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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로스쿨 연대… 리걸클리닉 교육 활성화 전력”

한국리걸클리닉협의회 이해완 초대회장

"전국 25개 로스쿨이 연대의식을 갖고 리걸클리닉 교육을 활성화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달 19일 서울대 로스쿨 100주년기념관에서 발족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 한국리걸클리닉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은 이해완(56·사법연수원 17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을 만나 보면 로스쿨에서 공부는 잘하지만 왜 내가 이런 공부를 하고 노력하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 학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바로 리걸클리닉 교육의 활성화였다"고 리걸클리닉협의회 설립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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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문자로 된 판례나 교과서 등을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일하게 될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며 "리걸클리닉 교육은 이론 공부와 실무가 조화를 이루고 실제 구체적인 현장, 살아있는 사건의 당사자와의 만남을 통해 정의감을 가지고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이 바로 법조인이라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례·교과서 공부만으로는 한계

 생생한 현장 경험 있어야

 

"실제 사건에서는 정답이 있는 사건보다 오히려 판례도 없고 애매한 사건이 더 많습니다. 실제 사건을 마주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고민하고 토의하는 과정을 가지게 된다면 학생들은 진정한 의미의 리걸마인드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이 사건 당사자와 직접 만나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교과서 속 윤리가 아닌 법조인으로서 살아있는 윤리를 접하게 되며 올바른 직업적 자기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 회장은 변호사시험에 대한 압박이 리걸클리닉 교육의 침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변호사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리걸클리닉 교육 침체에 큰 영향을 줬어요. 자격시험으로 정착되지 못하고 경쟁이 심해지다보니 학교 전체의 분위기를 답답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그럴수록 리걸클리닉 교육이, 학생들이 경쟁을 넘어 변호사로서 혹은 법률가로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지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사건 마주하고 해결책 찾는 과정에서

리걸 마인드 형성

 

이 회장은 2년 임기 동안 로스쿨 간 공동 프로그램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스쿨 간 공동 프로그램 개발 및 리걸클리닉 활성화를 위한 연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입법청원을 하는 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다"며 "심포지엄 등의 행사도 지속적으로 개최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해 관련된 연구를 하고자 한다. 나아가 기회가 된다면 외국의 유사한 단체들과 교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인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의미 있는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한국의 리걸클리닉 교육에 대해 모두가 멀리 바라보면서 함께 걸어나가기를 바랍니다."

 

이 회장은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인천지법과 서울지법, 서울고법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에는 저작권과 중국법을 강의했다. 

 

1996년 현직 판사로는 처음으로 법률정보 제공 사이트 솔(www.sol-law.net)을 만들었다. 이 회장은 "판사로 임관한 1988년 처음으로 컴퓨터가 보급됐다"며 "평소 데이터베이스에 관심이 많아 판례 정보를 키워드 등으로 정리하다보니 너무 편리해서 당시 천리안을 통해 다른 판사들과 공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 저작권법 책을 쓰고 강의를 하다 보니 법관과는 다른 매력을 느꼈다'며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해보고 싶어서 변호사로 개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11월 '법률정보의 대중화'라는 모토를 내걸고 인터넷 법률포탈업체인 '로앤비'를 설립했다.


학생들이 경쟁을 넘어

법률가로서 정체성 확립할 기회 필요

 

"로앤비 창업 당시 IT 업계의 버블이 붕괴되던 시기라 투자가 끊기는 등 운영에 곤란을 겪었습니다. 직원들 월급날이 왜 그리 빨리 돌아오는지,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참 많았습니다. 서초동 변호사들이 로앤비 아이디 하나를 공유해 사용하는 바람에 하루 매출이 1만원에 머문 적도 있었어요. 컴퓨터 인증 시스템 등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한 뒤에야 회사가 안정화될 수 있었습니다."

 

2008년 9월 성균관대 교수로 임용돼 현재까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는 그는 "법조인은 자신의 일을 정의와 부합시킬 수 있는 큰 혜택을 부여받았다"며 "법조인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정의와 봉사, 평화 등 가치 중심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법부의 독립도 중요하지만 사법 정치화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판사들이 SNS에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은 재판의 신뢰와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순규 기자·정태현 명예기자(한양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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