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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법원, ‘몰카범죄’ 처벌 강화 추세… 징역형 선고비율 50% 육박”

‘디지털 성범죄와 양형’ 심포지엄 지상중계

'몰카범죄' 등 이른바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로 기소된 성범죄자에 대한 징역형 선고 비율이 지난해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벌금형이 주로 선고되던 것에 비해 양형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몰카범죄 등 디지털 성범죄는 해당 영상물의 완전한 삭제까지 이뤄져야 피해회복으로 볼 수 있는만큼 동영상의 삭제 여부 및 가해자의 삭제 노력 등을 중요한 양형인자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 전 대법관) 산하 양형연구회(회장 이용식)는 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4층 대회의실에서 '디지털 성범죄와 양형'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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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디지털 성범죄의 처벌과 양형'을 주제로 발표한 백광균(40·사법연수원 37기)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판사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전국 법원에서 선고된 성범죄 관련 양형 통계를 분석해 설명했다.

 

백 판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로 기소된 성범죄자 중 유죄 판결이 난 사건은 총 1111건으로, 이 가운데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이 546건으로 49.1%에 달했다. 2명 중 1명은 징역형을 받은 셈이다. 벌금형은 539건으로 48.5%, 선고유예는 26건으로 2.3%로 나타났다. 징역형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실형 비율은 89건으로 다소 낮았다. 집행유예가 457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집행유예는 유예기간 내 재범을 저지르면 유예됐던 형까지 모두 집행되기 때문에 무거운 양형이다.


작년 유죄판결 111건 중 49.1% 징역형

 벌금형은 줄어

 

특히 이같은 경향은 과거 몰카범죄에 주로 벌금형을 선고하던 법원의 입장과는 변화된 모습이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로 기소돼 유죄가 선고된 사건 가운데 불과 5년전인 2014년만 해도 벌금형의 비율이 73.1%에 달해 대다수를 점했다. 당시 징역형 선고는 19.5%에 불과했다. 특히 벌금형 선고 비율은 매년 감소해 2015년 64.6%, 2016년 62%, 2017년 56.9%를 각각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에 대한 징역형 선고 가운데 실형 선고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에 대한 전체 유죄 선고 건수 기준 대비 실형 비율은 2014년 2.8%에서 2015년 4.4%, 2016년 5.1%, 2017년 5.7%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 해에는 8%까지 올랐다.


피해자에 심각한 충격

 공정한 양형의 잣대 마련은 과제

 

백 판사는 "벌금형은 2014년과 비교해 지난해 절반 미만까지 떨어졌고, 실형은 2014년에 비해 지난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징역형 중 형량은 6개월이 44.5%로 가장 많았고, 4개월 18%, 8개월 16.8%, 10개월 9.2% 순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피해자에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상처를 주는 중대 범죄일뿐 아니라 기술 발전 등에 따라 발생 건수 또한 급증했다"며 "공정한 양형의 잣대를 마련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백 판사는 특히 집이나 숙소, 화장실 등 사생활이 보장돼야 하는 폐쇄된 공간에서의 촬영과 동영상 또는 무음 촬영,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에 대한 촬영, 스파이 캠 등 특수 카메라를 이용한 범행은 가중처벌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회적 약자인 미성년자와 장애인, 배신성이 강한 지인, 피해자 5명 이상에 대한 무차별 범행 역시 가중처벌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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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판사는 "디지털 성범죄는 첨단과학기술에 터 잡아 정교히 설계·개발된 기기를 이용한 지능범죄의 일종으로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발생 건수가 늘었다"며 "악성 종양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사회를 병들게 할 지 모르기 때문에 균형잡힌 양형기준 설정이 거듭 필요하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손명지(38·37기) 수원지검 안양지청 검사도 "피해자의 가족, 직장 동료 등에게 촬영물을 유포하거나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을 특정해 유포한 경우 피해가 심각하므로 가중처벌해야 한다"며 "연인관계를 끝내려 한다는 이유나 피해자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이유 등으로 연인관계 때 촬영한 성관계 장면이나 나체 사진을 남편이나 가족 등에 전송하는 경우 등 보복 목적을 포함해 공갈, 협박, 또 다른 동영상 획득 등 비난할만한 범행동기가 있는 경우에도 가중처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성년·장애자·지인 대상 무차별 범행은

가중처벌 필요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피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촬영물이 유포된 경우 그 피해가 매우 심각하므로 피해자의 신원 내지 얼굴 노출 등 식별가능한 상태로 촬영물이 유포된 경우 가중인자로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영국 양형위는 2018년 '사적인 성적 영상 공개에 대한 양형기준'을 제정했는데, 이를 참고해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유포행위는 가중인자로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회복과 양형'을 주제로 발표한 김영미(45·38기)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는 "디지털 성범죄 관련 판결은 △피해자와 합의 여부 △형사 처벌전력 유무 △자백 또는 반성 유무 △촬영횟수 및 피해자 수 △피해정도 △유포 여부 등을 양형인자로 고려하고 있다"며 "대개 동영상에 신체 일부만 촬영돼 피해자가 누구인지 특정하기 어렵고, 범행이 드러난 계기가 된 영상의 피해자만 (누구인지)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가해자가 (특정된) 일부 피해자와만 합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불특정) 다수 피해자를 고려할 때 일부 피해자와 합의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감형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신원 식별 가능한 촬영물 유포도

가중인자로 고려해야

 

그러면서 "반성과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없이 일방적인 공탁만으로 감형을 해서는 안되고, 특히 피해자가 합의 및 공탁을 모두 거절하고 가해자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음에도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공탁에 이른 경우에는 감경요소로 참작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며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영상물에 대한 완전한 삭제까지 이뤄져야 완전한 피해회복으로 볼 수 있으므로, 촬영물의 삭제 여부 및 가해자의 삭제를 위한 노력이 중요한 양형요소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진희(49·40기) 대한법률구조공단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 역시 "디지털 성범죄는 유포만이 문제가 아니라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의 피해자 얼굴 등 개인정보보호 및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유포범죄의 경우 영상물의 삭제 여부가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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