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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의혹 파상공세에 정책 검증은 '실종'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국회 청문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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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6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의 인사청문회가 열렸지만 여야가 도덕성 검증에 치중하는 바람에 정책검증에는 실패했다. 야당은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파상공세를 이어갔고, 여당은 조 후보자를 엄호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조 후보자는 여러 논란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했지만,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인 검찰개혁의 성공을 이루겠다며 후보자 자리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민정수석으로 검찰개혁 관여… 잘 할 수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법무·검찰개혁 완결이 제가 받은 과분한 혜택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길이자 책무"라면서 법무·검찰에 대한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어느 정권이 들어와도, 누구도 뒤로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실천하겠다"면서 "국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오직 국민만을 위하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진정한 국민의 법무·검찰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특히 조 후보자는 자신이 왜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하며 검찰개혁에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관련기관과도 계속 조율·협의해왔다"며 "부족하지만 검찰개혁만큼은 잘 할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의 최종 결정은 국회의 몫이지만, 법무부의 몫도 있다"며 "법안 통과 전에는 현행 법 테두리 안에서 법안 취지에 맞게 수사·기소 실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규칙을 바꾸고, 법안 통과 이후에는 대통령령과 법무부령 등을 고치겠다"고 설명했다.

 

"법무·검찰의 개혁 완결이 부여받은 책무" 거듭 강조

여야, 후보자의 가족 관련 논란·의혹 놓고 거친 공방

"의혹만 불거진 상황… 개혁은 제대로 할지…" 비판도


수사권 조정안에서 검찰의 특수수사 기능이 대부분 유지돼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 합의 당시 검·경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절충한 것으로, 그 정도가 실현 가능한 최선이었다고 두 장관이 판단한 것 같다"며 검찰의 특수수사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자신의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벌어지는 청와대·법무부와 검찰 간의 대립 격화에 대해선 "검찰에서 나름의 혐의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측이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조 후보자 딸 표창장 위조 여부 공방= 한편 여야는 조 후보자 가족 관련 논란·의혹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특히 조 후보자의 딸이 동양대에서 허위로 표창장을 받아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주된 쟁점으로 떠올랐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표창장을 발급해 준 적이 없다'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발언 등을 근거로 조 후보자 딸이 받은 표창장이 위조됐다며 조 후보자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한국당 주광덕(59·사법연수원 23기) 의원은 "(동양대에 재직중인) 후보자의 배우자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면 그 자체로 중대한 범죄"라며 "위조된 표창장이 조 후보자 딸의 의전원 입시에 제출됐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함께 입시비리"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조 후보자가 최 총장과의 통화에서 '정당한 과정을 거쳐 표창장이 발급됐다'고 언론에 해명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며 "위증교사와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있는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 딸이 실제로 봉사활동을 했고 정당한 과정을 거쳐 표창장을 받았다면서 조 후보자를 엄호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만약 제 배우자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 총장과의 통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배우자가 최 총장과 통화하면서 너무 흥분해 있다보니 전화를 바꿔받아 '사실대로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등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했다. 공정과 정의를 말하면서도 저와 제 가족이 과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았다"면서 "박탈감과 함께 깊은 상처를 받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살아가는 동안 사회에 빚진 마음, 평생 고스란히 간직하고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검찰개혁 동력 상실" 우려도=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조 후보자가 검찰개혁을 강조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특혜 의혹이나 가족에 대한 수사 등으로 조 후보자 지명의 가장 큰 이유인 검찰개혁 동력을 이미 잃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청문회에서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질 검증보다는 도덕성 논란 관련 공방만 벌어져 아쉽다"면서도 "조 후보자 역시 자신이 왜 '검찰개혁의 적임자'인지 제대로, 확실하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가족에 대해 수사 보고를 일체 금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검찰개혁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농단 관련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국정농단 사태도 최순실씨의 딸과 관련된 '대학 특혜 입학' 문제가 기름을 부었고, 결국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져 정권이 끝났다"며 "조 후보자가 장관 임명 여부를 두고 국론을 분열시킨 것만으로도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맞는데,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이도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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