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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연욱 ‘톰발리’ 대표 인터뷰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신뢰 얻어야 생존할 수 있어”

"법률번역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하면서 고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입니다. 다만 자기훈련(self-discipline)을 통한 철저한 프로페셔널리즘이 몸에 배어있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21일 서울 서초동 위워크(wework) 강남점에서 만난 정연욱 톰발리 대표는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얻어야 생존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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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변호사(미국) 자격을 가진 그는 외교부 사무관과 대형로펌 등에서 일했으며 네이버 법무실장도 지냈다. 그는 현재 법률번역업계의 선발주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아직도 일이 쉽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했다. 정 대표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올바른 용어의 선택'을 꼽았다. 

 

영어·국어 등 최고 실력 갖춰야

수준 높은 번역 가능


"원어민 수준으로 외국어를 구사하는 통·번역사도 법률용어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 때문에 실수를 합니다. 예를 들면 국내법상 '해제(解除)'와 '해지(解止)'는 차이가 큰데 이런 점을 무시하면 추후 소송이 제기됐을 때 고객사가 곤란을 겪게 되지요. 또 독일·일본 등 대륙법을 계수한 우리나라 법률용어는 영어와 호환성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이 경우 최대한 유사한 단어를 선택하고 각주나 해설을 달아 그 차이점을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그는 가장 번역하기 힘든 법률문서는 법학논문이고, 그 다음으로 판결문, 계약서 순이라고 했다. 

 

법학논문·국내 판결문은

번역하기 가장 까다로워

 

"아무래도 대륙법적 사고에서 기인한 관념, 개념어들이 많은 법학논문이 번역하기 가장 까다롭습니다. 독일어를 그대로 가져온 단어들은 영어에서 정확한 대응어를 찾기 어렵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문장과 어휘가 복잡한 국내 판결문도 난도가 높은 문서입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국어 실력도 최상급을 유지해야 수준 높은 번역이 가능합니다." 

 

그는 단어 하나, 조사 하나의 차이를 얼마나 꼼꼼이 살피느냐에 따라 법률번역 업무의 질이 결정된다고 했다. 이러한 '엄밀성'을 갖춘 사람만이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한 번은 국내 대기업 중 한 곳이 외국회사와의 계약서 등을 일반 번역 에이전시에 맡겼다가 실망한 채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법률용어의 특성을 무시한 채 보통어 중심으로 번역을 한 결과지요. 그만큼 법률번역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일하는 것을 즐기면서, 치밀하게 문서와 언어 분석하는 역량을 갖췄다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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