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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7. 엔터테인먼트법

SO가 허락 없이 지상파방송 재송신은 공중송신권 침해
저작재산권도 포괄승계 대상… 물적 분할의 효력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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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

가. 케이블TV 방송전송 분쟁(부산고법 2018. 8. 16. 선고 2015나55441 판결 등)
우리나라 다수의 케이블TV사업자(SO)들은 2012년경 지상파방송을 가입자들에게 재송신하는 대가로 월 280원(Cost Per Subscriber, CPS)의 재송신료를 지불하기로 하는 재송신계약을 각 지상파방송사들과 체결했으나, 일부 SO들은 지상파방송사들과 계약없이 역내 가입자들에게 실시간 재송신해오고 있다. 이에 원고 SBS와 울산방송은 피고 JCN울산중앙방송을 상대로 이러한 재송신은 불법행위이며 그 손해로 CPS 월 280원을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의 ‘통상이용료’라고 주장했다. 피고는 재송신이 송신 또는 수신보조행위라는 주장, 무상 재송신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 지상파방송은 무료보편적인 서비스라는 주장, 재송신료 280원은 지상파방송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높은 금액으로 책정된 금액이라는 주장 등을 하는 한편, 반소로서 울산방송이 자사의 전송망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며 전송망 사용료를 청구했다.

부산고법은 원고의 허락 없는 재송신행위는 지상파방송사의 공중송신권과 동시중계방송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지상파방송사들이 재송신료 상당의 영업이익을 상실하거나 광고수익의 감소를 초래하는 등의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하는 한편, CPS 월 280원을 ‘통상이용료’로 보아 손해액을 인정하고, 피고의 전송망 사용료 청구는 기각했다.

그동안 지상파방송을 무단으로 전송하는 SO의 행위에 대해서 여러차례의 판결이 있어 왔고, 특히 지상파방송사의 손해액이 얼마인지에 대해서 매우 다양한 판결들이 있었는데, 위 부산고법의 판결은 각 논점들에 대해서 자세한 판단을 했다. 위 판결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으로 확정되었으며(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8다271282 판결), 이후 유사한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서울고등법원 2019. 1. 10. 선고 2017나2002982 판결 등).

나. 방송연기자노조 사건(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38092 판결)

원심은 방송연기자들의 노동자성에 대해서 자신의 연기력, 대중적 인기 등의 무형적 자산을 가지고 각 방송국이나 기타 그들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와 자유롭게 계약을 맺은 후 계약 내용에 따라 연기나 기타 연예활동을 하는 사업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취했으나, 대법원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전제하에,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할 것은 아니며, 이 사건에서의 제반 사정들을 고려해 볼 때 방송연기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다수 당사자들이 창작과정에 관여하는 최근의 콘텐츠 산업에서 이들 관여자들에 대한 사회보장법규의 적용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최근에 새롭게 제기되는 쟁점이다. 열악한 처우가 논란이 되는 독립 창작자, 단역 배우, 현장 스탭 뿐만 아니라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주장들이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위 판결은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 드라마 ‘화유기’ 표절 사건(서울서부지법 2019. 2. 12. 선고 2018가합34230 판결)

시나리오 작가인 원고는 2015년경 중국 명나라 시대 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애유기’라는 제목의 소설을 집필하여 네이버에 연재하고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피고들은 ‘홍자매’라는 필명의 드라마작가들이며 2017년경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와유기’라는 제목의 드라마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2018년 초까지 20부작으로 방영(tvN)되었는데, 피고들은 두 작품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여 피고들의 저작권(2차적저작물작성권, 성명표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소설 등에 있어서 추상적인 인물의 유형 혹은 어떤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사건이나 배경 등은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는 것들로서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전제하에, 피고들 저작물은 원고 저작물과 구체적인 표현이나 표현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고, 일부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원작 ‘서유기’에서 유래되는 부분을 제외한 부분만 놓고 볼 때에는 피고들 저작물 전체에서 그 유사 부분이 차지하는 질적·양적 비중이 극히 미미하여 그 창작적 특성이 피고들 저작물에 감지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 저작물이 원고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할 수는 없고 원고 저작물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저작물이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2. 게임, 인터넷
가. '미르의 전설' 사건(서울중앙지법 2019. 1. 25. 선고 2017가합534004 등)

원고와 피고는 PC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의 저작권을 공동 보유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한국과 중국 회사 등 제3자에게 게임에 대한 라이선스(웹 게임 등 게임 개발이나 소설, 애니메이션 등 작성에 이용할 권리)를 부여했다. 원고는 피고의 라이선스 부여행위가 저작권 침해행위 및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소송 진행 중 피고는 게임 저작권 및 관련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여 자회사를 신설했다. 이후 원고는 신설회사를 상대로도 동일한 소송을 제기했다.

상법상 회사 분할의 경우에 피분할회사의 권리의무는 분할계획서에 따라 사법상 관계나 공법상 관계를 불문하고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에게 포괄승계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성질상 이전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그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두14729 판결 등). 원고는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다른 저작재산권자의 동의가 없으면 그 지분을 양도할 수 없다고 정한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의 규정과 밀접한 인적 결합관계에 있는 공동저작자 보호라는 규정 취지에 비추어, 원고의 동의 없이는 피고가 물적 분할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저작권이 분할 후 신설회사에 이전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① 분할의 효력은 그 성격상 포괄승계이므로, 분할계획서에 분할대상으로 기재된 권리의무는 개별 재산에 관한 이전절차 없이 분할 후 신설회사에 당연히 승계되고, ② 저작재산권이 일신전속적 권리에 해당한다거나 성질상 이전이 허용되지 않는 권리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저작재산권은 물적분할로 인하여 신설회사로 이전되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저작권법이 저작권자에게 신의에 반하는 합의 성립 방해나 동의 거부를 요하는 취지는 전원 합의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관철할 경우 실제 거래계에서 저작물의 이용허락이 필요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위해 필요한데도 지적재산권자 일부가 합리적 이유 없이 합의를 거절하여 저작물 이용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리고 피고가 원고에게 라이선스 계약 전후해서 원고에게 계약 체결 사실을 통지하면서 수익 배분 지급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할 때, 그에 관한 합의 또는 동의를 거절하는 것은 신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본 판결은 상법상의 제도인 물적분할의 효력이 저작권에도 미치는지가 쟁점이 된 최초의 사례이며, 법원은 저작재산권도 포괄승계의 대상이라고 판시했다. 또한 본 판결은 저작권법 제48조 공동저작권 행사 규정의 취지에 대하여 상세히 판시했는데, 공동 창작물이 증가하고 있는 최근 저작권의 거래현실에서 볼 때 하나의 중요한 해석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나. 구글 게임서비스 결제 사건(수원지법 2018. 9. 20. 선고 2017나69021 판결)

원고의 미성년 자녀는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을 하던 중 원고의 허락을 받아 피고 결제 시스템에 자신의 구글 아이디와 비밀번호 및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게임 아이템을 구매했다. 그런데 이 사건 결제 시스템은 최초 구매할 때 입력된 신용카드 정보를 그대로 저장하여 차회에 아이템을 구매할 때에는 신용카드 정보를 따로 입력할 필요 없이 아이템 구매자의 구글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을 입력하면 족하게 설계되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결제 시스템에 자신의 신용카드 정보가 이와 같이 저장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 사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당시 이를 고지받은 적도 없었다.

법원은 피고는 유료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로서, 유료결제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신용카드 정보가 차후에 무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고, 특히 구글 계정 이용자와 신용카드 명의인이 서로 다르고, 구글 계정 이용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신용카드 정보가 명의인의 의사에 따라 사용되는 것인지 여부를 신용카드 정보를 새로 입력하게 하는 방법 등으로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의 신용카드 정보가 원고의 의사에 의해 사용되는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이로써 피고는 미성년 자녀가 권한 없이 원고의 신용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하는 것을 과실에 의해 용이하게 하였고, 이러한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사실 다수의 미성년자들이 게임에서 아이템 등을 결제를 하는 현실에서 소비자 특히 미성년자의 보호 문제는 중요한 분쟁 중 하나이며, 특히 게임회사나 결제회사의 운영상 주의의무는 어디까지인지가 문제된다. 기존 판례 중에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 특히 이 사건 게임과 같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은 재미를 위하여 게임이용자들이 이전 단계에 비해 다음 단계의 미션을 수행하기 더 어렵게 구성되거나,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전에 비해 더 정복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정복해 가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점, 비공개 아이템은 게임이용자들이 게임 내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 목록에 없기 때문에 모든 게임이용자들이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들이 게임의 난이도를 조정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게임을 즐기도록 하는 한편,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은 피고들의 이윤추구 활동으로 볼 여지도 있는 점 및 난이도 높은 캐릭터를 정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아이템을 구매할 것인지 여부는 순전히 원고들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내부 직원을 이용하여 비공개 아이템을 보유한 캐릭터를 형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하다”는 게임회사의 마케팅행위와 기망에 관련된 판결도 참고할 만하다(서울중앙지법 2017. 11. 28. 선고 2017가단5042459 판결).


3. 엔터테인먼트/스포츠
가. 유재석 출연료 사건(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6다256999 판결)

원고 유재석, 김용만은 2005년 3월경 연예기획사인 스톰이앤에프와 사이에 2006년 3월부터 2011년 2월까지 5년간 원고들이 방송, 공연 등에 출연하는 모든 연예활동의 교섭 및 계약 체결 등에 관한 권리를 스톰에게 위임하는데 필요한 사항과 쌍방의 권리·의무를 정하는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의하면, 스톰은 원고들의 제반 법률행위를 대행, 매니지먼트할 독점적 권리를 가지고, 방송 출연계약 등에 대한 모든 교섭, 체결, 유지, 종료 등의 일체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며, 연예활동으로 인한 모든 수익금은 원칙적으로 스톰이 수수한 후 원고들과의 협의 하에 사후정산을 거쳐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한다. 원고 유재석은 2010년 6월 3일부터 2010년 10월 7일까지 KBS의 ‘해피투게더’, MBC의 ‘무한도전’, SBS의 ‘런닝맨’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원고 김용만은 2010년 6월 2일부터 2010년 8월 18일까지 KBS의 ‘비타민’ 등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런데 위 방송국의 출연료채권에 대해 스톰으로부터 출연료채권을 양도받은 회사, 스톰에 대해 국세채권이 있는 대한민국 등이 법원으로부터 압류 또는 전부명령을 받았고, 이에 방송3사는 채권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며 출연료를 공탁했다.

1심과 2심은 이 사건 출연계약의 당사자는 기획사(스톰)이므로 이로부터 적법하게 채권양도 등을 받은 피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대법원은 “원고들이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계약은 연예인인 원고들의 출연행위를 목적으로 한다. 방송프로그램 출연행위는 일신전속적인 급부를 제공하는 행위이고, 특히 원고들과 같이 인지도가 매우 높고 그 재능이나 인지도에 비추어 타인이 대신 출연하는 것으로는 계약 체결 당시 의도하였던 것과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없는 연예인인 경우, 원고들이 부담하는 출연의무는 부대체적 작위채무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적어도 교섭력에 있어 우위를 확보한 원고들과 같은 연예인의 경우에는 어떠한 프로그램에 어떠한 조건으로 출연할 것인지를 전속기획사가 아니라 연예인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인 출연계약의 모습이다. 또한 방송프로그램에 원고들과 같이 인지도가 있는 특정 연예인을 출연시키고자 하는 출연계약의 목적에 비추어 방송사로서도 전속기획사가 아니라 그 연예인을 출연계약의 당사자로 하는 것이 연예인의 출연을 가장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러한 출연계약의 특성, 이 사건 출연계약 체결 당시 연예인으로서 원고들이 갖고 있었던 영향력과 인지도, 연예기획사와의 전속의 정도 및 출연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방송 3사는 연예인인 원고들을 출연계약의 상대방으로 하여 직접 프로그램 출연계약을 체결한다는 의사로서 행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여, 방송 3사와 사이의 이 사건 출연계약의 당사자는 원고들이고 그 출연료채권은 원고들에게 귀속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즉 원고들이 업무처리의 편의를 위해 전속기획사인 스톰에게 계약의 체결을 대행하게 하거나 출연금을 수령하게 하였을지라도, 출연계약의 당사자는 원고들 본인인 것으로 인식하였고, 스톰은 방송 3사와 사이에 원고들을 위하여 출연계약의 체결 및 출연금의 수령 행위를 대리 또는 대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예인 전속계약은 대외적인 활동의 교섭 및 체결권에 대한 전속적인 권리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약정에 따라 분배하는 것을 요체로 한다. 이러한 전속적인 권리는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이며, 회사의 가치산정에 있어서 자산의 일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본 판결은 계약서의 조항 및 거래 당시의 당사자의 의사 등을 분석하여 출연계약의 당사자는 연예인 본인이라고 보았다. 한편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연예인의 관리를 주요 자산으로 하는 기획사의 회사 가치나 이에 대한 투자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획사로부터 적법하게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입장에서는 거래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앞으로도 출연계약의 주체에 대한 해석상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 판결은 연예인의 활동에 대한 수익 중 연예인이 분배금에 한해서는 바로 연예인에게 귀속되고 기획사는 보관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기존의 판례(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4425 판결, “이 사건 전속계약은 피해자의 출연료 수령을 포함하여 피해자의 연예활동과 관련한 제반 사무 처리를 내용으로 하는 일종의 위임계약이라고 할 수 있고,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피해자의 연예활동으로 인한 수입 중 세금을 제외한 매출액을 약정 비율대로 회사와 피해자에게 각각 귀속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결국 회사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드라마 출연료 중 피해자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원은 수령과 동시에 피해자의 소유로 귀속되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하여 이를 보관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할 것이다”)와도 해석상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부분도 향후 판결에서 정리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 조영남 그림 판매 사건(서울중앙지법 2018. 8. 17. 선고 2017노3965 판결)

본건과 관련하여 언론 등에서 개념미술, 팝아트의 개념 등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본건 형사사건에서는 조영남 본인이 평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 직접 그림을 그린다는 의사를 표시해왔기 때문에, 실제로는 타인에 위탁하여 제작된 그림을 판매한 행위가 구매자로 하여금 착오를 유발하였는지, 구매자에게 본인이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릴 보증인적 지위에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되었다.

1심은 “미술작품의 창작적 표현작업이 주로 타인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미술작품 거래에 있어서 설명가치 있는 정보에 해당되고, 피고인들은 신의칙상 사전에 구매자들에게 그와 같은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고지하지 않고 판매한 것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구매자들을 부작위에 의하여 기망에 해당한다"고 보아 사기죄의 유죄를 인정했다(서울중앙지법 2017. 10. 18. 선고 2016고단5112 판결).

하지만 2심은 “그 작품이 해당 작가의 ‘친작’인지의 여부는 구매자에 따라 고려 요소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어서, 언제나 ‘진품’ 여부와 같은 정도의 비중을 갖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작가의 친작인지 여부가 일반적으로 작품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여 1심과는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최근 창작과정에서 공동작업 내지 협업의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현대 미술의 경향임을 고려할 때, 이들 관여자들의 권리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다른 콘텐츠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쟁점이다. 특히 본건과 같이 제3자에 대한 형법상 사기죄와 관련하여 보증인적 지위의 존재나 요건 등은 죄형법정주의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본 판결에서는 사실관계들의 해석을 바탕으로 한 결론을 도출했다. 앞으로 이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학제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 우뢰매 사건(서울중앙지법 2018. 10. 12. 선고 2018가합509432 판결)

피고 김청기는 1980~90년대 영화 ‘우뢰매’ 시리즈의 감독인바, 당시 크레딧에는 피고가 '제작, 감독'으로 표기되었다. 원고는 위 영화들은 영화제작사의 업무상 저작물에 해당하고 당시 위 영화들의 영화제작사로부터 본건 영화들에 대한 권리를 적법하게 양도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서는 권리자의 확정을 위하여 저작권법상 업무상 저작물 조항, 영상저작물특례 조항, 양도 조항 등의 해석이 문제되었다. 저작권법에서는 1차적 권리자와 2차적 권리자의 지위에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1차적 권리자가 누구인가 정하는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저작권 관련 분쟁도 여기에 집중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영화라는 영상저작물은 대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특성상 당해 영상저작물을 원활히 이용하여 투입된 자금을 신속히 회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고, 또한 영화의 제작에는 시나리오작가 등 이른바 ‘고전적 저작자’의 원저작물을 밑거름삼아 감독, 연출, 촬영, 편집 등 ‘근대적 저작자’의 창작적 기여와 배우 등 실연자 및 기타 보조 스태프의 참여가 수반되므로, 영화의 제작에 관여하는 다수 당사자 중 누구를 저작자로 인정할 것인지 또는 누구에게 저작재산권이 귀속되는 것으로 할지를 정하여야 하며,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영화제작에 관여하는 다수인들 사이의 저작권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영화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는 전제하에 “저작권법이 규정하고 있는 영상제작자는 영상저작물 자체의 창작과정을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자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할 수는 없고, 그 외 영상저작물의 제작을 위하여 직접 투자를 하거나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고 영상저작물의 제작과 관련된 제반 사무처리 및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등 영상저작물의 제작과 관련된 사무적인 업무를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진 자 역시 전체 영상 제작과정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영상제작자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해석했는바, 이는 영화의 제작과정과 유통현실 등을 반영하여 저작권법상 영상제작자의 범위에 대해서 좀 더 탄력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임상혁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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