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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법원, 전자발찌 부착 조건 보석 잇따라 허가

도주위험 최소화·불구속재판 확대로 방어권 보장

법원이 최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조건부 보석' 허가 결정을 잇따라 내려 주목된다.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에 대해 전자발찌 부착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용해 석방한 다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한 것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상 유죄 판결이 확정되지 않는 피고인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것은 자칫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법원은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때에는 방어권 보장 등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교정시설 과밀화 등을 이유로 그동안 꾸준히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보석 허가를 주장해온 법무부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나섰다.

 

4일 법무부와 법원 등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0단독 이서윤 판사는 지난 1일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53)씨에 대해 주거 제한과 전자발찌 부착 등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2019초보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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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달 26일에는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병찬 부장판사)가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B(64)씨에 대해 사법 사상 처음으로 전자발찌 부착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렸다(2019초보276). 재판부는 또 B씨의 거주지를 살고 있는 아파트로 제한하면서 이를 벗어나고자 할 때에는 미리 보호관찰소장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주거지 변경 시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정우(39·사법연수원 38기) 수원지법 공보판사는 "전자발찌 부착을 통해 법원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인 도주 우려만 해결될 수 있다면 이 같은 조치는 구속과 불구속의 중간형태를 창설하는 제도로 의의가 크다"며 "무죄추정의 원칙 등을 고려할 때 약간의 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피고인이 전자발찌 부착에 동의만 한다면 불구속 재판의 원칙과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큰 만큼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 등에 도움”

법무부도 환영

 

법무부도 법원의 이 같은 시도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전자발찌 부착으로 도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불구속 재판을 확대할 수 있어 방어권 보장의 실질화는 물론 피고인의 사회생활 단절 등 미결구금의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피고인의 30~40%가량이 전자장치 부착 등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사례가 없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도주우려 등을 심각하게 생각해 형사 피고인 보석률이 4%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미국은 보석률이 47%에 달한다. 영국도 보석률이 41%에 이르고, 유럽 전체도 30%로 높은 보석률을 기록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보호관찰관들이 전자발찌를 통해 피고인들의 재택 여부 등 법원이 부과한 보석 조건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도주 등 위반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며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 조건부 보석 제도가 보다 인권친화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성폭력 등 강력범죄자에게 사용하던 기존 전자발찌와는 별도로 보석 허가 대상자에게 적합한 소형·경량화된 스마트워치형 전자장치를 개발하고 있으며 올 11월부터 실무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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