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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검사 포함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만든다

수사·재판 비롯한 인·허가, 승인 등 업무수행 공무원
직무수행에 영향 줄 수 있는 사적 이해관계 있으면
소속기관장에게 미리 신고… 업무에서 배제 신청토록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적 이해관계를 기관장에게 미리 신고·회피하도록 하기 위한 입법을 정부가 본격 추진한다.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제정안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 당시 정부안에 포함돼 있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던 이해충돌 방지규정을 별도로 입법화한 것이다. 국회와 법원,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일하는 모든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등을 적용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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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안은 우선 공직자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이해충돌 상황을 효과적으로 예방·관리할 수 있도록 8개의 세부적인 행위기준을 담았다. 수사·재판을 비롯해 인·허가, 승인, 조사·검사, 예산·기금, 채용·승진, 청문, 감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자신과 직무관련자 사이에 사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경우 소속기관장에게 그 사실을 신고하고 해당 업무에서 배제될 수 있도록 회피신청을 하게 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사적 이해관계자'는 공직자 자신이나 가족을 비롯해 공직자나 가족이 △임원이나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법인·단체 △대리·고문·자문 등을 제공하는 개인·법인·단체 △일정 비율 이상 주식·지분·자본금 등을 소유하고 있는 법인·단체, 공직자 채용·임용 전 2년 이내에 재직했던 법인·단체나 대리·고문·자문 등을 제공했던 개인·법인·단체 등을 말한다. 

 

권익위, 제정안 입법예고

 

특히 제정안은 최근 2년 이내에 퇴직한 공직자로서, 퇴직일부터 2년 안에 현재 재직 중인 공직자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사람도 사적 이해관계자로 규정했다. 이 때 법령·기준에 따라 지휘·감독 관계에 있었던 사람도 사적 이해관계자에 포함된다. 권익위 관계자는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사람이 아니더라도 실·국장이나 차관, 장관 등 업무와 관련된 지휘·감독 라인은 모두 사적 이해관계자에 해당돼 신고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같은 부서'의 기준은 법 제정 이후 대통령령과 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 등 하위법령으로 정하게 된다. 각 기관마다 부서의 개념이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판사를 예로 들면, 판사로 퇴직해 개업한지 2년이 넘지 않은 A변호사가 수임·대리한 사건을 A변호사의 퇴직 전 2년 이내에 같은 재판부에서 근무했던 B판사가 맡게 된 경우 B판사는 법원장에게 신고하고 회피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제정안에는 공직자와 직무관련자 사이의 부당한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공직자 자신이나 배우자 등이 직무관련자나 과거에 직무관련자였던 사람과 금전, 유가증권, 부동산 등을 거래하려는 경우 미리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직무관련자에게 사적으로 자문 등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경우처럼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외부활동을 금지하는 규정도 제정안에 포함됐다. 공직자가 이해충돌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만약 공직자가 직무관련자와의 사적인 이해관계나 금전 등 거래행위를 사전에 신고하지 않거나 금지된 직무 관련 외부활동을 할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이와 함께 제정안은 공직자가 공공기관의 물품·차량·토지·시설 등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만약 공직자가 공공기관의 물품 등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수익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사용·수익하게 할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은 물론 위반행위로 얻은 재산상 이익은 전액 환수된다.

 

공직자가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용하도록 하는 행위도 엄격히 금지된다.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전액 몰수·추징하는 동시에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실제로 이익이 실현되지 않은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아울러 제정안은 고위공직자와 인사·계약 등 부패취약업무 담당자에 대해서는 다른 공직자보다 한층 강화된 이해충돌 방지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차관급 이상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공직유관단체·공공기관장 등의 고위공직자는 임용되거나 임기가 시작되기 전 3년 동안 민간부문에서 활동한 내역을 소속기관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소속기관장은 다른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고위공직자가 활동내역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또 공개경쟁·경력경쟁 채용시험을 제외하고는 공공기관이 소속 고위공직자나 채용업무 담당자의 가족을 채용할 수 없게 했다. 자신의 가족이 소속기관에 채용되도록 지시·유도·조정·묵인한 고위공직자나 채용업무 담당자에게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울러 공공기관이 소속 고위공직자, 계약업무 담당자 본인이나 그 가족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를 지시·유도·조정·묵인한 고위공직자나 계약업무 담당자 역시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박 위원장은 "공적 직위와 권한을 이용한 사익추구 행위를 차단함으로써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청렴한 공직풍토를 조성하고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는 물론 국회와 적극 협의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월 권익위는 대통령령인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해 행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이해충돌 방지규정을 선제적으로 도입·시행해왔다. 권익위는 다음 달 28일까지인 입법예고 기간 중 국민들로부터 의견을 수렴, 보완 과정을 거쳐 올해 안으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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