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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종합감사

[국감-종합감사] "재판 관련 사항, 공수처 수사대상 여부 명확히 해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법사위 마지막 국감서 소신 발언
여야, 공수처 싸고 공방… 정경심 교수 영장 청구도 도마에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의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정부와 여당이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으로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문제를 놓고 거세게 충돌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유권무죄, 무권유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공수처가 신설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맞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여야 공방도 국감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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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무소불위 검찰 권력 분산" vs 野 "정치적 중립성 담보 못해" = 국감 마지막날인 이날 법사위는 법무부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등 5개 기관을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였다.

 

여당은 국회에서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돼 법사위에 계류 중인 공수처 설치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공직 관련 비리나 범죄사건이 많은데 처벌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역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검찰을 통해 사정(司正)을 벌였지만, 정권 초기에는 좀 고쳐지다가 나머지 기간에는 바뀌지 않는 문제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위공직 비리·범죄 처벌에 대한 국민 불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중립이 보장된 공수처가 필요하다"며 "야당은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수처 신설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는 공수처장 임명 방식을 통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주민(46·사법연수원 35기) 의원도 "김대중정부 때 공수처 도입이 처음 제안·검토된 이후 형태는 다를 수 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기 위한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자는 컨센서스가 오랫동안 유지돼 왔다"며 공수처 신설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공수처가 정권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맞받아쳤다.

 

한국당 정점식(54·20기) 의원은 "법무부와 대법원, 헌재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나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특정 정치성향으로 무장한 단체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공수처 역시 '민변 공수처', '우리법 공수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정 이념으로 무장한 공수처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설령 수사 의지가 있더라도 이번 조국 사태에서 보듯이 정권 지지자들의 압박 때문에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도 "고위공직자 비리 처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수사기구가 필요하지만, 대통령이 공수처장과 차장, 공수처 검사를 모두 임명하는 구조에서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며 "여야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재연(63·12기) 법원행정처장의 소신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조 처장은 공수처 신설에 대한 의견을 묻자 "국회 입법사항이니 국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공수처 수사 대상에 법관도 포함돼 있는데, 법관의 신분과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는 헌법정신이 저해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재판 관련 사항이 공수처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마다 법관 관련 진정·민원이 늘어나는 등 재판에 대한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재판 관련 고소·고발이 공수처에 밀려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이 부분이 엄정하게 처리되더라도 고소·고발이 이뤄지면 법관들이 설명·해명·방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법관과 재판의 독립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재판에 관한 사항이 수사 대상에 포함될 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처장은 또 "6000~7000명으로 예상되는 공수처 수사 대상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법관"이라며 "법 제목 자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인데, 모든 법관이 수사 대상일 필요가 있는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직자윤리법상 재산공개나 취업제한 제도가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의 고위법관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 법관이 공수처 수사대상이어야 하는지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재판을 열심히 해도 직권남용으로 진정을 받을 수 있고, 재판을 지연하면 직무유기가 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법안 내용을 검토할 때 이런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 '조국 공방'도 계속 = 이날 국감에서는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 및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정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상 횡령, 자본시장법위반(허위신고·미공개 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증거은닉 교사 등 11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명재권(52·27기)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정 교수의 영장심사까지 맡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질의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조 전 장관 동생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때 피의자의 건강 상태가 영장 기각 사유로 적시됐다"며 "보편적인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영장 기각 사유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상규(71·10기) 법사위원장도 "영장재판도 제척이나 기피·회피가 가능하다"며 "국민이 오해할 만한 상황이라면 법원에서 담당 판사를 교체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사법권 침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56·18기) 의원은 "사건 배당 자체가 안 됐는데 특정 판사가 재판하는 게 맞다, 안 맞다고 얘기하는 게 옳으냐"면서 "누가 배당됐는지 자꾸 따져 묻는 것은 '법원행정처가 배당 여부를 파악하라'는 것밖에 안 된다. 이는 사법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처장은 "특정 사건에 대한 영장이 청구돼 있는 상황에서 계속 관련 논쟁이 오고가다보면 그것조차도 재판에 대한 압력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대법원 뿐만 아니라 법원장도 담당 판사에게 '당신이 재판을 맡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할 수 없다"며 "담당 판사가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 그것도 재판 담당 판사의 고유 재량"이라고 덧붙였다.

 

◇ 정책 질의도 = 국감 취지에 걸맞는 정책 질의도 일부 나왔다.

 

앞서 지난 2017년 2월 판결문 공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금태섭(52·24기) 의원은 판결문 공개 확대 주장을 이어갔다.

 

금 의원은 "판결문을 검색할 때 임의어 검색이 1년 단위로 제한되고 있어 검색 가능 기간을 확대해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법원행정처는 '검색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우려가 있다'고 답변했다"며 국민들의 판결문 접근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결문 비실명화 조치와 관련해서도 "법원의 비실명화 기준이 대단히 이상하다. 같은 날 선고된 서울중앙지법 판결문 중 어떤 판결은 회사 이름이 밝혀져 있는 반면, 다른 판결은 A라고 표시돼 있다"며 "일반인들은 비실명화 기준을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 아침에 판결문을 전면 공개하자는 게 아니다. 관련 법안도 공개가 원칙이지만, 재판장이 비공개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며 "특히 특허법원 판결은 여러 사람이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처장은 "개인정보 보호 취지와 판결문을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가 충돌하고 있어 입법적으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최대한 반영하는 입장에서 비실명화 조치를 하다보니 판결문을 읽기 힘들 정도라는 지적이 있다"며 "판결문 접근 등 국민들의 사법서비스 접근이 쉬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중복되는 법률구조 서비스를 통폐합할 것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을 비롯해 법원의 국선변호인 제도, 법무부의 법률홈닥터 등 법률구조 서비스가 난립하다보니 본인에게 맞는 법률서비스를 어디서 받을지 혼란스러울 정도"라며 "국선변호인의 경우 재임용 평가 등을 고려하다보니 변호인이 재판부와 대립하는 무죄 주장을 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률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에게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독립된 법률구조 전담 공법인을 신설하는 등 국민 입장에서 혜택받기 쉬운 구조로 사각지대가 없도록 법률구조 서비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처장은 "국민들이 한 군데에 찾아가면 개인에게 맞는 종합적인 법률구조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법원은 독립적·중립적인 법률구조 기관이 설립되면 국선변호 업무를 언제든지 이관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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