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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DLF 사태 파장 확산… 대규모 민사소송전 예고

‘제2의 키코’ 사태… 쟁점과 전망

'DLS·DLF(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펀드) 사태'가 법조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은행·하나은행 등이 판매한 DLS·DLF 상품들이 최근 세계적 저금리 기조 탓에 최대 90%대의 손실 위험에 처하면서 투자자들이 은행을 형사 고발하고 대규모 민사소송을 예고하는 등 소송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펌들도 전담 TF팀을 꾸려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DLS·DLF 사태 관련 대응에 잰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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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송전으로 비화… 로펌들 분주 = DLS·DLF 사태를 둘러싼 소송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키코공동대책위원회 등 금융소비자단체들은 지난달 23일 우리은행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KEB하나은행도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로펌에 자문을 의뢰하는 등 민사소송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최근 고정적인 자문고객이 DLS로 입은 피해와 관련해 급하게 자문을 요청한 사례가 있었다"며 "투자자와 은행 측이 팽팽하게 맞서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는 만큼 관련 소송과 자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

 전 세계 저금리 기조에 대규모 손실직면


로펌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정계성)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모두에 대한 자문을 제공했다. 과거 키코(KIKO) 사태 때 한국씨티은행을 대리한 경험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키코 사태 때 우리은행을 대리했던 법무법인 광장(대표변호사 안용석)은 금융·형사·민사 변호사 20여명이 참여한 'DLS 팀'을 별도로 구성했다. 정우영(60·사법연수원 18기) 금융증권그룹장의 주도하에 DLS 관련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역시 키코 사건 소송대리를 맡았던 태평양(대표변호사 김성진)은 금융전문가 전병하(55·18기) 변호사의 주도하에 이번 사태를 둘러싼 법적 쟁점들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중이다. 금융·형사 분야 변호사 20여명이 참여해 DLS 사건에 관한 연구와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충정(대표변호사 박균제)도 키코 사건에서 소송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송무팀 소속 변호사들이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법률자문위원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분쟁조정위원으로 활동하는 최병문(51·27기) 변호사가 주축이다. 키코 사태에서 소비자(투자자) 측을 대리했던 로고스(대표변호사 김무겸)는 이번 사태에서도 전문수(50·26기) 변호사를 주축으로 TF팀을 구성해 실태조사와 법률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고스는 6일 금융소비자원(대표 조남희)과 함께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DLS 피해자 대상 설명회'를 열어 △ DLS·DLF 상품의 내용 △키코 등 유사분쟁사례 △금융위원회 조정절차 △배상 비율 등 DLS·DLF를 둘러싼 법률쟁점들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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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키코'되나 = DLS·DLF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 상품으로, 해외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이익을 얻지만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이다. 은행들이 높은 예금이율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DLS는 고객들을 유치하는 일종의 돌파구가 됐다. 이 상품들은 7000여명의 개인투자자와 900여개의 법인 등을 대상으로 8000억원 상당이 판매됐으나, 전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금리 하락 여파로 대규모 손실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의 경우 금리가 -0.25% 밑으로 떨어지면 금리 차이의 250배에 해당하는 손실을 입고 -0.65%까지 떨어지면 원금 전액을 잃게 된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부터 -0.7%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들은 이달부터 시작해 10월과 11월 차례로 만기된다. 투자금 전체를 잃을 수도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 잇따라 은행 고발

 로펌들도 자문·설명회 등 대응 분주

 

이때문에 이번 DLS·DLF 사태는 과거 '키코 사태'와 비견되고 있다. 키코는 기업들이 환율이 일정 범위 이하나 이상으로 움직일 경우 달러를 시장환율보다 높거나 낮은 금액으로 은행에 팔아 환율로 인한 손해를 예방할 수 있는 '환 헤지'상품이다. 2008년 시중 은행들이 중견기업 등을 대상으로 판매했지만 이 상품에 투자한 기업 732개사에 3조3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

 

DLS·DLF와 키코는 투자자가 수익과 손실을 얻는 구조가 유사하다. 연동지수가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투자자가 수익을 얻지만 해당 범위를 넘어서면 손실을 입는다. 은행이 고객에게 이같은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불완전판매'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점도 동일하다. 키코 사태 때에도 대규모 소송전이 벌어졌지만 대법원은 2013년 9월 키코 계약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2011다53683 등). 다만 은행이 일부 기업에 키코 계약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대형로펌 속속 TF구성

9·10·11월 차례로 만기

주 고객은 개인 투자자

 

◇ '설명의무 위반' 등 핵심쟁점으로 = 하지만 전문가들은 DLS·DLF와 키코의 차이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상품을 판매한 대상이다. 키코의 투자자는 외환거래를 꾸준히 해 온 기업들이었던 반면, DLS·DLF의 투자자는 개인금융고객이 주를 이룬다. 이때문에 이번 사태에서 은행 측에 인정되는 설명의무의 정도와 배상책임, 소송에서의 입증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DLS·DLF 투자자가 개인이기 때문에 은행 측의 설명의무가 더 강하게 인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금융전문 변호사는 "개인투자자는 외환거래를 해온 기업에 비해 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배경지식 등이 적다고 보아야 한다"며 "이 경우 고객에 대한 은행 측의 설명의무는 더욱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다른 변호사도 "키코 때에 비해 은행 측 과실이 높게 인정된다면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배상액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완전 판매·설명의무 위반 등

은행측 과실여부 입증에 소송성패

 

하지만 키코와 상품판매 방식이 달랐다는 점에서 결론을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키코의 경우 중소기업들이 은행과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적금, 대출금과 상품 판매를 연계해 강권당한 일명 '꺾기판매' 여부가 문제가 됐다. 그러나 DLS의 경우 권유에 가까운 형태로 판매됐다는 것이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키코 사태 이후 은행 창구에 녹취 시스템이 마련되는 등 상품판매절차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이런 요인은 소송에서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완전판매, 설명의무 위반 등과 같은 은행 측의 과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상품 판매 상담 과정에서의 녹취나 설명서 등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는 은행과 달리, 개인투자자가 스스로에게 유리한 증거를 모아두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은행 측이 상품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과장해서 홍보한 자료나, 상품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사내한(사내에 한해 공유되는) 자료'를 챙겨뒀다면 소송에서 유리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