 판결문 수도 5건으로 제한돼 불편이 많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확정되지 않은 1,2심 판결은

여전히 공개대상 제외

 

또 "판결문 내용도 마우스로 긁어다 붙일 수 없는 형태여서 판결문을 인용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타자로 내용을 입력해야 한다"며 "문자 내용 복사가 가능한 PDF문서(text PDF) 형태로 판결문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숙정(39·변시 1회)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도 "2014년 이전 확정된 민사 판결이나 2012년 이전 확정된 형사판결, 아직 확정되지 않은 1,2심 판결문을 열람하기 위해서는 법원도서관 방문열람을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시간이나 장소 제약, 대상자 제한 등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전관 출신 변호사들은 친분이 있는 법원 내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미확정 실명 판결문'을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어 판결문 입수에 있어서도 전관예우가 성행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는 판결문도

5건으로 제한돼

 

반면 송오섭(46·34기) 거창지원 판사는 "우리나라 판결문은 사실관계 설명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사건 당사자들 사이에 있었던 내밀한 사실관계와 다양한 정보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판결문 전면 공개는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판결문 검색·열람 범위 확대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적 결정사항"이라며 "민사 1,2심 판결만 우선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확정되지 않은 형사사건 1,2심 판결문을 공개하면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의 경우 양형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그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에서 1,2심 판결문이 공개되면 대법원에서 결론이 바뀌어도 당사자에게는 이미 치명적 손해가 발생했을 우려도 있다"며 "오히려 판결에 대한 꼬투리 잡기나 판결을 내린 법관에 대한 흠집 내기, 인신공격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판결문 입수에도 전관예우 성행”

지적까지 나와

 

이날 토론회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52·24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최했다. 금 의원은 2017년 2월 판결문 비실명화를 필요한 상황으로만 제한하고, 기본적으로는 모든 판결문을 비실명화 처리 없이 전면 공개하기 위한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누구든지 판결이 선고된 사건의 판결문의 열람 및 복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열람 및 복사가 허용된 판결문은 판결문에 기재된 문자열·숫자열이 검색어로 기능할 수 있도록 기계 판독이 가능한 형태로 제공되도록 하는 한편 △법원공무원 등의 고의·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판결문 열람 및 복사와 관련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은 지난 3월 처음으로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 상정·논의됐지만, 후속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1소위 당시 대법원은 판결문 공개를 전면 확대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 침해, 판결문 공개로 인한 2차적 피해 등을 우려하면서 판결문 공개로 인한 법원 직원이나 판사들의 법적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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