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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단독) ‘법률상담 카톡방’ 200여 곳 성행… 익명 상담은 문제

비변호사가 채팅방 운영해도 단속·처벌할 방법 없어

월 이용자가 4400만 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에서 비대면 익명 법률상담이 성행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누구나 익명으로 접근이 가능한 오픈 플랫폼의 특성상 비자격자가 채팅창에서 변호사를 사칭하거나, 비변호사가 법률상담 채팅방을 운영하더라도 단속·처벌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채팅방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변칙적 광고 및 영업을 하거나, '법률상담은 공짜'라는 인식을 확대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본보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등록된 친구가 아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채팅 서비스) 검색창에서 '법률상담'이란 키워드를 입력하자 단체 법률상담을 진행중인 그룹채팅방 30여개가 검색됐다. 이 중 3개 그룹채팅방에는 100명 이상의 인원이 채팅에 참여하고 있었다. 1대 1 채팅방은 200여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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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결과창에는 '변호사 직접 법률상담', '착한 법률 상담', '서울 법대 변호사가 상담해드립니다' 등의 채팅방들이 나타났다. '#성범죄 #파산' 등 해시태그를 이용해 상담분야를 특정한 홍보도 눈에 띈다. 채팅방 내에서는 방장들이 '김변', '박변', '입회변호사' 등의 익명 대화명으로 '무료 법률상담 합니다' 등 제목의 방을 개설하고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150여명을 상대로 법률상담을 하고 있다. 

 

본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가운데 상당수는 무료로 1대 다수의 법률상담을 진행하다 1대 1 채팅방을 열고 사건 위임을 권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톡상담 10분에 3만원 전화상담 1회 5만원' 등의 비용을 제시하는 방도 있다. 

 

‘법률상담은 공짜’ 인식

법률서비스 질 저하 우려

 

변호사나 법무법인, 법률사무소 이름을 게시하거나 사진을 게시한 곳도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채팅방 안에서는 '고소하는 방법'처럼 간단한 질문은 물론 '특정한 계약의 해제가능성'과 같이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상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수십명의 채팅방 참여자끼리 잘못된 정보나 '검사는 서류작성만 하고 검찰은 언론플레이가 가능한 사안이 아니면 경찰에 넘기기만 한다'는 등의 편견을 공유하는 방도 많다. 이 채팅방의 방장이 변호사가 맞다면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는 것을 방치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물론 이 같은 법률상담 카톡방은 법률서비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뚫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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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변호사는 "다양한 사건을 경험하면서 홍보도 할 생각으로 카톡 무료상담을 하고 있다"며 "두 달에 한번 꼴로 실제 수임으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변호사는 "요즘 젊은 세대에서는 다양한 주제와 취미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오픈카톡방이 유행"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통로라는 점, 변호사로서는 법률문제에 부닥친 사람들을 돕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무료상담에 참여하는 변호사들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는 법률서비스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천경훈(47·사법연수원 26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변화이지만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자정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반적·범용적 정보제공은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개별사안에 대한 법적조언은 법률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법률서비스가 무료라는 인식이 확대되면 정당한 법률서비스 가치를 기반으로 한 공익활동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변호사업계의 직업상 이익과 일반 국민의 인식을 고려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변호사 자격을 사칭하거나 비변호사에 의해 운영된다면 더 큰 문제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상담을 진행한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고발을 하는 등 공식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3년된 해묵은 규정 정비, 가이드라인

마련 절실

 

현행 변호사법과 변호사단체 회칙 등이 비자격사의 법률상담과 변호사 광고요건 등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데 반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법률상담이나 영업방식에 대한 규정은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호사의 온라인 채팅방 내 법률상담 행위와 광고에 대해서는 '인터넷 등을 이용한 변호사 업무 광고기준' 회규가 존재한다. 하지만 시행일이 2007년 3월이어서 13년 된 해묵은 규정인데다 그나마 제정목적과 시행일 규정을 포함해 다섯개 조항에 그친다. 

 

지난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선거에서 변호사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변호사 중개 및 법률상담 플랫폼을 공약했던 안병희(57·군법 7회) 변호사는 "모바일 기술과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고 변호사 수가 급격히 늘면서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변호사단체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상담자가 실제로 변호사인지 제대로 알 수 없다"며 "법률서비스에 대한 보상을 변호사들이 아닌 민간 플랫폼 업자들이 챙긴다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강한·홍수정 기자  strong·soojung@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