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국감-대법원

[국감-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 '이념적 편향' 지적

판결문 공개 확대 주문도

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최근 출범한 사법행정자문회의의 이념적 편향성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문회의 설치는 국회 입법권을 훼손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사법투명성' 강화를 위한 판결문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국 법무부장관 수사를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날선 공방도 국감으로 이어졌다.

 

156200_2.jpg

 

◇ "사법행정자문회의, 이념 편향… 국회 입법권 훼손" = 대법원 국감에서는 지난달 26일 출범한 사법행정 관련 상설 자문기구인 '사법행정자문회의'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법개혁을 위해 대법원이 신설한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출범하자마자 '대법원장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며 "사법행정자문회의 의장을 대법원장이 맡고 위원들도 이념적으로 편향된 인사로 채워졌는데,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 서클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어 "사법행정자문회의 분과위원회는 법원의 재정, 인사, 제도 등을 논의하는 실무기구인데 이마저도 대법원장이 임명하게 만들어놨다"며 "대법원장이 권한을 축소하겠다고 해놓고 사실상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으로 제왕적 대법원장을 넘어 '황제적 대법원장'"이라고 꼬집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도 "사법행정자문회의는 국회 입법권을 침해하고 이미 관련 자문위원회가 있음에도 '사법행정자문회의'라는 것을 새로 만들어서 편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헌법이 부여하는 규칙 제정권 밖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목적을 달성하려면 법률적 근거를 둬야하고, (근거가 없다면) 대통령 공약이어도 못하는 것"이라며 "(대법원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국회 동의를 받아야하고, 우회적으로 입법권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재연(63·사법연수원 12기) 법원행정처장은 "사법부 개혁에 대한 입법 설명과 노력이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노력하겠다"면서도 "사법행정자문회의와 관련해 여러 지적이 많지만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사법부 자체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 민·형사 판결문 공개 확대 요구도 = 금태섭(52·24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법원의 판결문 공개 확대를 촉구했다.

 

금 의원은 "20대 국회 내내 국감에서 판결문 공개에 대해 얘기했음에도 법원이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아 국민들이 판결문을 찾아보지 못하고 있다"며 "법원이 (판결문 공개에) 소극적 자세를 견지해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위원들이 대안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법원이 시행중인 판결문 열람제도인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사이트에는 대법원 판결문의 3%, 각급법원의 0.03%의 판결문만 공개하고 있다"며 "직접 찾아가서 열람하는 대법원 특별열람실에는 4대의 컴퓨터만 설치돼 직접 방문 열람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별열람실을 방문해 (판결문을) 프린트하거나 메모하는 것도 불가능한데, 특별열람으로 판결문을 보는 것이 적법인지 위법인지에 대해 법원에 여러차례 질의를 했지만 공식적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위법이라면 열람을 막아야하고, 적법이면 시설을 확충해 이용이 편리하도록 해야하는데도 법원이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 의원은 현재 시행 중인 인터넷판결문 열람제도에 대해서도 "임의어 검색은 되지만 기간이 1년에 불과하고, 그뒤로 검색하려면 1년씩 설정하도록 해 놓았다"며 "법원이 판결문 공개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지 함정을 만들어서 공개하는 시늉만 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 의원은 지난 2017년 2월 개인정보 노출에 대해선 면책규정을 두면서 판결문을 전면 공개하는 내용의 민사·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조 처장은 "민사 판결 전면 공개 개정안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하겠다"면서도 "형사 판결의 경우 국민 개인정보 보호의식을 고려하면 부작용도 예상되는만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 조국 장관 압수수색영장 발부 놓고 여야 공방 = 이날 대법원 국감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와 관련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두고 여야 공방이 계속됐다.

 

백혜련(52·29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 75일 동안 23건의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지만, 조 장관 수사에서는 37일 동안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70곳 이상에서 영장이 집행됐다"며 "법원과 판사는 검사에게 영장을 발부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도 "사법부는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인권을 생각해서 절제해야 한다"며 "도대체 한 가족에 대해 70여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정점식(54·20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 수사는 전 가족이 사기단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에 70곳이나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며 "웅동학원 관련해서도 얼마나 많이 압수수색을 했겠나. 이렇게 비리가 많으니 70곳이나 압수수색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같은 당 김도읍(55·25기) 의원도 "장관이라는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검사에 전화해 압력을 행사하니 11시간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 처장은 "영장담당 판사들이 영장기준에 비춰서 나름대로 사건을 진지하게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다만 영장 발부가 너무 쉽게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받아들이고 좀 더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 대법원장 아들 부부 재테크 공관 입주 논란도 = 한편 이날 국감에서 김 대법원장 아들 부부가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뒤 분양대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대법원장 공관에 들어가 살았다는 의혹도 논란이 됐다.

 

정점식 의원은 "대법원장 아들 부부가 1년 3개월여 동안 공관에서 대법원장과 동거한 것으로 인정했다"며 "분양가 13억원인 아파트에 당첨된 뒤 분양대금 마련을 위해 입주 전까지 무상으로 거주한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들 부부는 문제제기를 의식한 듯 이후 독립했지만 그들을 위해 설치한 시설에 국비가 투입됐다는 점에서 세금낭비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 金대법원장 "법원조직법 개정안 조속 통과 요청" = 한편 김명수(60·15기) 대법원장은 이날 국회에 계류 중인 법원조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국감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사법부를 국민께 되돌려드리기 위한 저희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변화는 사법부의 의지만으로 이루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변화가 제도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에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해 법원의 개혁과 관련된 여러 법률안이 계류 중에 있다"며 "이에 대해 국회에서 이른 시일 내에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하여 그 지혜와 뜻을 모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때부터 '독립된 법관에 의한,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하여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을 강조해왔고, 사법행정 역시 '재판 지원'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약속하며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최대한 내려놓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며 "국감을 계기로 사법부의 개혁 의지와 성과를 다시금 점검하여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정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현재 법원조직법 개정안 13건이 계류 중인데, 대표적으로 △고등법원 부장판사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안과 △법원행정처 폐지 및 법원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나 법원사무처 신설안 △판사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막기 위해 일정기간 현직 판사의 청와대행을 제안하는 개정안 등이다.

 

조 처장 역시 이날 국감에서 업무현황을 보고하며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급 폐지에 관한 법원조직법 개정안과 법원행정처 폐지 및 법원사무처 신설, 사법행정회의 신설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며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위원들의 특별한, 각별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대법원을 시작으로 20일간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4일 헌법재판소, 법제처 △7일 서울·수원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등 △8일 대전고법·고검 및 광주고법·고검(대전에서 실시) △10일 감사원 △11일 대구고법·고검 및 부산고법·고검(대구에서 실시) △14일 서울·수원고법 및 서울중앙지법 등 △15일 법무부 △17일 대검찰청 △18일 군사법원(국방부) △21일 종합감사(법무부·대법원·감사원·헌재·법제처)가 예정됐다.

 

다음은 김명수 대법원장 인사말 전문.


<전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상규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오늘 국민의 대표자인 위원님들께서 2019년도 국정감사를 위하여 대법원을 방문해 주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아울러 바쁜 의정활동 중에도 국정감사 준비에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저는 2년 전 대법원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사법부의 헌법적 사명이자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독립된 법관에 의한,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하여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임을 강조하여 왔고 이를 위한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사법행정 역시 ‘재판 지원’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약속함과 동시에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최대한 내려놓겠다고 천명한 바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국민과의 약속을 항시 마음에 새긴 채 이를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고, 입법기관인 국회에서도 그와 관련된 논의를 이끌어 주시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국민 여러분과 국민의 대표자인 위원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저희의 노력과 성과가 여러 가지로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국정감사를 계기로 사법부의 개혁 의지와 성과를 다시금 점검하여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정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사법부를 국민께 되돌려드리기 위한 저희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변화는 사법부의 의지만으로 이루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 변화가 제도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대표이자 입법기관인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하여 법원의 개혁과 관련된 여러 법률안이 계류 중에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에서 이른 시일 내에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하여 그 지혜와 뜻을 모아 주시기를 이 자리를 빌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


국정감사는 지난 1년간 사법부가 수행한 업무 전반을 되돌아보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입니다. 저와 법원가족 모두 이번 국정감사가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사법부가 그간 수행한 업무 중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따끔한 질책과 충고를 아끼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사법부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위원님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사법부가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재판기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국정감사를 위해 애쓰신 위원장님과 위원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아울러 오로지 헌법적 사명과 국민의 뜻만을 바라보고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려는 사법부의 노력에도 각별하고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 10. 2.

대법원장 김명수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