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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절차에서의 AI 활용은 제한적일 것"

제1회 한국법학원, '민사사법절차에서의 인공지능 활용과 윤리원칙' 포럼 개최

사법절차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은 법적·기술적 한계 때문에 당분간 법률가의 합리적 판단을 돕는 영역에 국한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한국법학원(원장 권오곤)은 20일 서울 서초구 건설기계회관 3층에 있는 한국법학원 세미나실에서 제11회 한국법학원 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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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애라(47·사법연수원 27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가 양창수(67·6기) 전 대법관과 조현욱(53·19기)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등 40여명의 판사와 변호사, 법학자들을 대상으로 '민사사법절차에서의 인공지능 활용과 윤리원칙'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 교수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프로그래머 지시 없이 스스로 데이터를 설명하거나 예측하는 학습방법)의 개념을 제시하고, 사법영역에서의 AI 활용을 둘러싼 법적 과제를 설명했다. 

 

그는 "AI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양질의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엄격한 개인정보보호 법제 하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진행하기 어렵다"며 "AI 알고리즘은 확률적 원리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추후 알고리즘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 경우 증명책임과 위험분산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애라 성균관대 교수 주장

 

이어 "현행법상 변호사가 아닌 자가 개발한 인공지능이 법률사무를 처리하거나 인공지능이 서면을 작성하고 비용을 받는 경우,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인공지능 리걸테크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 법제 정비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법원에서의 AI 활용에 대한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AI가 법원 판단에 조력하는 경우에는 더 높은 '설명가능성'이 요구된다"며 "결론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없으면 법원이 그 당부를 판단할 수도 없고, 당해 법원이나 상급심 법원의 검증·심사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알고리즘이 도출한 결론을 설명할 수 없다면 증명력에 제한을 둬야 하고, 그 설명이 실제 알고리즘과 일치하는지 분석할 수 있도록 법원 또는 제3기관의 감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정환(48·27기) 서울고법 고법판사가 "리걸테크에 활용되는 AI는 대부분 독자적인 정체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고급 검색엔진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물었다.

 

한 교수는 "독립적 아이덴티티를 가진 강인공지능(Strong AI)의 출현은 204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그 전까지는 최대한 합리적 판단을 이끌어내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권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이라며 "법률서비스 시장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 법적·윤리적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진지하게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강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법률신문(사장 이영두)이 후원하는 한국법학원 포럼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법조인들의 인식을 넓히려는 취지로 마련된 조찬 포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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