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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법무부 업무추진비 편법적으로 집행” 지적

‘2018년도 결산검사결과 보고서’를 보니…

법무부가 지난해 예산 전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업무추진비를 다른 목적에 사용했다가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50만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경우 상대방의 소속·이름을 증빙서류에 기재해야 하지만, 법무부는 이른바 '쪼개기 결제'를 통해 이를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원장 최재형)은 지난달 31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8회계연도 결산검사결과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헌법상 감사원은 매년 세입·세출 결산에 대한 검사 결과를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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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보고서에서 법무부가 업무추진비를 편법적으로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각 기관은 업무추진비를 집행할 때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서 규정한 예산집행기준에 따라야 하고, 불가피하게 다른 용도로 집행하려면 예산 전용 및 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은 지난해 '본부에 편성된 업무추진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용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서울보호관찰소 등 56개 소속기관에 편성된 보호관찰소 운영 기본경비 1475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전용해 사용했다. 이를 포함해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과 교정본부는 예산 전용절차 없이 소속기관에 편성된 업무추진비 예산 3646만원을 본부 내 직원 간담회, 유관기관 업무 협의, 교육파견자 직무수행경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연수원도 '과 운영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반수용비나 기타 운영비 예산으로 집행해야 할 사무용품 구입예산 등 1260만원을 전용 절차 없이 101회에 걸쳐 업무추진비 예산으로 사용했다.

 

전용절차 없이

운영 기본경비를 업무추진비로

 

특히 법무부는 업무추진비 사용 관련 증빙서류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상 건당 50만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경우 상대방의 소속과 이름을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하지만 법무부 법무실은 간담회 명목으로 업무추진비 72만원을 집행하면서 이를 각각 45만원과 27만원으로 나눠서 결제한 뒤 증빙서류에 상대방을 기재하지 않는 등 업무 관련 간담회 명목으로 7차례에 걸쳐 527만원을 사용하면서 건당 결제금액이 50만원이 넘는데도 분할 결제했고, 증빙서류에도 상대방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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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감사원은 법무부에 "앞으로 소속기관에 편성된 예산을 본부가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업무추진비를 다른 비목으로 사용하는 일이 없게 업무추진비 집행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또 "건당 50만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도 50만원 미만으로 분할 결제한 후 사실과 다르게 집행 증빙서류를 작성하거나 주된 집행 상대방을 기재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검찰이 지난해 대사관 등 외국에 파견된 검사 12명에 대해 직급보조비에서 교통보조비(월 20만원)를 감액하지 않고 지급한 점과 업무추진비를 월정액 현금으로 지급한 점도 문제삼았다.


증빙서류 제대로 갖추지 않아

투명성에도 ‘흠집’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상 재외근무수당을 지급받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직급보조비에서 교통보조비를 감액해야 한다. 감사원에 따르면, 법무부는 2011년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전용차량이 배정되는 검사에 대해서만 직급보조비 20만원을 감액하도록 했을 뿐, 재외근무수당을 지급받는 검사에 대해선 교통보조비를 감액해 비용이 이중으로 지급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해외 파견 검사들은 일반 공무원과 달리 파견 기간 중 교통보조비까지 포함해 매월 직급보조비 전액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의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지난달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돼 재외근무수당을 지급받는 검사에 대해서는 직급보조비를 20만원 감액해 지급하는 근거 규정이 마련됐다.

 

업무추진비와 관련해서도 국내교육훈련 파견자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월정액으로 현금 지급할 수 없도록 돼 있을 뿐만 아니라 현금으로 지급한 경우 증빙서류 등을 제출받아 사용용도 등을 점검해야 하지만, 그동안 검찰은 해외 파견 검사들에게 업무추진비를 월정액으로 현금 지급하고 증빙서류도 제출받지 않았다. 법무부 역시 이에 대한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으로 확인한 결과, 각급 검찰청이 2016~2018년 2년 동안 해외 파견 검사들에게 지급한 업무추진비만 1억5075만원에 이른다.


외국파견 검사 업무추진비

월정액 현금지급도

 

헌법재판소 역시 업무추진비 집행 관련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해 업무추진비 6억5838만원 중 5억8577만원(89%)을 정부구매카드(클린카드)로 집행했다. 클린카드 141개 중 37개는 각 부서별로, 나머지 104개는 헌법재판관과 헌법연구관 등 개인에게 지급해 사용하도록 했다. 헌재사무처는 제과점 등에서의 소액 사용이나 출근시간 무렵 커피·제과점 등에서의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집행목적·대상 등 구체적인 집행 내역을 철저히 기재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감사원 점검 결과, 출근시간대인 9시 이전에 카페나 제과점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경우가 26건(61만원) 있었을 뿐만 아니라 퇴근 직후 시간대에 헌재나 헌법재판연구원을 벗어난 지역의 음식점이나 제과점 등에서 사용된 경우도 46건(311만원) 있었다. 특히 A헌법연구관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제과점이나 카페, 식당에서의 카드 사용내역 중 76건(206만원)에 대해 "미처 증빙을 갖추지 못한 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며 반납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감사원은 헌재사무처에 "출근시간대와 퇴근 직후 클린카드 사용과 관련해 업무추진비 집행이 적절했는지 점검해 부적절한 집행에 대해서는 해당 금액을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클린카드 사용 및 관리·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했다.


헌재도 똑같이

업무추진비 집행관련 지적 받아

 

한편 감사원은 법령·제도 운영과 관련해 법무부에 "소년원 내 보호소년의 교화 효과를 제고할 수 있도록 현행 제주소년원 집중처우과정을 참고해 '소년원 부적응·고위험군'에 대한 집중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는 등 여러 건의 제도 개선도 촉구했다.

 

정부는 감사원의 검사를 거친 국가 세입·세출 결산을 다음 회계연도 5월 31일까지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결산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결산 심사 결과 위법·부당한 사항이 있으면 국회는 해당 기관에 △변상 △징계 △시정 △주의 △제도 개선을 요구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은 요구사항을 지체없이 처리한 뒤 국회에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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