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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로판사 도입’ 법원조직법 개정안

평생법관제 정착 견인… 전관예우 논란도 해소 기대

한국판 '시니어 판사(Senior Judge)' 도입 법안이 발의돼 법조계가 주목하고 있다. '원로판사' 임용 제도 도입을 위한 법원조직법 등 개정안이다. 원로판사 제도는 경륜 있는 판사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계속 활용할 수 있어 사법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한편 전관예우 논란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법조계와 법학계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평생법관제 정착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제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준의 급여 등 생활 보장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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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서비스 질 제고… 전관예우 논란 해소 = 여상규(71·사법연수원 10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최근 원로판사 제도 도입을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대법원규칙에 따라 △판사 가운데 △정년에 달한 사람으로서 △일정한 법조경력을 갖춘 사람을 '원로판사'로 둘 수 있도록 하는 게 개정안의 핵심이다.

 

개정안은 원로판사를 임명할 때에도 일반 판사와 동일하게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대법관회의 동의를 받아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했다. 원로판사의 정년은 75세다. 현행법상 대법원장과 대법관 정년은 70세, 일반 판사의 정년은 65세이다.


원로판사의 업무량과 보수는 일반 판사보다 낮게 설계했다. 여 위원장은 △원로판사 보수를 일반법관 보수의 70%로 하는 내용의 법관의 보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판사 정원을 현행 3214명에서 '원로판사를 포함해 3414명'으로 200명 늘리는 내용의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여 위원장은 "법원의 독립성이나 재판 기능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사법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제도가 도입돼 왔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사법의 공정성에 대해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퇴직 법관에 대한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는 우려와 불신이 상당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75세까지 근무하는 원로판사 제도가 도입되면 판사가 정년 이전에 퇴직해 변호사로 활동하거나 전관예우의 폐해가 발생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나아가 경륜 있는 판사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현재의 법조일원화 환경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법관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륜있는 판사의 전문지식·경험 계속 활용

 사법서비스 질 향상

 

◇ 사법발전위는 '정원 외' 건의 = 원로판사 제도 도입은 지난해 12월 대법원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위원장 이홍훈 전 대법관)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건의한 전관예우 근절 방안에도 포함됐다. 당시 사법발전위는 "전관 변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원 외 원로법관' 제도를 도입하고, 법관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등 평생법관제를 정착시킬 다양한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법관이 정년까지 근무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건의했다. 


다만 여 위원장의 법안이 원로판사를 판사 정원에 포함시키도록 한 반면, 사법발전위는 원로판사를 정원 외로 두도록 건의했던 것이 차이점이다. 당시 사법발전위 전문위원 제1연구반은 "원로법관을 지금처럼 법관 정원 내로 두면서 업무량을 감축한다면 오히려 다른 법관들의 업무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관의 업무량 과중으로 충실한 심리가 저해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만큼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원로법관을 정원 외로 선발해 젊은 법관들의 업무를 '덜어 주는' 개념으로 평생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법발전위 건의와 실제 발의된 법안이 달라진 부분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원로판사를 정원 외로 두는 방안을 검토해봤는데, 법원조직법상 판사 정원을 법률로 정하도록 돼 있을 뿐만 아니라 정원 외로 할 경우 전문임기제 형태가 돼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년은 75세로

 인사위원회 심의 거쳐 대법관 회의 동의 받아야

 

◇ 법조계 "긍정적… 세부 설계 제대로" = 원로판사 제도 도입에 대해 법조계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원로판사 제도가 도입되면 정년 이전에 퇴직해 변호사로 활동하는 판사들이 줄어 전관예우 폐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륜을 갖춘 원로판사들을 1심에 배치하면 국민들의 재판 만족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심 충실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형근(62·24기)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원로판사 제도는 평생법관제의 정착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증진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도 도입 이후에는 75세가 돼 원로판사에서 퇴직한 사람에 대해 변호사 개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원로판사 퇴임 후에도 지금처럼 변호사 개업이 가능하다면, 전관예우 시비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신 정 교수는 "외국처럼 원로판사가 퇴직한 후에도 상당한 액수의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 퇴직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더라도 생활할 수 있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현재 판사들의 이직률은 높은데 새로운 판사를 충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 공판중심주의 강화 등으로 판사들의 업무량은 늘고 있다"며 원로판사 제도 도입이 판사 인력 구조 문제 해결이나 대국민 사법서비스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제도 도입 시 원로판사의 업무량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하느냐가 관건인데, 보수를 일반 판사의 70%로 한다면 업무량도 70%가 돼야 하는데, 업무량은 50% 이내로 하고 보수는 70%로 한다면 특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세부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도의 실효성 위해 충분한 수준의 급여 등

생활보장 뒤따라야

 

◇ 외국 사례는 = 미국에서는 65세 이상인 연방법원 판사가 법관 재직기간과 나이를 합쳐 80이 되면(이른바 '80의 원칙') 퇴직한 뒤 사망할 때까지 퇴직 당시의 보수와 동일한 연금을 받으면서 살 수 있다. 변호사로 개업하더라도 연금이 삭감되지 않는다. 퇴직하지 않고 시니어 판사가 되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시니어 판사가 되면 현직 판사가 담당하는 업무량의 25% 이상을 수행하고, 일정한 업무량 요건만 충족하면 현직 판사와 동일한 보수·대우를 받는다. 원로 판사들이 변호사로 개업하지 않고 법관 직을 유지하면서 품위를 유지하고 계속 국가를 위해 여생을 헌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미국 연방지방법원 전체 업무 중 약 20%가량이 시니어 판사에 의해 처리되고 있다.

 

일본은 일반 판사 정년인 65세를 넘어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간이재판소 판사' 제도를 두고 있다. 간이재판소 판사는 일반 판사보다 경미한 업무를 하면서 일반 판사의 70~80% 수준의 보수를 받는다. 

 

법관 정년이 70세인 영국에서는 정년에 이른 이후에도 후임자가 올 때까지 시간제나 일당제로 75세까지 정년을 연장해 근무할 수 있다.

 

앞서 대법원은 2017년 2월 법관인사규칙을 개정해 법조경력 30년 이상인 판사 중에서 '원로법관'을 지명하고, 1심 법원 판사와 동일한 처우를 제공하면서 1심 재판을 담당하도록 하는 '원로법관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65세 정년 이전에 1심 재판부 복귀를 권장하는 제도로, 정년까지 2~3년 변호사 개업을 지연시키는 제한적 효과만 있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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