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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적폐청산·검찰 인적쇄신 의지 재천명

검찰총장 윤석열 지명… 법조계 안팎 반응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발탁은 파격인사를 통해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적폐청산 의지와 검찰의 인적 쇄신에 대한 개혁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지검장이 총장이 되면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최초의 검찰총장이 될 정도로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윤 지검장의 총장 지명을 발표하며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해왔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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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윤 후보자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음과 동시에 시대적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검찰 조직의 안정보다는 파격을 택해 적폐청산의 의지를 드러냈지만, 윤 지검장이 임명될 경우 단행될 검찰 수뇌부의 대규모 물갈이로 인한 내홍을 어떻게 수습할지는 청와대와 윤 지검장이 떠안아야 할 과제다.

 

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이번 정권에서 지방법원장이 대법원장이 되고, 부장판사가 헌법재판관이 되는 것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지만 5기수를 뛰어넘는 검찰총장 지명은 이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청와대에 검찰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많이 깔려있는지 보여주는 코드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은 항상 검찰을 향해 정치권으로부터의 중립을 외치지만 현 총장 인사 시스템 하에서 얼마나 검찰이 정치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푸념했다. 

 

윤 지검장의 총장 지명으로 현직 검사장 30여명의 거취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총장 임명 뒤 단행될 검사장 인사 폭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직 검사장들이 대거 고검장으로 승진하고 아래 차장검사들의 검사장 승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이후

고검장 거치지 않은 ‘최초 首長’ 이례적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는 27기까지 검사장 신원검증 절차에 돌입했다. 선배 기수들의 잇따른 용퇴 러시가 이어질 경우 27기도 검사장 인사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29기도 차장검사 승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사는 "고위직에 있는 분들이야 이번 인사에 대해 불만이 많겠지만 윤 지검장 카드로 검찰내부에서 대거 승진인사가 불가피해 젊은 검사들 사이에서는 그리 분위기가 나쁘지만은 않다"고 했다.

 

사상초유의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검찰총장 지명에 재야 법조계도 떠들썩하다. 

 

고검장을 지낸 한 변호사는 "검찰총장 지명은 대통령 고유의 인사권인 만큼 누구를 임명했다고해서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 내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 불가피하게 떠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는 곧 검찰 서비스를 받는 국민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며 "청와대는 총장 인사를 하며 검찰 조직의 안정화에도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상임대표 김태훈)은 18일 성명을 내고 윤 지검장의 총장 지명을 강력 비판했다. 한변은 "윤 검사가 서울지검장에 임명된 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적폐수사로 100여명의 고위 공직자가 구속되고 4명의 전현직 공직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윤석열을 다시 검찰총장 후보로 전격 지명한 것은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검찰을 이용해 공직사회와 국민을 옥죄는 공포정치를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5기수 뛰어넘는 인사

 정치권으로부터 얼마나 자유스러울지 의문”


변호사업계에서는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거물급 영입에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 대형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이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 검사들에게 회사내 친분이 두터운 분들이 영입의사를 전달하고 있다"며 "이번 총장 지명으로 대규모 인사이동이 불가피한 만큼 8월 부장검사 인사를 할 때 이들은 취업제한에도 안 걸리는 만큼 8월 이후가 인사 영입이 더욱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윤 지검장이 총장에 지명될 경우 문무일 총장에 이어 초임지가 대구지검인 검사가 연속해 두번째 총장에 올랐다는 점도 흥미롭다. 한 검사는 "법조인이 돌과 함께 생활하면 좋은 기운을 받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대구지검이 청사를 지을 당시 검찰청 터가 암반이 너무 많아 공사에 난항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돌 위에서 검사를 시작하며 좋은 기운을 받아 검찰 최고위직에까지 오른 것은 아니냐며 우스갯소리가 돈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국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윤 후보자 인사발령안을 심의·의결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직 검사장 30여명 거취와 함께

이후 후속인사 폭에도 관심 집중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가 맡게 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 문 대통령에게 보내야 한다. 법사위는 인사청문요청안이 회부된 날부터 15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하고, 청문회를 마친 날부터 3일 안에 국회의장에게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가 이 기간 내에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 채택을 요청할 수 있으며, 그래도 국회가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곧바로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검찰총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국회 임명 동의까지는 필요 없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윤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나섰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윤 후보자 처가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 등에 대한 진실공방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한국당은 청문회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법사위원 사·보임 등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56·24기)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의원총회에서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음흉한 계략을 반드시 청문회를 통해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칫 검찰이 청와대 입김에 더 크게 흔들리는 '코드 검찰'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든다"며 "실속 없는 정치 공세로 흐르지 않도록 후보자의 개혁성과 공정성 중심으로 청문회에 임하겠다"고 했다.

 

 

서영상·이정현 기자  ysseo·j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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