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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법무부 입국금지결정만으로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

군 입대를 앞두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기피 논란을 일으킨 가수 유승준(43·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씨에게 정부가 비자발급을 거부하며 입국을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상급기관인 법무부의 입국금지결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분기관인 주 로스엔젤레스(LA)총영사가 유씨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또 비자발급을 거부하며 그 이유를 작성·교부하지 않고 전화로만 알린 것도 절차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유씨가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 정부는 유씨가 신청한 재외동포 비자의 발급여부를 다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유씨가 주 LA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2017두3887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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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은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된 것이 아니라 행정 내부 전산망에 입력·관리한 것으로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급행정기관의 지시는 내부 효력만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다"며 "주 LA총영사의 처분이 적법한지는 상급행정기관의 지시를 따른 것인지 여부가 아닌 헌법과 법률, 대외적 구속력 있는 법령의 규정과 입법목적, 비례·평등원칙과 같은 법 일반원칙에 적합한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 LA총영사의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상급기관인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련 법령에 따라 처분의 재량권이 있는 주 LA총영사가 자신에게 재량권이 없다고 오인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13년 전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을 이유만으로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 불행사로 위법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사증발급 거부처분 당시 재외동포법은 '대한민국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에도 38세가 된 때에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외동포체류자격의 부여를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 LA총영사는 2015년 유씨의 아버지에게 전화로 처분결과를 통보하고 처분이유를 기재한 사증발급 거부처분서를 작성해주지 않았다"며 "행정절차법 제24조에 따라 거부처분에 대한 처분서 작성 및 교부를 하지 않아 위법한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유씨는 도덕적으로 충분히 비난받을 수 있으나 입국금지결정이나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적법한지는 실정법과 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며 "대법원 판결은 입법자가 정한 입국금지결정의 법적 한계, 사증발급 거부처분과 같은 불이익처분에 있어서 적용돼야 할 비례의 원칙 등을 근거로 유씨에 대한 재외동포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말 인기를 끈 유씨는 방송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군대에 가겠다'고 했지만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를 받은 직후인 2002년 1월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병역은 면제됐고,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병무청은 법무부에 유씨의 입국을 금지시켜 달라고 요청했고, 법무부는 그해 2월 입국금지 결정을 내렸다. 출입국관리법에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는 외국인은 법무부 장관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이 경제·사회 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후 중국 등에서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던 유씨는 2015년 9월 주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은 처분에 해당하므로 LA총영사는 법무부의 입국금지결정에 구속되고, 그에 따라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내린 것은 적법하다"며 유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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