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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군사법원

‘인사검증 없이 헌재사무처장 임명’ 논란

인사·예산 등 행정사무 총괄… 94년 이후 장관급 격상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박종문(60·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가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에 내정되면서 코드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사무처장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헌재 사무처장은 헌재소장이 임명하지만, 법원행정처장처럼 장관급인데다 최고사법기관 중 하나인 헌재의 인사와 예산 등 행정사무를 총괄하며 헌재를 대표해 국회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나서는 주요 보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헌재의 기능과 위상이 강화된 만큼 헌법재판 업무를 제외하고는 헌재의 대국회·대국민 관련 행정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사무처장에 대해서도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가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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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사무처장은 헌재의 인사·예산 등 행정사무를 총괄한다. 소장을 대신해 국회 등에 출석하기도 한다. 헌재 사무처장은 1988년 헌재 출범 당시에는 차관급이었지만 1994년 대법원(법원행정처장)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하지만 인선 과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헌법재판관 전원으로 구성된 재판관회의 의결만 거치면 헌재 소장이 임명할 수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등 별다른 검증 절차 없이 임명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선과정에서 최소한의 민주적 정당성 등도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의 숨은 장관', '깜깜이 인사', '밀실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재판관회의 의결 거치면 임명

 별다른 청문절차 없어

 

한 법조인은 "헌재의 권한과 기능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무처장은 중립적으로 헌재의 입장을 대변하며 여러 행정업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인사가 발탁돼야 한다. 따라서 국회 인사청문회는 물론 후보 추천도 공론화 절차를 거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은 중립적으로 이뤄지더라도 사무처장이 대외적으로 정파적이나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견해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장관급 자리로 만든 이상 인선과정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도 "헌재 사무처장은 행정 관련 실무적인 총 책임자로서 사건 하나하나에 개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건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정책을 수립하는 등 그 역할이나 권한의 성격, 장관급 대우 등을 봤을 때 헌법재판관보다 임명을 소홀하게 할 자리가 아니다"라며 "국회의 임명 동의까지는 필요치 않더라도 법 개정을 통해 인사청문회법상 청문대상자로 추가해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법조계의 숨은 장관” 

“깜깜이 밀실인사” 비판 잇따라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도 "헌재의 위상이 이전과 달라져 사무처장 자리의 역할이 더 커졌기 때문에 헌재의 공적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무처장도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투명하게 검증된 사람이 임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53·27기) 법무법인 제민 대표변호사는 "헌재 사무처장은 재판 업무를 하거나 독자적 권한을 가지고 사무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소장의 명을 받아 사무처리를 총괄하는 '보좌 업무'를 맡는 자리이기 때문에 업무를 효율적으로 따를 수 있는 사람을 소장이 지명하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홀히 할 자리 아니다”

 투명한 검증 필요성 제기

 

한 로스쿨 교수도 "사무처장은 어디까지나 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인사청문회까지 거칠 필요는 없다"며 "장관급 인사라는 점에서 모든 장관급 인사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방법을 검토해볼 수는 있겠지만 헌재 사무처장만 추가해야 한다는 논의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김헌정(61·16기) 현 헌재 사무처장은 검사 출신으로 변호사로 활동하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1월 사무차장으로 발탁돼 2017년 11월 사무처장에 임명됐다. 사무차장으로 발탁한 박한철(66·13기) 전 헌재소장과는 울산지검 등에서 함께 근무해 친분이 돈독하다. 후임 사무처장에 내정된 박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제주지법·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낸 뒤 변호사로 개업해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 등을 역임했다. 2017년 3월부터 '아름다운 재단'의 3대 이사장도 맡고 있다. 판사 시절 유남석(62·13기) 소장과 함께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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