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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고발 당한 청년 사업가들… 검찰서 '무혐의' 결론

감사원이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의료기기 스타트업 임원들에게 검찰이 최근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기연구원(KERI·전기연) 전 원장 A씨와 연구원 B·C씨를 배임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감사원은 B씨 등 연구원들이 겸업 승인을 받고 휴직해 의료기기 벤처업체인 D사를 창업한 뒤 전기연의 예산과 인력을 편취해 D사를 운영하는데 이용, 전기연에 손해를 입힌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A씨도 이들의 행위에 동조한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함께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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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감사원의 '공직비리 기동점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0월 B씨와 C씨는 휴직을 하고 D사를 창업한 뒤 전기연과 복강경 상용화 기술개발 연구과제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B씨는 창업에 앞서 같은 해 6~7월 전기연이 E사와 '형광내시경 카메라 기구 설계' 등 3건의 계약을 체결토록 해 3344만원을 지급한 뒤 계약이 이행된 것처럼 꾸미고는 복강경시스템 관련 제품을 D사에 납품하도록 했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C씨는 전기연에 위촉연구원으로 있는 러시아 연구원 2명과 청년인턴연수생 1명이 전기연의 업무가 아닌 D사의 업무를 하도록 하고는 전기연이 인건비 1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도록 했고, 이 역시 전기연 원장이 동의해줬다고 감사원은 봤다. 

 

하지만 검찰은 8개월간의 수사 끝에 지난달 이들 3명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러시아 연구원 2명과 청년인턴연수생 1명의 자문료를 D사가 별도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피의자들의 범죄혐의에 대해 진술한 전기연 관계자들)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증거가 부족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감사원 고발에 대해 D사를 대리한 임진성(40·변시 3회)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감사원의 고발조치는 전기연구원에서 근무하는 소수 연구원만의 진술을 근거로 해 이뤄졌다"며 "감사원의 세밀한 조사와 다방면의 참고인 진술 등이 없었던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 고발은 청년 기업가들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감사원의 섣부른 판단이 아쉽고 앞으로 좀 더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감사원이 고발한 사건 가운데 검찰에서 무혐의로 종결이 나는 사건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어 감사원이 고발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이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 요청한 사건이 실제 기소로 이어진 비율은 2014년 84.3%에서 2015년 80.9%, 2016년 65.2%, 2017년 46.2%로 추락했다. 고발 사건 두 건 중 한 건은 기소조차 되지 않는 셈이다.

 

D사 관계자는 "감사원의 무분별한 고발로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청년 창업가들의 꿈이 무너지고 일본 제품이 독점하고 있는 의료기기 국산화는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며 "감사원이 앞으로는 신생 창업 기업들의 성장을 짓밟는 무분별한 검찰 고발 등을 자제하고 감사업무를 더욱 꼼꼼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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