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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회사 상대 소송·진정시 성과급 감액' 단체협약… "근로자의 재판청구권 침해"

무효 판결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진정이나 소송을 제기하면 성과급·격려금 등을 감액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해당하므로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8-3부(재판장 정지영 부장판사)는 이모씨 등 근로자 9명이 A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8나319922)에서 "회사는 미지급한 성과급·격려금 1억500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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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자동차용 여과제(필터)를 제조·판매하는 A사는 2014년 1월경 노동조합과 성과급 지급기준을 정하는 단체협약 부속합의를 맺었다. 합의서에는 '회사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는 진정서·고소장을 제출하거나 소송을 제기해 당해 연도에 종결되지 아니한 자는 개인별 성과급의 10%만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같은해 7월경에는 격려금 지급에 관한 합의를 맺으면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 등의 민원을 제기한 자는 그 결과와 관계없이 격려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했다.

이씨 등은 2013년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서 누락됐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2017년 12월경 법원에서 기각결정을 받았다. A사는 소송 중이던 기간 동안에 단체협약을 근거로 이씨 등에게 성과급 10%만 지급하고 격려금은 주지 않았다. 이씨 등은 "회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성과급·격려금 지급에 있어 다른 직원들과 차별적 대우를 하고 있다"며 "미지급한 성과급·격려금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대구지법

"反사회질서 법률행위 해당

 성과급 지급하라"


재판부는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과 회사는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고, 그 같은 노사간 합의는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민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노사간의 단체협약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등이 붙어있다면 이는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사는 회사와의 관계에 있어 경제적 약자인 이씨 등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성과급·격려금을 차등 지급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며 "단체협약상의 이런 지급기준은 이씨 등의 헌법상 권리인 재판청구권을 현저하게 침해해 법률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므로 무효"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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