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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6. IT법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에 경쟁 제한성 인정
압수 목적물이 정보저장매체인 경우 피의자 등 참관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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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들어가며 

게임규칙의 저작물성에 대한 킹닷컴리미티드 대 아보카도 판결(대법원 2019. 6. 27. 선고2017다212095판결)이 선고되었다. 대법원이 2019년 4월 11일 구두변론까지 연 후 팜히어로 사가는 특정한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에 따라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이 선택·배열되고 유기적 조합을 이뤘다면서 선행 게임물과 확연히 구별되는 창작성 개성을 갖추고 있어 저작물로서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2018년 7월 18일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이 발효되어 구 부정경쟁방지법 차목(성과모용행위)이 카목이 되고, 차목이 신설되어 아이디어의 보호가 강화되었다. 저작물성이 부정된 게임규칙을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 판결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선고된 판결 중에는 중요한 퀄컴 1판결(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3두14726 판결)이 선고되었다. 개인정보와 관련해서는 약학정보원 사건이 진행중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에서 진행 중인 이 사건의 결론은 향후 개인정보에 대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빅데이터로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건강에 대한 정보라는 점에서 이 사건은 개인정보에 대한 정책적인 함의도 크게 가질 것으로 보여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II. [이동통신시장에서의 경쟁제한행위]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3두14726 판결
1. 법원의 판단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의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거래한 행위’의 부당성은 독과점적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이라는 입법 목적에 맞추어 해석하여야 하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 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그 행위가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와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 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효과가 나타났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그 행위 당시에 경쟁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고 또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행위의 경위 및 동기, 행위의 태양, 관련시장의 특성 또는 유사품 및 인접시장의 존재 여부, 관련시장에서의 가격 및 산출량의 변화 여부, 혁신 저해 및 다양성 감소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가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서의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는 거래상대방이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아니할 것을 조건으로 거래상대방과 거래하는 경우이므로, 통상 그러한 행위 자체에 경쟁을 제한하려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2. 평석

이 판결은 이동통신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던 퀄컴에 대한 공정위의 시정조치에 대한 첫 번째 판결로서 대부분의 퀄컴에 대한 공정위 처분이 유지되었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서울고등법원 2017누48)이 있고 쟁점이 여럿이라 이 지면에서 모두 소개할 수 있는 없지만 관련 사건의 이해에 필요한 중요한 사건이라고 보여서 소개한다. 대법원은 소개한 법리에서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의 경우 경쟁제한의 목적이 행위에 내재되어 있다고 봄으로써 원고행위의 경쟁제한성을 인정하였다.


III.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대한 동의] 서울고등법원 2018. 8. 31. 선고 2018나2014586판결
1. 사실관계

갑은 자신의 고객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게 판매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한 후 2011. 12.경부터 2014. 6.경까지 경품행사를 수 회 실시하면서 이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후 보험회사에 판매하였다. 그런데 경품 행사 당시 응모권 등에 기재된 개인정보 수집을 위한 동의를 받는 항목에 가족관계 등 이용 목적과 관련이 없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고, 보험회사에 개인정보가 제공되는 점에 동의를 해야 경품행사에 응모가 된다는 점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으며, 응모권에 기재된 제3자 제공 동의 관련 사항이 약 1㎜크기로 인쇄되어 있어 식별하기 어려웠다. 갑은 제3자 제공 동의를 받기 이전에 먼저 보험회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하여 보험회사가 필요한 정보인지를 확인하는 사전필터링을 하기로 하였고, 제3자 제공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회사에 사전필터링을 위한 개인정보 목록을 제공하였다. 이에 따라 일부 패밀리카드에 가입된 고객의 개인정보가 고객의 제3자 제공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회사에 제공되었다.

2. 법원의 판단

서울고등법원 2018. 8. 31. 선고 2018나2014586 판결은 ① 경품 발송에 필요한 정보 외에 생년월일, 자녀 수 등 정보까지 수집한 점에 관하여 형사 대법원 판결 및 민사 판결은 경품 발송에 필요한 정보 외에 생년월일과 자녀 수 등 정보를 수집 및 제공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상의 최소수집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② 사전필터링을 위해 보험회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한 갑의 행위에 대해서 법원은 사전필터링은 갑만의 업무로 볼 수 없고 보험회사의 업무이기도 하며 보험회사들은 사전필터링을 통해 독자적인 이익을 가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전필터링을 위해 고객정보를 제공한 것은 개인정보 주체의 동의 없는 제3자 제공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가.
이 사건 이후인 2017. 10. 19. 개인정보보호법 시행규칙 제4조(서면 동의 시 중요한 내용의 표시 방법)에는, 글씨의 크기를 최소한 9포인트 이상으로서 다른 내용보다 20퍼센트 이상 크게 하여 알아보기 쉽게 하고(제1호), 글씨의 색깔, 굵기 또는 밑줄 등을 통하여 그 내용이 명확히 표시되도록 하며(제2호), 동의 사항이 많아 중요한 내용이 명확히 구분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중요한 내용이 쉽게 확인될 수 있도록 그 밖의 내용과 별도로 구분하여 표시하도록(제3호) 하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나.
관련 사건으로, 공정위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2호 위반(기만광고)에 해당한다고 봐서 과징금 등 처분을 하였고, 공정위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두61242 판결). 형사적으로 갑의 대표이사 등 임직원과 보험회사 담당자들이 개인정보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위반여부가 문제되었다. 하급심 법원들은 모두 피고인들을 무죄로 보았으나 대법원은 모두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을 하였고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유죄 판결을 하였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3263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8. 16. 선고 2016노223 판결(파기환송심)}. 형사사건에서는 작은 글씨로 적어서 고객들이 식별하기 어렵게 한 점과 보험회사의 사전필터링을 위하여 갑이 보험회사들에게 개인정보주체(보너스카드 고객)의 제3자 제공에 관한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정보를 제공한 것이 개인정보의 위탁인지 제3자 제공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판매하는지 여부는 중요한 사항으로서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형사사건에서의 대법원의 판단과 이 사건에서의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이 일치하는 바, 이 사건의 법리 및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후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대한 의미 있는 판결이 될 것으로 본다.


IV. [사이버 범죄] 보이스 피싱(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1. 사실관계

피고인 갑, 을이 공모하여, 피고인 갑 명의로 개설된 예금계좌의 접근매체를 보이스피싱 조직원 병에게 양도함으로써 병의 정에 대한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을 방조하고, 사기피해자 정이 병에게 속아 위 계좌로 송금한 사기피해금 중 일부를 별도의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인출함으로써 주위적으로는 병의 재물을, 예비적으로는 정의 재물을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사기방조 및 횡령의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피고인들에게 사기방조죄가 성립하지 않는 이상 사기피해금 중 일부를 임의로 인출한 행위는 사기피해자 정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다.

2. 법원의 판단

[다수의견] 계좌명의인의 인출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횡령죄가 되지 않는다. ① 계좌명의인이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에게 예금계좌에 연결된 접근매체를 양도하였다 하더라도 은행에 대하여 여전히 예금계약의 당사자로서 예금반환청구권을 가지는 이상 그 계좌에 송금·이체된 돈이 그 접근매체를 교부받은 사람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접근매체를 교부받은 사람은 계좌명의인의 예금반환청구권을 자신이 사실상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일 뿐 예금 자체를 취득한 것이 아니다. 판례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으로 피해자의 돈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되었다면 이로써 편취행위는 기수에 이른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사기범이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그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의미일 뿐 사기범이 그 돈을 취득하였다는 것은 아니다. ② 또한 계좌명의인과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 사이의 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위탁관계가 아니다. 사기범이 제3자 명의 사기이용계좌로 돈을 송금·이체하게 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사기범이 그 계좌를 이용하는 것도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의 실행행위에 해당하므로 계좌명의인과 사기범 사이의 관계를 횡령죄로 보호하는 것은 그 범행으로 송금·이체된 돈을 사기범에게 귀속시키는 결과가 되어 옳지 않다.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이 있다.

3. 평석

보이스피싱 피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일련의 법리가 정립되고 있다. ① 송금의뢰인이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자금을 송금·이체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송금의뢰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그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계좌명의인(수취인)과 수취은행 사이에는 그 자금에 대하여 예금계약이 성립하고, 계좌명의인은 수취은행에 대하여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다. 계좌명의인은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에 대하여 송금의뢰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계좌명의인이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을 그대로 보관하지 않고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②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예금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되어 그 계좌에 피해자가 사기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계좌명의인은 피해자를 위하여 사기피해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하고, 만약 계좌명의인이 그 돈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단, 이때 계좌명의인이 사기의 공범이라면 사기죄 외에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한편 계좌명의인의 인출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횡령죄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힌 점에서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의의가 있다{배정현, '제3자 명의 사기이용계좌(이른바 ‘대포통장’) 명의인이 그 계좌에 입금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인출한 경우 횡령죄 성립 여부', 고영한 대법관 재임기념 논문집 (2018) 592~627면}.


V. [압수의 목적물이 정보저장매체인 경우,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 취하여야 할 조치 내용]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1. 사실관계

이 사건에서는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과 관련하여, 압수의 목적물이 정보저장매체인 경우,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 취하여야 할 조치 내용 및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에 기억된 정보 중에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를 선별한 다음 이미지 파일을 제출받아 압수한 경우,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위와 같이 압수된 이미지 파일을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에서도 피의자 등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2. 법원의 판단
(1)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인 경우에는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이를 제출받아야 하고,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 만약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는 형사소송법에 정한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다.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에 기억된 정보 중에서 키워드 또는 확장자 검색 등을 통해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를 선별한 다음 정보저장매체와 동일하게 비트열 방식으로 복제하여 생성한 파일(이하 ‘이미지 파일’이라 한다)을 제출받아 압수하였다면 이로써 압수의 목적물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는 종료된 것이므로, 수사기관이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위와 같이 압수된 이미지 파일을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에서도 피의자 등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관련조문: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

(2)
압수물 목록은 피압수자 등이 압수처분에 대한 준항고를 하는 등 권리행사절차를 밟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되므로, 수사기관은 이러한 권리행사에 지장이 없도록 압수 직후 현장에서 압수물 목록을 바로 작성하여 교부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러한 압수물 목록 교부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압수된 정보의 상세목록에는 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되어 있어야 하고, 수사기관은 이를 출력한 서면을 교부하거나 전자파일 형태로 복사해 주거나 이메일을 전송하는 등의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관련조문: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9조).

(3)
전자문서를 수록한 파일 등의 경우에는, 성질상 작성자의 서명 혹은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작성자·관리자의 의도나 특정한 기술에 의하여 내용이 편집·조작될 위험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원본임이 증명되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만 하고, 그러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증거로 제출된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이 복사·출력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출력한 것이라는 사실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원본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

3. 평석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에 대한 종근당 판결이후 디지털 증거와 관련된 입법과 판례는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정립하여야 할 대상이다. 실제 수사에서 디지털 증거들은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되고 있고 이 점은 향후에도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이 사건 대법원이 정립한 법리는 피의자가 참여하도록 하여야 할 시점이 이미지 파일을 제출받아 압수한 때라는 점, 압수물 목록을 작성하여 교부하는 방식에 대한 점, 원본 동일성{이에 대해서는 박용철,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 요건 중 무결성 및 동일성에 대하여', 법조 720호(2018.4.) 667~703면}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다는 점이다. 실무에서 논란이 되었던 점인만큼 이 전원합의체 판결이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VI. [동시접속 라이선스와 일시적 복제권 침해] 대법원 2018. 11. 15. 선고 2016다20916 판결
가. 사실관계

갑 주식회사가 을 외국회사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관하여 판매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였고, 을 회사는 위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용허락계약(라이선스 계약)을 통하여 라이선스받은 최대 동시사용자 수보다 많은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동시사용 방식의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있었는데, 갑 회사가 위 소프트웨어의 최종사용자가 라이선스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을 회사의 소프트웨어의 최종사용자들에게 판매하였고, 이를 사용하면 최대 동시사용자 수를 초과하는 을 회사의 소프트웨어가 사용자 컴퓨터의 램(RAM)에 일시적으로 복제된 상태로 남게 되는 사안에서, 갑 회사의 소프트웨어에 의해 발생하는 일시적 복제는 을 회사의 소프트웨어의 이용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거나 안정성이나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만 보기 어렵고, 독립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갑 회사의 소프트웨어는 을 회사의 일시적 복제권을 침해하였다고 한 사례이다.

나. 법원의 판단

사용자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등의 보조기억장치에 설치된 컴퓨터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인터넷으로 디지털화된 저작물을 검색, 열람 및 전송하는 등의 과정에서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는 실행된 컴퓨터프로그램의 처리속도 향상 등을 위하여 컴퓨터프로그램을 주기억장치인 램(RAM)에 적재하여 이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일어나는 컴퓨터프로그램의 복제는 전원이 꺼지면 복제된 컴퓨터프로그램의 내용이 모두 지워진다는 점에서 일시적 복제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법은 제2조 제22호에서 복제의 개념에 ‘일시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포함시키면서도, 제35조의2에서 '컴퓨터에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그 컴퓨터에 일시적으로 복제할 수 있다. 다만 그 저작물의 이용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여 일시적 복제에 관한 면책규정을 두고 있다. 그 취지는 새로운 저작물 이용환경에 맞추어 저작권자의 권리보호를 충실하게 만드는 한편 이로 인하여 컴퓨터에서의 저작물 이용과 유통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저작권의 보호와 저작물의 원활한 이용의 적절한 균형을 도모하는 데 있다. 이와 같은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여기에서 말하는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는 일시적 복제가 저작물의 이용 등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경우는 물론 안정성이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볼 것이지만, 일시적 복제 자체가 독립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경우는 제외되어야 한다.

나. 평석

이 사건은 기술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시적 복제와 관련하여 규범적인 기준을 제시한 오픈캡처 판결(대법원 2017. 11. 23. 선고 2015다1017, 1024, 1031, 1048 판결)에서 문제가 된 저작권법 제35조의2의 적용에 있어서 제시된 독립된 경제적 가치 기준을 적용하여 그 의미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사건이다{이 판결에 대한 상세한 소개는 박형옥, '일시적 복제 자체가 독립한 경제적 가치에 해당되어 복제권 침해 발생 - 동시접속 라이선스 사건을 중심으로', 저작권동향 2018년 24호(2018. 12. 10.) 참조}. 오픈캡처 판결은 라이선스 계약 위반과 저작권법 위반의 경계에 대한 중요한 설시를 하였지만 한편으로 일시적 복제에 대한 중요한 의미를 가진 판결이었다{기존의 오픈캡처 판결에 대한 해설로는 손천우, '저작재산권자로부터 컴퓨터프로그램의 설치에 의한 복제를 허락받은 자가 위 프로그램을 컴퓨터에서 실행하는 행위가 영구적 복제권 및 일시적 복제권의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법원 판례해설 제114호 (2018) 305~329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의해서 도입된 저작권법 제35조의2의 일시적 복제의 해설에 있어서 이 면책규정의 경계를 획정하는 작업은 컴퓨터프로그램과 관련된 저작물침해 여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 점에서 이 사건은 기존의 오픈캡처 법리를 적용하면서도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여 저작권법 제35조의2의 적용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사실관계의 면에서 가치를 가지는 판결이라고 본다.


최승재 변호사 (대한변협 법제연구원장)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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