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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축구 경기 중 부딪혀 부상… 가해자가 배상?

서울중앙지법, 손해배상청구 잇따라 원고 패소 판결

축구 경기를 하다 상대팀 선수와 몸싸움을 하거나 상대 선수가 찬 공에 맞아 다친 경우 가해 선수에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축구는 원래 신체접촉이 많은 운동인 만큼 거친 파울 등과 같은 고의적이고 중대한 경기 규칙 위반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재판장 이종광 부장판사)는 최근 삼성화재해상보험이 대학생 A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18나5322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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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6년 5월 다니던 대학 춘계 체육대회 축구 예선경기에 선수로 참가했다. 경기 중 A씨는 드리블을 하던 상대편 선수 B씨를 수비하기 위해 태클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몸이 부딪혔고 B씨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오른쪽 무릎관절 전방십자인대가 파열 되는 등의 상해를 입었다. 대학과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던 삼성화재는 B씨에게 4000여만원을 지급한 뒤, "A씨가 축구 시합 중 무리하게 백태클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는 축구경기에서 허용되지 않는 중대한 반칙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A씨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면서 A씨를 상대로 "2800여만원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다수의 선수가 한 영역에서 신체적 접촉을 통해 승부를 이끌어내는 축구와 같은 형태의 운동경기는 신체접촉에 수반되는 경기 자체에 내재된 부상 위험이 있고, 경기 참자가 역시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이런 운동경기의 참가자가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는 경기 종류와 위험성, 당시 상황, 경기규칙 준수 여부, 규칙을 위반한 정도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그것이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는 A씨가 B씨의 공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어깨나 다리 등이 부딪혀 발생한 것으로 신체접촉이 수반되는 축구경기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며 "A씨가 의도적으로 부상을 입히려 했다거나 그에게 중대한 경기규칙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삼성화재 측이 제출한 증거나 주장만으로는 B씨의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나 운동경기에서 인정되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신체접촉이 수반되는 경기

 명백한 반칙행위 아니면 배상책임 못 물어

 

고등학생이 축구를 하다 친구가 찬 공에 얼굴을 맞아 한쪽 눈의 시력이 상실된 사고에서도 법원은 비슷한 법리로 가해 학생 측에 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동욱 부장판사)는 C씨와 그의 부모가 친구인 D씨와 부모, 그리고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8가합54409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5년 9월 고등학교 1학년이던 두 사람은 다른 친구들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팀을 나눠 축구를 했다. 경기 도중 공이 C씨 팀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로 굴러가자 D씨는 공격을 하기 위해, C씨는 수비를 하기 위해 달려갔다. 공을 먼저 확보한 D씨가 골대를 향해 슛을 날렸는데, 이 공이 수비 하던 C씨의 얼굴을 강타했다. C씨는 이 사고로 오른쪽 눈의 중심시력을 99% 상실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C씨와 부모는 "D씨가 상대 선수에 대한 보호의무나 안전배려의무 등을 위반해 발생한 사고"라며 "2억3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격렬한 신체접촉이 수반되는 축구 경기의 내재적 위험성, 패널티 에어리어 인근에서 공의 경합이 있는 경우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의 양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D씨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 C씨에 대한 안전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슛 날린 공에 맞아 시력 상실한 경우도

안전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어

 

이어 "다수의 선수가 한 영역에서 신체적 접촉을 통해 승부를 이끌어내는 축구와 같은 형태의 운동경기는 신체접촉에 수반되는 경기 자체에 내재된 부상 위험이 있고, 경기 참가자는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 위험을 어느정도 감수하고 경기에 참여한다"며 "이런 운동경기의 참가자가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는 경기의 종류와 위험성, 당시 상황, 경기규칙 준수 여부, 규칙을 위반한 경우 위반 정도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그것이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패널티 에어리어 인근에서의 공 경합은 축구 경기 중 흔하게 일어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공이 수비수의 신체 일부를 맞추는 것 역시 통상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설령 C씨가 어느정도 공에 근접한 상태에서 D씨가 공중에 떠있는 공을 찼다고 하더라도 이는 패널티 에어리어 인근에서의 통상적인 공 경합 상태에서 득점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했다. 

 

또 "패널티 에어리어 인근에서 경합 중인 공격수에게 수비수가 공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해 득점을 위한 행동을 멈추는 것은 축구경기 성질상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D씨가 찬 공이 C씨에게 부딪히는 과정에서 D씨가 축구경기 규칙을 위반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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