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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그루밍 성범죄’ 처벌 강화… 의제강간죄 연령 상향해야

‘국정감사 이슈분석’서 주장

신뢰를 쌓아 정신적으로 길들인 뒤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그루밍 성범죄가 사회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루밍 성범죄를 예방하고 더욱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해서는 현재 만 13세 미만 미성년자로 돼 있는 형법 제305조 의제강간죄와 의제강제추행죄의 범죄 대상 연령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 이재일 입법조사관보는 최근 발간된 '2019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그루밍 수법에 의한 성범죄는 주로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이뤄지는데, 외국 입법례와 비교할 때 보호연령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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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 성범죄는 최근 연예기획사 대표의 미성년자 연습생 대상 성범죄, 목사의 여신도에 대한 성범죄 등 끊이지 않고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교회 여신도 8명을 40여차례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에게 대법원이 징역 16년의 중형을 확정하기도 했다.

 

미·캐나다·호주 등 16세

 한국은 ‘만 13세’로 낮아

 

그루밍 성범죄는 일반적으로 가해자가 공통의 관심사 공유 또는 진로고민 상담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다가가 경계심을 약화시키고 신뢰를 얻어 상대가 스스로 성관계를 허락하도록 만드는 형태의 성범죄 유형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 성관계를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루밍 성범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와의 성관계 시 피해자의 저항이 없거나 피해자의 저항이 일반 성범죄보다 약하다는 점에서 현행 폭행·협박을 통한 항거불능상태에서의 성관계를 범죄로 인정하는 현행법 체계로는 처벌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의존성 높아

요구거절 못해


이 조사관보는 외국의 입법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의제강간 연령이 매우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제강간의 나이를 상향해 그루밍 성범죄의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 외국 입법례를 보면 △미국 16세 미만 △독일 14세 미만 △캐나다 16세 미만 △호주 빅토리아주·뉴사우스웨일즈주 16세 미만 △스위스 16세 미만 미성년자를 의제강간 범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폭행 등 항거불능 상태서만 처벌’

 현행법으로는 한계

 

이 조사관보는 "그루밍 성범죄가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높은 의존성으로 인해 가해자의 성적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성범죄 성립 여부를 폭행·협박 또는 위계·위력이 아닌 피해자의 '동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는 부동의간음죄를 개선방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피해자의 부동의'로 완화하면 강간죄의 성립이 용이해져 형법이 개입하는 시점이 앞당겨진다"며 "(그렇게 되면) 형법은 최후 수단이 아닌 최우선 수단으로 되어 형사처벌의 원칙인 '보충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동의'에 대한 개념이 불명확하고, 어떤 의사표시 및 행위를 '동의'의 범위에 포함시킬지 불분명하다는 점 등의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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